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욱] 국민의 눈높이 최욱입니다.
[정세진] 오늘은 김빛이라 기자도 함께합니다.
[김빛이라] 안녕하세요? 김빛이라입니다.
[정세진] 독일 기자 안톤 숄츠 기자 나오셨습니다.
[숄츠] 안톤 숄츠입니다. 안녕하세요?
[정세진] 그리고 송현주 교수님도 오늘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송현주] 안녕하세요? 송현주입니다.
[정세진] 지난주 일요일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서 특집 방송을 했었는데요. 송 교수님 방송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송현주] 네. 봤습니다.
[정세진] 어떻게 느끼신 점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송현주] 유가족 대표로 나오신 분(유경근 전 4.16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이 하시는 말씀 듣고 참 그분 말씀이 결국은 언론이 제일 중요하다. 그 말씀 하셨던 것 같고 거기 나온 기자 두 분(KBS 강나루 기자, 셜록 이명선 기자). 그분들의 표정이나 하시는 말씀 들으니까 저도 먹먹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모두에게 상처가 됐던. 사건도 그랬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 큰 일종의 트라우마를 많이 남긴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세진] 안톤 숄츠 기자도 세월호 참사 당시 일 많이 하셨다면서요?
[숄츠] 그때는 거의 저의 기자 생활 보면 제일 바쁜 시간이었어요, 거의. 그래서 밤새 뉴스도 보고 그냥 낮에는 계속 여러 가지 스위스, 독일 방송국과 계속 연락하고 생방송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그래서 저는 이런 아직도 세월호 이미지 가끔 보면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되게 나의 인생에서도 충격적인 일이었어요.
[정세진] 최욱 씨는 어떠셨어요? 주변에서 이야기 많이 들으셨다면서요.
[최욱] 제가 여론을 살펴봤는데요. 그나마 반성하는 기자들의 모습이 고맙기도 했지만 반성에서 그치지 말고 앞으로 진실 규명하는 데 앞장서달라. 그런 목소리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세월호 5주기를 맞아서 우리 프로그램이 특집으로 방영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특집 편성된 프로그램이 별로 보이지 않더라고요. 우리랑 MBC <스트레이트> 정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직까지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그리고 왜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현재 세월호 관련된 막말이 굉장히 많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이런 과정에서 너무 쉽게 잊혀지는 건 아닌가. 개인적으로 씁쓸한 대목이었습니다.
[정세진]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미디어스가 4월 15일 <티비 편성표에서 사라진 세월호,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잊지 않았다>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15일과 16일 편성표로 보아 방송은 벌써 세월호를 잊었다. 잊고 싶기도 할 것이다. 그나마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잊고 싶고, 덮고 싶은 자신들의 추악한 모습을 끄집어낸 용기만이 보일 뿐이다.” 이런 내용을 실었고요. 미디어오늘에서는 4월 16일 이라는 제목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TV 편성표에서 세월호 특집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 13일~16일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의 편성을 제외하면 뉴스 보도 외 ‘세월호’ 단어를 찾긴 힘들었다.” 이런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김빛이라 기자, 세월호 5주기를 맞아 언론들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짚어볼까요?
[김빛이라] 9개 일간지 모두 5주기 당일에 관련 소식들을 싣기는 했지만 언론사별로 차이가 굉장히 컸습니다. 서울과 한겨레, 경향이 세월호 소식을 1면 톱으로 보도를 했는데요. 서울신문은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전시 공간 사진, 유족들이 본 세월호 5주기 기사를 실었고요. 경향신문은 팽목항에 걸린 세월호 리본 사진과 이해인 수녀의 추모시를 실었습니다. 한겨레는 희생자 어머니의 사진, 김탁환 작가가 생존 학생들을 만난 이야기를 1면에 실었습니다. 반면에 중앙, 한국, 국민은 사진만 실었고요. 세계, 동아, 조선일보는 1면에 사진조차 싣지 않았습니다. 방송사 종합메인뉴스들은 5주기 당일인 지난 16일을 보면, 대부분 방송사들은 목포신항 이원 중계를 해서 녹슨 세월호 선체 모습, 추모객들의 소식을 전했고 진상 규명이 제대로 안 된 이유라든지 후속 대책 마련됐는지 이런 부분들도 조명을 했습니다. 특히 방송 시간별로 보면 SBS와 MBC 같은 경우는 이날 전체 뉴스 절반 이상을 세월호 관련 소식을 보도하는데 할애를 했는데 다른 모습을 보인 방송사들이 있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인데요. TV조선의 경우에는 유일하게 세월호 소식이 아니라 파리 노트르담성당 화재 소식을 톱으로 전했고요. 살펴보니까 세월호 소식 같은 경우는 뉴스 순서 18번째에 처음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추모 소식과 함께 전‧현직 야당 의원들의 세월호 막말 파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단순히 전달하는데 그쳤습니다.
[정세진] 방송에서의 보도량을 저희가 분석을 해봤는데요.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KBS가 16건, MBC가 24건, SBS 20건, JTBC 16건, TV조선 4건, 채널A 5건으로 분류가 됐습니다. 5개의 일간지의 경우 동아일보는 7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한 건과 두 건을 보도하는 데 그쳤습니다.
[정준희] 우리가 신문언론들, 방송까지 포함해서 구별을 해보면 공모자들이 일부가 있어요. 다시 말하면 세월호 사건을 부각시키지 않고 그 당시 정부에 유리한 형태로 왜곡까지 감행했던, 우리가 지난 시간에 살펴봤던 책임자이자 공모자였던 그룹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 당시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그러니까 정확한 진실보도를 하지 않았던 정도의 그룹이 있고. 아주 소수가 의미 있던 보도를 했던 그런 그룹이 있죠. 앞에 이 두 그룹들은 세월호를 다시 다루고 싶지 않을 거예요. 하나는 진짜로 다시 부각시키고 싶지 않아서라든가 자신의 책임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들은 누가 그 어느 그룹에 속하는가를 명확히 볼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참사 5주기 당일 박근혜 정부 시절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한 사건에 대한 35번째 공판이 열렸습니다. 또 공판을 앞두고 기무사 전직 간부들이 세월호 사건 당시 유가족들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요. 참사 당시 선내 CCTV 영상을 보관 중이던 저장장치가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 등 진상 규명을 방해한 새로운 정황들도 드러났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보도로 담은 곳도 있었고. TV조선과 채널A 같은 경우는 이 같은 사실은 거의 침묵하면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막말 파문을 보도를 했습니다. 보도한 스탠스(stance: 입장, 태도)가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보게 되는데요. 어떻습니까?
[송현주] 제가 들었던 생각은 그분들(정진석 의원, 차명진 전 의원) 자기 생각이 그러하더라도 그걸 감히 공적으로 공공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이걸 우리 사회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것들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거든요. 우리 사회도 각종 혐오 발언들이 넘쳐나는데 그동안에 우리가 언론의 자유를 이야기할 때는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자유’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우리가 한 번쯤은 ‘말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서 좀 합의를 이루어야 하지 않겠는가.
[최욱] 제가 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차명진 전 의원의 막말을 보면 하나하나 정말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찌됐든 어떤 얘기를 했는지 언론에서 알려줘야 그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분노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 보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막말에 대해서 언론에서 고스란히 다 내보내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옳은 건지 그른 일인지 궁금합니다.
[정준희] 저는 두 가지 생각이 있는데요. 하나는 보도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은.
[최욱] 이 막말 자체에 대해서?
[정준희] 막말 자체에 대해서 그다지 보도할 필요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자기의 스탠스가 없으면 막말에 대한 보도 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도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보도되기를 바라고 하는 말이잖아요. 논란을 바라고 하는 말이기 때문에. 대충 따옴표 해 와서 이런 말도 있었고 저런 말도 있었다라고 하는 건 전형적인 물타기 보도이고. 만약에 한다면 이 막말의 구체적인 것들을 따와서 이야기할 필요 없이 이 사람이 얼마나 기존까지 막말을 해왔던 사람이고 이걸 통해서어떤 정치적 효과를 누리고 있는가. 실제로 정치화하는 사람이 누군가라는 걸 명확히 비판하는 식으로 보도를 하는 게 옳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이분(차명진)은 방송에 꽤 많이 나오시는 분이잖아요.
[정준희] 종편 탄생 이후 나타났던 주된 현상 중 하나가 정치와 언론사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거예요. 즉, 정치했던 사람이 정치가 끝나거나 잠시 정치를 멈추고 있을 때 대중들의 이목을 계속 받으면서 정치적인 생명력을 유지하는 방법이 종편에 출연하는 거고. 그다음에 그 출연을 하는 사람이 실제로 가고 싶은 건 정치이고. 그래서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이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 모여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 뭐냐면 자신들이 명확하게 호소하고 싶은 대중들에게 듣고 싶은 말을 해줌으로써 그들에게 지지를 받는 어떤 세(勢)를 모으고 싶은 거예요. 저는 이런 과정 속에 있는 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최욱] 실제로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던데. “막말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인지도만 남는다.” 그런데 진짜 그렇습니까?
[정준희] 상당 부분 그렇죠. 그러니까 특히나 이런 말을 누군가는 해주길 바랐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전사의 이미지로 남을걸요? 우리의 의견을 대표해주는 용감한 사람, 이런 식의 어떤 것으로 남았겠죠.
[숄츠] 아시다시피 독일에서는 이런 부정론 불법이잖아요. 나치 시대에 홀로코스트(Holocaust: 제2차 세계대전동안 나치 독일에 의해 유럽 지역의 유대인들이 대량으로 학살된 사건) 관련된 것. 만약에 TV에서 어디 나가게 되면 아니면 칼럼에서 “이런 일이 없었다” 이런 말 쓰면 바로 법적인 문제가 생기는거예요. 신문한테도 그 TV 방송국한테도. 정말 혐오는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 심하고 그리고. 특히 인터넷에 포스팅하는 사람들 정말 거기는 실명 안 나오기 때문에 마음대로 다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그것도 독일 더이상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그거는 정말 당연히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게 표현의 자유와 이런 벌금 같은 게 그래도 어떤 바운더리(boundary: 경계선) 있어야 해요. “이렇게 말하면 나한테는 그냥 아무 일이 안 생긴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사람들 마음대로 이런 말(혐오 발언) 그냥 하는 거예요. 계속.
[정세진] 이런 사람을 섭외하고 방송에 나오게 하는 방송사나 언론사들도 제재를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어떻습니까?
[정준희] 그렇죠.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이런 식의 것들은 단순히 “난 전달자야.” 나치 학살 사건이 일어났던 거. “나는 그냥 누가 시키는 거니까 하는 거야”라는 식의 면책 아니었습니까? 즉 언론사들은 실제로 자기들의 판단에 의해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입을 이용해서 하는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피해가는 그런 것들을 하는데요.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들의 유형을 만들고 합의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송현주] 차명진 전 의원이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그 와중에 이런 막말들이 나왔으면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다. 책임을 질 필요는 없습니다. 방송국이나 이런 데에서. 그런데 다시는 그 사람에게 마이크를 부여해서는 안 되는 거죠.
[정세진] 조선일보에 이런 칼럼이 실려서 눈에 띄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기억‧안전전시 공간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마이클 브린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의 칼럼이었는데요. 마이클 브린 기자는 세월호 전시 공간의 광화문광장 설치 반대한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을 했는데요. “한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위인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여기 서있다. 선박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설은 이 두 분이 상징하는 광화문광장의 주제와 맞지 않는다.” “둘째로, 서울시가 이곳에 추모 공간을 만들려 하는 건 ‘한국인은 희생자’라는 한국 특유의 사고방식에 맞닿아있다.” “나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정치적인 의도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세 가지의 반대 이유를 칼럼에다 실었습니다.
[송현주] 읽고 나서 굉장히 화가 나더라고요. 광화문광장이 우리에게 지니는 의미. 거기에 대해서 그분은 거기를 일종의 영광의 장소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세종대왕이라든지 혹은 이순신 장군이 있어야 될 그런 영웅들의 자리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할 때는, 최소한 제가 생각할 때는 그곳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시작되기도 했고 또 좌절하기도 했고 또 다시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더 영광스러운 역사죠. 그게 개인의 영웅의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 집단 전체로, 이른바 촛불혁명이 일어난 곳이니까요. 그래서 그게 그런 어떤 장소의 의미에 대해서 이분이 잘못 이해하고 계신 점이 있다.
[숄츠] 외국 사람 입장으로는 이 사람 무슨 이야기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거든요.
[정세진] 무슨 말 하려는 거예요?
[숄츠] 글쎄요, 제가 어떻게 설명할 건가 조심해야 하지만.
[정세진] 외국 사람 입장으로서.
[숄츠] 저는 동의해요, 사실. 이건(기억‧안전 전시공간) 광화문에서 맞는 자리 아니라고 생각해요. 팽목항에서 만들려고 하면 누구도 반대 안 할 거예요. 왜냐하면 그 자리의 어떤 의미가 있어요. 아니면 그 학교(단원고등학교)에 뭔가 설치하는 게. 그런데 그 일(세월호 참사)이 광화문에서 생긴 일이 아니었어요. 그건 첫 번째 (이유)이고. 그리고 약간 광화문 정말 한국 사람들한테 특별한 자리인데, 촛불집회든지 아니면 2002년 월드컵까지 이런저런 되게 좋은 일 많이 생겼고 꼭 그것 때문에 안 좋은 추억이 다시 생기게 만드는 거고, 만들면 안 된다고 그런 이야기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거는 설치하면. 그러면 5‧18도 거기 하나 합시다. 그리고 4‧3 사건도 거기 그 자리에서 합시다. 꼭 왜 세월호 사건 때문에 거기 만들 필요성이 있는가. 내가 꼭 반대하기보다 그 자리가 맞는 지 나는 잘 모르겠어요.
[최욱] 이순신 장군은 거기에서 싸워서 거기다 설치해 놨습니까?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제가 딱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우리 숄츠 기자님 의견 존중하는데.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저는 크게 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이순신 장군은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자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정신이. 세월호를 왜 우리가 잊지 말자고 하느냐. 국민을 국가가 지켜주지 못했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모든 국민이 그걸 지켜봤고. 그 아픔을 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신의 맥락상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정준희] 한국 사회에서의 광장은 유럽에서의 광장과는 달리 역사가 오랜 산물이 아니에요. 광장 문화를 이제 막 채워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에게 광장은 어떤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출발하는 건 맞고. 거기에 대해서 찬성 견해나 반대 견해를 내는 건 맞아요. 그거는 그 사회가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죠. 저는 그래서 그런 부분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게 옳다고 보고요. 이분(마이클 브린)이 이야기하는 것의 일부분에 대해서는 찬성‧반대 논의에서는 동의할 수 있으나 자신의 견해로 이런 식으로 광장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해버리는 건 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가장 중요하게는 조선일보가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왜 굳이 쓸데없이 외신 기자한테 시키느냐는 거예요.
[정세진] 저는 그게 궁금했어요. 그냥 영어로 쓴 거를 잘못 혹시 (번역한 것은 아닌가). 그건 아니죠?
[정준희] 그러니까 어떤 언론사가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어떤 맥락에서 이걸 실으려고 하는가를 알고 써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전적이 없는 언론사가 아니잖아요. 수많은 이런 방식의 제가 ‘복화술 저널리즘’이라고 부르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누군가한테 마치 “자기의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의견을 얘기하세요, 괜찮습니다” 해놓고 자신의 맥락 속에 가져다 쓰는 방식들을 쓴단 말이에요. 그리고 바로 김대중 전 주필이 그런 식의 기사를 써버리잖아요. 그러면 기사의 틀이 확 잡히는 그런 방식이 되는 거죠.
[정세진] 그 칼럼을 보죠. 조선일보가 4월 9일에 <文 정부, 도덕적 우월감의 극치>라는 제목의 김대중 칼럼을 실었는데요. 읽어드리면 “엊그제(4월 6일) 마이클 브린 전(前)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이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읽고 한편 부끄럽고 한편 참담했다.”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는 문제에 나는 역설적으로 관대(?)하려고 노력했다. 세월호에 편승해 전 대통령과 정권을 몰아내는 데 성공한 세력이 ‘세월호’가 고마워서라도 세월호를 쉽게 접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