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원기기자] 모처럼 고향 나들이 케이블카 설치 반대가 이곳, 저곳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는 설악산 오색리에서 끝청 하단을 연결하는 3.5㎞의 케이블카를 건설하기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준비과정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환경피해 최소화를 위한 친환경적인 설계와 철저한 사후관리로 환경단체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환경훼손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국립공원 최초의 내륙형 삭도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지난해 8월 28일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과 9월의 환경부고시가 이루어 졌다.
국비확보 문제와 관련해서는“오색 삭도는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의 시설이 아닌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양양군에서 공동으로 관리하게 될 시설이며, 설악권 지역주민만이 아닌 전 국민이 이용하는 시설로 사회간접자본의 성격이 강한 만큼 국비 지원의 타당성이 있는 사업으로 문화부 및 기재부 등 관계 정부부처와 국회를 설득해 국비를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악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오색은 2010년까지 국립공원이 관리했으나 주민투표를 거쳐 2011년 1월10일 이후 양양군 관리구역으로 변경되었다. 상가 가게들은 불법으로 가게 앞을 점령하고, 간판과 무질서한 현수막은 주변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당시 관리 주체 변경에 찬성했으나 이제는 되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양양군보다는 국립공원이 자연 훼손 방지에 더 적극적이고 전문성도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대부분 국립공원이 오색을 관리하기를 원한다.
케이블카를 유치하려고 사활을 거는 양양군과 오색 일부 주민, 이장의 논리는 지역 경제 활성화다. 나는 경제에 문외한이지만 케이블카가 경제 활성화에 기대만큼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자연이 비교적 잘 보존된 미천골과 예약제로 1일 방문객 수를 철저히 제한하고 거주자 이외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진동리 곰배령은 투숙객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다고 알고 있다. 긴 안목으로 볼 때 오색이 자연환경을 심도 높게 보존하고 사계절 와서 쉬고 싶은 정갈한 휴양지가 된다면 오히려 경제 활성화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오색의 자연환경은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스위스나 이탈리아의 어떤 아름다운 산간마을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오색은 케이블카가 없는 지금도 단풍철에는 교통대란이 심각하다. 오색에서 한계령(약 20㎞)을 넘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리고, 심지어 대청봉 국립공원 입구에서 마을 중심지까지 약 1.3㎞를 통과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오색 케이블카 설치는 교통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오색은 협소한 계곡 사이 아주 작은 분지에 있어 산 자체를 깎지 않고는 주차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양양군은 오색정류소 앞에 4층짜리 주차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아무리 예쁘게 짓는다 해도 그 거대한 크기의 4층 주차장은 오색 전체 경관을 해치는 역사에 남을 흉물이 될 것이다.
한계령을 넘어올 때마다 44번 국도에 무슨 개선문같이 육중하게 놓인 동물이동통로를 보며 국민 세금이 얼마나 무의미하게 쓰이는지 실감한다. 야생동물이 한글을 읽는다고 착각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통로를 도로 밑으로 냈을 것이다. 물고기가 다니지 않는 모노레일형 어로에 관한 뉴스를 듣고 물고기의 지능도 따르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 자칫 케이블카라는 대공사가 그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교통평가도 철저히 하지 않은 채 2018년 겨울올림픽에 맞추어 사업을 서두르는 것은 환경평가를 하지 않고 진행하는 것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장시간에 걸친 차의 정체는 대기오염을 악화시키고 결국은 청정지역의 동식물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꼭 케이블카 설치를 원한다면 신중하고 정밀하게 교통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 오색을 위시한 양양군 사람들 대부분은 설악산이 자기들만의 소유물인 양 착각하고 있다. 설악산은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 것만도 아니다. 이 수려한 명산을 다른 자연과 함께 보존해서 후손에게 넘겨줘야 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설악산을 사랑하는 양양 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