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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탄핵 부정한 태극기 부대와 뭐가 다른가... 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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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탄핵 부정한 태극기 부대와 뭐가 다른가... 극단적 정치, 동의 받기 어려워

김선영 임새벽 기자 libra3333333@gmail.com 입력 2019/02/20 12:07 수정 2019.02.20 12:18

2월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우경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제2 박근혜라 불리던 자한당 대표 후보 황교안이 그동안 어쩡쩡한 태도를 보이다가 이번에는 박근혜 탄핵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상 탄핵을 부정한 건데, 우경화 논란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태극기 모독부대'의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되면서 자한당 중진들도 전당대회가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탄핵 정권의 총리로 스스로 공범임을 입증하며 자멸의 길을 재촉하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TV조선이 주최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후보로 나온 세 사람은 박근혜 탄핵에 대한 질문에 상반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가 'O'를 들어 올린 반면 김진태·황교안 후보는 'X'표를 들어 올렸다.

태극기 모독단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김진태는 당연지사로 보지만 황교안의 경우는 그동안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하에서 총리를 지낸 이력을 걸림돌로 생각할 때는 탄핵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다가 태극기 모독 성향 당원들이 전당대회를 장악하자 부당하다며 그동안 감춰둔 본색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탄핵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던 황교안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돈 한 푼 받은 거 입증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탄핵 불복 이유에 대해서는 “(박근혜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한)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다. 객관적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이들 두 주자의 ‘박근혜 탄핵 불복’ 발언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다 보고 알고 있는데 굳이 그걸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건 사례에 맞지 않다”며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는) 입장을 한국당이 견지해야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국민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황교안이 박근혜 뇌물 수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미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유가 밝혀졌다. (박근혜) 본인이 직접 금전적인 취득을 하지 않았지만,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게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당 대표 선거에서 황교안은 당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지난 2월 14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말을 인용 "홍준표를 돕던 현역 의원들이 전부 보따리 싸서 황교안한테 가 버렸다"고 했다. 그를 향한 줄서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당 대표가 유력한 황교안의 탄핵 부정 발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탄핵 부정이 자한당 내에서 노골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태극기 모독부대'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세등등 세를 과시하고 있는 태극기 모독부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는 명확한 보수 노선과 보수 가치의 재정립을 통해 진정한 보수 재건에 나서겠다던 '김병준 비대위'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자한당이 '도로박근혜당' '국정농단당'을 인정하는 과거 회귀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모든 게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는 심각성이 내포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보수당인 제1야당의 대표가 유력한 황교안이 '태극기 모독부대'의 극단적 움직임에 동조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첫 TV 토론에서 그는 태극기 모독부대를 “나라에 헌신한 분들”이라 한 데 이어,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까지 했다.

그러나 "탄핵 무효", "문재인 빨갱이" 등을 외쳐대는 태극기 부대의 급진·폭력적 행태는 보수진영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될 만큼 다수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합리적 보수와는 거리가 먼 태극기 모독부대의 '극우적' 행태가 보수통합은 물론 전국정당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5.18 망언' 등으로 자한당이 극우 우경화 조짐을 보이자 지지율이 뚝뚝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대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반역사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에 합리적 중도 보수층이 염증을 느끼고 등을 돌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 홍준표 전 대표 시절 문재인 정부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와 발목잡기로 일관하던 자한당은 역사적인 1~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깎아내리면서 수구 냉전적 행태를 고집하다가  6·13 지방선거에서 궤멸당했다.

황교안은 그동안 탄핵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으로 눈치만 보다가 이제는 탄핵 부정을 방송에서 공식 천명해 태극기 모독부대에 자진해 추파를 보내면서, '황교안과 박근혜는 한몸' 이란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추파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대 착오적 색깔론으로 당을 망쳤던 홍준표가 산 증인이다. 자한당에 따르면, 태극기 모독부대로 추정되는 8000여 명이 이 무렵 조직적으로 입당 원서를 낸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은 전체 선거인단(37만8000여 명)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한 결집력을 바탕으로 당내에 무시 못 할 강한 입김을 행사하면서 선동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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