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서출신 이용섭 광주시장은?
백두대간 태조봉 미소가 싱그럽다. 잿빛 안개도 포근하게 다가온다. 명주바람 수양버들 스치면 귀밑머리 나풀거리는 듯. 헤적이는 여뀌강 바라보노라니 소월의 개여울 아이유로 감미롭다.
영화 택시운전사 김사복 선생 유족과 5.18관계자들의 회의가 있던 당일 우연히 배석했다. 기억에 의존하여 서술해본다. 우리 모두 진실의 길 위에서 동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현재 조성된 구묘역 우측 기념정원에 있는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기념비를 안으로 옮기고 김사복 선생을 개토지로 안장하여 두 분을 함께 모시자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회의 말미에 믿기지 않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 5.18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
안으로 이장하면 이장비가 드는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는 무상으로 하고, 김사복 선생은 유족이 부담하세요.(매우 부담스럽게 앉아서)
▶ 5.18부상자회 김후식 회장
어야 그러지 말고 우리가 해야제. 광주시에서 정리흐소.
▶ 광주시 5.18지원관 김태헌 사무관
저희는 예산을 전용할 수가 없으니 재단에서 거론해주십시오.
어이가 없었다. 이런 사람들이 5.18을 계승발전시키는 요직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최근 어느 기자가 묻기에 사실대로 전해줬다. 그 기자가 확인한 후 되돌아 온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이기봉 사무처장은 기억이 안난다,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하고, 김후식 회장은 경비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더 큰 문제였다. 기억을 못할 리는 만무하고, 스스로 문제가 되겠다 싶어서 서로 말을 맞추었거나 사전에 봉합하려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혹여 이 문제가 비화되어 법정에 간다면 어찌될까?
필자 또한 그분들 못지않게 어수룩하지 않다. 법정에서 만나면 증거로 이야기하면 될 것이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한 후 개선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반성은커녕 “유족이 거짓말을 일삼는다.”는 말이 전해온다. 필자 또한 시민사회 관계자에게 유사한 말을 들었다. 그래서 뭔가 오해가 있으니 서로 만나서 대화하기를 권유하려 했다.
그런데 일련의 진행과정을 유추해보니 상황이 심상치 않다. 누군가 또는 어느 세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족을 부도덕하게 만들려는 작태가 진행되는 듯하다. 사실이라면 더 이상 묵과할 수가 없다.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김사복 선생과 유족께 송구하다.
여하튼 전두환 비서 출신이 광주시장이 된 것 말고는 특별하게 변화된 상황이 없는 것 같은데 광주가 이상하다. 나만의 느낌일까?
당시 회의에 참석한 5.18관련 당사자들께 노무현 대통령 말씀을 빌려서 한 말씀 드리겠다.
“괘씸한 냥반들, 부끄러운줄 알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