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초짜리 동영상이 인도네시아를 울리고 있다. ‘잃어버린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거창한 설명이 달렸다.
23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뒤 이날 현재 100만명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며 기성 매체들이 다시 보도한 동영상 속 사건(여기 또는 아래 인터넷 주소 클릭)은 사실 단순하다. 19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남부 믈라니 지역 어느 거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10대로 보이는 소년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홀딱 벗었다. 당시 주변을 목격한 사람들에 따르면 “소년은 거리에 혼자 앉아 있거나 배회하고” 있었다. 바쁜 도시인들은 그저 흘깃 보고 지나치거나 휴대폰에 담아 누군가에게 “이것 좀 봐”라며 전달하고 말았을 색다른 도시 풍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오토바이 운전사 한 명이 소년 앞에 서더니 뒷좌석을 덮개로 쓰는 보관함에서 빨간 점퍼를 꺼낸다. 그리고 발가벗은 소년에게 점퍼를 입히고 부끄러운 곳을 가리도록 지퍼까지 올려준다. 그 와중에도 소년이 뭐라고 말하자 답해준다. 그리고 오토바이 운전사는 사라진다. 그뿐이다.
자카르타에서 오토바이 운전사는 손님을 한번 태우고 20㎞를 달려도 많아야 1,000원 남짓 버는 가난한 직업이자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한 직업이다. 다들 쳐다보고 지나쳐가는 한 소년의 불운과 비극을 굳이 챙겨줄 만큼 여유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그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사라졌다. 그래서 자카르타 시민들은 한 오토바이 운전사의 선행에 감동했다. ‘참 인도주의’ ‘인간성 회복’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칭송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오토바이 운전사가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은 아마 바라지 않을 것이다. 작고 서투른 선행은 그래야 크고 아름답다. 그 동영상에 달린 한 댓글이 모든 걸 말해준다. ‘이것이 인도네시아입니다.’ 자부심이면 또 어떠랴, 그걸로 족하다. 비단 인도네시아에만 해당되는 얘기도 아닐 터이다. 언제라도 누구라도 맞닥뜨릴 수 있는 그 순간에 우리는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