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소나시스템의 개요와 ‘소나돔이 손상되지 않았으므로 좌초가 아니다’라는 국방부의 주장은 그 명제부터 잘못되었으며 진실과 사실 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천안함 소나돔은 ‘파손되는 손상’을 입지 않았을 뿐 ‘페인트가 벗겨져 나가는 손상’을 입었습니다. 소나돔 재질인 강화유리플라스틱(FRP)은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재질입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에서부터 레저보트와 어선에 이르기까지 가볍고 단단한 FRP의 용도는 무척 다양합니다.
한편 음파탐지기(Sonar System)는 주로 군함이나 어선에서 사용되는 전문기기인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낚시꾼들이 수중의 물고기를 탐지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소나시스템(음파탐지기)의 용도가 그만큼 보편화되고 다양해졌다는 의미입니다.
해저에 어떤 물체가 침몰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굳이 잠수장비를 갖춰 입고 바다속으로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첨단과학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군은 천안함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장직을 맡았던 분이 법정에 출석하여 ‘심청이 인당수’시절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안고 있는 무수히 많은 의혹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 중 하나가 ‘왜 침몰 함수와 함미를 이틀 동안 찾지 않았는가?’입니다. 그 해답은 군 당국이 첫 이틀 동안 올인해야만 했던 또 다른 미션이 존재했기 때문이고 그것은 다름 아닌 ‘제3의 부표’에서의 구조작업입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제3의 부표’관련 진실을 철저히 은폐한 채 마치 첫 이틀 동안 함수.함미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으나 그들의 거짓은 과학적 증거 앞에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소나시스템의 활용’ 그리고 소나시스템과 천안함 침몰 사고와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조명해 보겠습니다.
1. 소나 어군탐지기 및 레저 낚시용 어군탐지기
물고기를 잡는데 소나시스템을 사용한 것이 바로 ‘어군탐지기’입니다. 거의 모든 어선에는 어군탐지기가 장착되어 어군이 형성된 곳을 찾습니다.
그리고 레저 낚시꾼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어군탐지기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해할 수 있습니다.
낚시꾼들이 휴대용 어군탐지기를 활용하여 낚시를 즐기는 홍보 영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2. 소나시스템으로 대형구조물을 찾지 못했다는 국방부
물고기의 군락을 찾을 정도인 소나시스템을 썼음에도 길이 38m 대형구조물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국방부는 천안함 함미를 이틀 동안 찾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천안함 함미와 함수의 길이는 무려 38~47m, 폭 10m, 높이 10m인 대형 구조물입니다. 테헤란로 건물에 비교하면 바닥이 10m×10m인 15층 규모의 빌딩에 맞먹습니다.
이런 대형구조물이 수면하 불과 10여m 아래 드러누워있는데 찾지 못했다니 어떤 이유에서든 납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찾지 않았던 것”이라 주장한 것이고 그것이 군에 대한 명예훼손의 유죄항목으로 선고되었던 것입니다. 그에 대한 저의 입장은 변함없이 확고합니다. 군 당국은 첫 이틀 동안 제3의 부표 인근에 가라앉은 미상의 잠수함 구조 작업을 위해 함수.함미는 뒷전으로 미루어 두었던 것입니다.
3. 함미 침몰지점 인근에서 발견된 오래된 침선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중요한 사실에 대해 국민들께 알리지 않고 비밀로 감추었다가 나중에 드러난 일이 가스터빈실 인양사실 은폐를 비롯하여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함미 침몰지점 인근에 오래된 침선의 존재사실을 군 당국이 알고도 은폐하였던 것은 대단히 심각한 사안입니다.
침선의 존재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천안함 최종발표 두 달 뒤인 2010년 8월이었습니다.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와 민주당 최문순 의원(현 강원도지사)의 백령도 사고지점 수중 탐사 중 어군탐지기로 발견하였습니다.
[민중의소리] 천안함 침몰원점 부근에서 침몰선박 추정 물체 발견 김경환 기자 | 2010-08-05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이 밝힌 침몰원점과 가까운 곳에서 대형선박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선박이 발견된 지점은 합조단이 발표한 침몰원점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m 가량 떨어진 곳으로 천안함 사고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및 잠수부 등은 어선을 타고 백령도 연화리 사고 장소를 조사하던 중 어군탐지기를 통해 길이 100m, 높이 5~10m 크기의 대형 선박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4일 오후 4시35분께 발견했다. 이 지점은 수심 42~43m로 발견된 물체는 2000톤급 선박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인 대표는 침몰 선박에 대해 “상선이나 화물선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직접 내려가 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아직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형선박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것이 천안함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5일 직접 잠수를 해 침몰선박에 대한 조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백령도 인근의 기상상황이 악화돼 조사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군과 합조단은 천안함 사고 이후 지금까지 사고 부근에 다른 선박의 존재여부에 대해 아무런 발표를 한 바 없다. 침몰된 함미를 찾기 위해 침몰원점 부근을 집중적으로 수색해온 군당국이 이 선박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4. 침선의 존재 - 천안함 사고와 관련없어 알리지 않았다는 국방부
군 당국은 천안함 사고 사흘 뒤인 2010년 3월 29일 침몰선을 발견(조사보고서 179쪽 기록) 하였음에도 이를 언론과 국민에 알리지 않고 은폐하였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문제가 되자 백령도 현지 주민들과 취재를 했던 기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둘러대며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책임을 언론과 백령도 주민들에게 떠넘기기까지 하였습니다.
함미 침몰지점 인근에 오래된 침선이 존재한다는 것이 천안함 사고와 무관하므로 알리지 않았다는 국방부의 해명은 참으로 무책임한 애깁니다. 물론 오래된 침선은 천안함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침선의 존재가 천안함 사고 이후의 수색과 관련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소위 ‘1번 어뢰’를 찾기 위한 쌍끌이 어선의 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즉, <천안함 1번 어뢰를 쌍끌이 어선으로 인양하였다>며 <그것은 천운>이라고 까지 치켜세웠던 국방부의 발표가 완전 거짓이었으며 조작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인 근거 앞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와 관련 ‘쌍끌이 어선 작업의 진실’에 대해 다음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