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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시험을 잘치려면, 과목별 100문제로 생각해라..
기획

공무원시험을 잘치려면, 과목별 100문제로 생각해라

박나리 기자 sharp2290@gmail.com 입력 2019/07/27 17:47 수정 2019.07.27 17:52

공무원시험 잘 치루려면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방4년제 대학교를 나왔고 역사학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대학교 4학년부터 일찌감치 공무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2013년 중반부터 학교 다니면서 수험공부의 맛만 보다가 2014년 졸업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해 2015년에 합격, 7월에 임용됐습니다. 공부한 기간은 총 1년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하루 12시간~14시간씩 열심히 공부했고, 공부방법에 대해서도 생각과 나름의 연구도 많이 했습니다. 점수는 합격자들 중에서도 상위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동생도 저의 조언을 받아 2017년도에 합격했습니다. 그런 조언들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합격수기를 작성해봤습니다.

그럼 공무원 시험의 특성

공무원 시험은 그 특성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공무원 시험은 수능시험이 아닙니다. 수능은 원리를 알고 시험장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석하고 계산하는 시험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수능시험보다는 학력고사에 가깝습니다. 원리만 알고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암기로 푸는 문제가 훨씬 더 많습니다.

결국 공무원 시험은 기억력, 암기력 싸움입니다. 누가 방대한 양의 지식을 머릿속에 담아 시험장에서 짧은 시간 안에 불러오느냐가 관건입니다. 대부분 첫 시험을 치는 분들이 수능시험과 비슷하다고 착각해 원리나 개념만 알고 ‘이 정도면 되겠지’하고 시험을 봅니다. 결과는 십중팔구 불합격일 것입니다.

이렇게 하자, 5과목 20문제가 아닌 1과목 100문제

기본서만 따진다면 한 과목당 500~600페이지의 책이 2권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방대한 양을 어떻게 개념과 원리를 알고, 그리고 외우고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알려드립니다. 

우선 학원을 다니든 인터넷 강의를 듣든 기본강의를 잘 들어야 합니다. 검증된 강사, 자신에게 잘 맞는 강사를 찾아서 한 과목씩 우선 기본강의를 차근차근 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기본강의를 한 번씩 듣는 것은 대부분의 수험생이면 합니다. 여기서 어떻게 자습을 할지, 압축강의를 들을지, 나아가 모의고사를 풀지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공무원 시험은 총 5과목, 100문제를 100분 안에 풀어야 합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5과목 20문제씩’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냥 100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험은 수능처럼 등급을 매기거나 평균을 매기는 시험이 아니라 5과목 점수의 총합입니다. 그리고 상위 10프로 이내만 붙는 시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과목도 고득점을 받지 않으면 안 되고 5과목 모두 시험을 잘 봐야 합니다.

불합격자들을 보면 자신 있는 한두 과목은 꼭 있습니다. 자신 있다고 그 과목 공부만 장시간을 투자합니다. 자신 없는 과목은 자신이 없다고 시간을 별로 투자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 과목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시험에서 이러한 습관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합니다. 딱히 자신 있거나 자신 없는 과목이 없더라도 하루에 한 두 과목, 많게는 세 과목을 공부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약 하루에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두 과목을 공부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나머지 세 과목은 두 과목을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에 건드릴 것입니다.

두 과목을 공부하는 동안 세 과목은 수험생 머릿속에 고스란히 있을까요? 방대한 양을 기억하는 것은 며칠이 지나면 쉽게 날아가 버립니다. 두 과목을 공부하면 성적은 당장 오르겠지만 나머지 과목은 내려가겠지요. 나머지 과목을 공부하면 공부했던 다른 과목들은 또 성적이 내려가겠지요.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며 결국 그저 그런 점수를 받고 불합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5과목을 하루에 무조건 다 건드렸습니다. 어떠한 한 과목이 1시간 정도 밖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더라도 꼭 5과목을 하루에 다 봤습니다.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5과목이라 생각하지 말고 100문제짜리 1과목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느 한 과목이 점수가 떨어지지 않고 고득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강에서 모 강사가 이런 방법을 적극 추천했는데 저것이 진정한 공부방법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몇 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의구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방대한 양을 하루에 장시간을 투자하며 공부하여 머릿속에 채운 기억들은 분명 휘발성이 강합니다. 이것을 유지하려면 하루에 모든 과목을 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해보시면 분명 효과를 볼 것입니다.

5과목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국어는 국어라는 과목 안에서 또 분할을 잘해야 합니다. 국어는 한국사나 암기과목처럼 연속성을 가진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분야별로 건드려야 합니다. 국어는 문법, 독해, 암기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문법을 회독하면서 독해(시, 비문학, 문학) 5문제 정도, 암기(외래어, 고유어, 한자) 한 두 페이지 정도를 매일 공부했습니다. 국어 안에서도 분야별로 하루에 다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영어

영어도 비슷합니다. 문법, 독해, 단어로 나누어서 공부했습니다. 영어는 정말 마지막까지 성적이 오르지 않다가 시험 날에 대박이 터졌습니다. 전날까지 절대 놓으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영어는 어려운 문제를 푼다고 해서 쉬운 문제가 풀리는 과목이 아닙니다. 9급을 본다면 9급의 문제만 보시면 됩니다. 7급 문제를 푼다고 해서 9급 문제를 잘 맞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쉬운 문제라도 문제 특성을 분석하거나 자세히 해석하면서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말 그대로 스토리입니다. 우리가 2시간 영화를 보고 어려움 없이 내용을 주절주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영화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사도 인과관계를 항상 생각하며 암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몇 회독 했을 때는 기계적으로 암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질 것입니다. 그것은 문제를 풀 때마다 새롭게 만나는 것은 암기하고 평소에도 암기하면서 시험 전날까지 이어가야 합니다.

행정법

저는 행정법을 선택했습니다. 행정학을 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제가 생각하는 행정법의 특징은 진입장벽이 선택 과목 중에 가장 높을 수 있어도 한번 올린 점수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도 7회독을 해서야 감히 잡힐 정도로 내용이 어렵고 공부하기 힘들었는데 일단 점수를 올리고 나니까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법이라는 것은 문제를 낼 때 조문이나 판례를 함부로 줄여서 변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사처럼 지문을 변형시켜서 어렵게 문제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지문 자체도 길고 지문을 변형시키는 포인트가 대부분 정해져있어서 한번 궤도에 오르면 수월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사회

행정법말고 다른 선택과목은 사회였습니다. 사회의 장점은 가장 진입장벽이 낮고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입니다. 사회에서도 사회문화, 경제, 정치가 있지만 총 분량은 행정법보다 체감상으로도 적습니다.

선택과목은 백분위 점수로 환산하기 때문에 사회가 가진 과목상 특징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아서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 그로인해 깊게 공부하지 않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많아서 점수가 잘 나올 수 있습니다.

사회를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이유를 경제로 꼽습니다. 경제가 계산도 많이 하고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대 사회 공무원 시험을 분석해보면 알겠지만 경제문제는 항상 적게 나오고 계산문제가 나와도 단순 계산, 어느 정도 수준까지만 나오고 깊이 있는 계산문제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점을 잘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도 중요 모의고사는 꼭 거쳐야 할 과정

이런 식으로 하루에 회독을 하면서 시험 날이 곧 다가오면 모의고사를 봐야 합니다. 모의고사야말로 필수로 겪어야 하는 시련입니다. 합격하려면 문제를 맞혀야 합니다. 문제를 맞히려면 문제를 잘 풀어야 합니다. 문제를 잘 풀려면 문제를 잘 풀어야 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연습이 모의고사입니다. 필수과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처음 모의고사를 풀면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상처를 받습니다. 그리고 다음 모의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다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상처받기 싫어서 모의고사를 멀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저도 가장 힘들었습니다. 모의고사 풀 시간에 차라리 공부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괜히 상처받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공부해서 문제를 꼭 풀어야 시험 날에 문제를 맞힐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결국 문제를 풀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모의고사를 풀면 며칠 뒤 결과가 나옵니다. 점수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순위가 중요합니다. 모의고사 출제위원들은 그 학원 강사들이지 실제 출제위원들이 아닙니다. 모의고사에서 40점 받아도 실제 시험에서 90점 받습니다. 그러나 경쟁자들은 실제 경쟁자들과 일치하기 때문에 순위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어느 순위인지 가늠하는데 상위 10% 안에 들면 보통 합격권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상위 10%에 들면 자신감 있게 그대로 공부하고 10% 밖이면 더 노력하거나 공부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무엇보다 체력도

끝으로 공무원 시험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총력전입니다.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생활도 수험생활에 맞춰야 합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아르바이트는 물론 연애도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전날 밤까지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혹자는 시험 일주일 전에 ‘모든 것은 이미 정해졌고 이제 공부해봤자 순위의 변동은 없다’라고 하지만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전날 밤에 공부한 내용이 다음날 시험장에서 문제로 3문제나 나왔습니다. 공통과목 1문제는 수백 명의 당락을 가르는 변수라는 것을 생각하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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