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도시가스(LNG)보다 36%나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연료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체계가 불합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뉴스프리존=유승열 기자]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업계에 따르면 6월 경기 지역을 기준으로 한 난방·취사용(가정용) 도시가스와 LPG(프로판)의 열량단가(똑같은 열량을 얻는 데 드는 비용)를 비교해보면 LPG의 단가(69원/M㎈)가 도시가스(94원/M㎈)보다 36.2%가량 비싸다고 23일 밝혔다.
LPG는 주로 산간이나 오지, 많은 가구가 모여 살지 않는 지역, 또는 식당·노점상 등이 주로 쓰는 연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간·오지 거주자나 노점상들이 더 값비싼 연료를 쓰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난방·취사용으로 공급되는 두 연료 간 가격 격차는 산업용으로 공급되는 가격과 비교할 때 더 두드러진다. 역시 경기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산업용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와 LPG의 열량단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LPG의 경우 산업체에는 도매가격으로, 일반 소비자에게는 소매가격으로 공급되는데 도매에서 소매로 넘어가면서 값이 크게 뛰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의 6월 셋째 주 일반 프로판의 가격을 보면 도매에 해당하는 LPG 충전소 공급가는 911.08원/㎏인데, 소매인 LPG 판매소 가격은 1천697.63원이다. 소매가격이 도매가보다 86.3%나 비싼 것이다.
이는 LPG 판매소를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들이 LPG 용기(일명 가스통) 관리, 가스 주입(충전), 배달 등을 하는 과정에서 유통 비용이 발생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체에는 LPG 업체들이 직접 공급하면서 도매가에 공급되지만, 일반 소비자는 유통과정을 한 단계 더 거치면서 소매가가 더 비싸지는 것이다. 또 산업체는 계약 과정에서 물량이 많거나 계약 기간이 길 경우 할인 혜택까지 받는다.
이런 점 때문에 경쟁 관계인 도시가스 업계에서는 "LPG 업체들이 산업용 LPG는 싸게 공급하면서 이로 인한 손실분을 가정용 요금에 반영해 국민 부담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정부도 LPG를 수요자들이 좀 더 싼값에,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LPG 소형 저장탱크·배관망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곳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부담해 LPG 공급용 탱크와 배관망을 설치해주는 사업이다.
한편 산업부 관계자는 "LPG 가격 결정에 정부가 관여하긴 힘들다"며 "비합리적으로 가격이 책정되지 않도록 유통 구조 개선, 사업자 간 경쟁 촉진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mataharid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