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신회맹축/사진제공=서울시
[뉴스프리존=서울, 고성기 기자]서울시는 ‘시 유형문화재 제97호「오공신회맹축」’을 보물로, 연세대학교 소장 ‘보물 제1866호「삼국유사」권1-2’를 국보로 승격 신청하고, 「독곡집」권상 등 4건에 대해 서울시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하고, 법장사「묘법연화경」권1-7 등 3건을 보물, 백용성 저작 일괄을 등록문화재로 등록 신청한다고 3일 밝혔다.
1995년 12월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오공신회맹축」은 1456년(세조2) 11월 14일에 조선의 개국공신(開國功臣) 이하 다섯 번에 걸친 공신과 그 후손들이 북단(北壇)에 모여서 회맹(會盟)한 후에 만든 회맹축이다.
오공신은 1392년 조선의 개창에 따른 개국공신(開國功臣),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에 따른 정사공신(定社功臣), 1400년 제2차 왕자의 난에 따른 좌명공신(佐命功臣), 1453년 세조의 왕위 찬탈을 도운 정난공신(靖難功臣), 1455년 세조 즉위에 공을 세운 좌익공신(佐翼功臣)을 말한다. 이를 합쳐서 5공신으로 명칭한 것은 1456년(세조 2) 3월 28일 양성지(梁誠之)가 올린 상소에서 기존의 공신과 그 자제를 우대하자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여러 공신들이 함께 모여 회맹한 것은 1404년(태종4)에 조선왕조 개창에 공이 있는 개국공신과 제1, 2차 왕자의 난에서 공이 있는 정사(定社).좌명공신(佐命功臣)들을 모아 회맹한 삼공신회맹이 처음이고, 이것이 두번째이다.「삼공신회맹록」은 목판으로 남아있을 뿐 원본은 전하지 않는다.
같은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본이 현재 규장각에 소장돼 있으나, 앞부분의 결락(9행 150여자)이 있는 반면 이 회맹축은 결락부분이 거의 없고 여러 공신들이 함께 회맹한 회맹축으로는 가장 오래된 원본이다.
서울시는 ‘시유형 제97호 「오공신회맹축」’을 문화재청에 보물로 승격 신청할 예정이다.
「삼국유사」는 충렬왕 7년(1281)경에 일연(一然, 1206~1289)이 편찬한 사서(史書)로, 한국학의 고전이고, 한국고대의 역사.지리.문학.종교.언어.민속.사상.불교미술.고고학 등에 대한 사료의 보고이다. 모두 5권 9편 144목으로 구성돼 있다. 9편은 왕력.기이.흥법.탑상.의해.신주.감통.피은.효선 등이다.
「삼국유사」는 1310년대와 1394년경 그리고 1512년에 간행됐다고 알려져 있다. 초간본이 언제 간행됐는지는 불분명하고, 현재 조선초기 간본으로는 석남본, 학산본(송은본), 니산본, 조종업본, 범어사본과 이 판본 등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일부 결락된 장이 있으나, 이에 비해 연세대학교 소장본은 결락된 부분이 없다.
2015년 3월 보물 제1866호로 지정된 연세대학교 소장본은 옛 소장자인 故손보기 교수의 아호를 따라 파른본으로도 불린다. 임신본(1512)보다 앞선 조선초기에 판각됐고, 판각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 권 중에서 왕력과 권1-2(기이)만 남아있다.
이 본은 임신본의 오류와 오탈자를 시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금까지 영인 보급돼 연구자들이 주로 이용해 온 임신본의 판독키 어려운 글자들에 대해 이 판본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주어, 향후 관련 분야의 연구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울시는 연세대학교 소장 ‘보물 제1866호「삼국유사」권1-2’를 문화재청에 국보로 승격 신청한다.
「독곡집」은 독곡(獨谷) 성석린(成石璘, 1338∼1423)의 문집으로서 2권 2책 중, 1456년 목판으로 간행된 권상 권1의 1책이다. 평양에서 간행된 초간본으로, 현재 일본 봉좌문고에 완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뿐 국내에는 전존하는 본이 없다. 조선초기 간행된 문집으로서, 저본(底本)의 서사자(書寫者)가 명기된 점과 현재까지 알려진 국내 유일본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삼국유사/사진제공=서울시
법장사 소장「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는 수륙재(水陸齋)를 올릴 때의 의식절차를 요약한 의례서이다. 판본 가운데 가장 오랜 것으로는 1470년(성종1)에 광평대군의 부인 신씨가 남편의 명복을 빌기 위해 간행한 것으로, 보물 제1105호로 지정돼 있다. 이 책은 이보다 13년 뒤인 성화19년 계묘년(성종14, 1483) 3월에 전라도 진안의 성수산(聖壽山)에 있던 중대사(中臺寺)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법장사「현수제승법수」는 당나라 승려 현수(賢首 643∼712)가 편찬한 숫자가 포함된 불교 요어(要語)를 설명하는 일종의 간이 사전(辭典)이다. 중국에서 편찬돼 1572년 용천사(龍泉寺)에서 간행됐고, 현재 지정된 건들이 모두 봉서사본(1500년)이므로, 계통을 달리하는 용천사본은 자료가 증보돼 간행된 것으로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
운가사 소장「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는 수륙재의 의식절차를 요약한 의례서로, 보통「중례문(中禮文)」이라 한다. 1593년(선조26)에 전라도 담양의 용천사(龍泉寺)에서 간행한 목판본으로, 인출 시기는 17세기로 보인다. 전 국토가 일본과 전란 중인 1593년 3월 상순에 완성된 판본으로, 비록 보존상태가 완전하지 못하나 임진왜란 중에 간행된 판본이라는 점과 용천사 판본으로는 처음 공개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에 서울시는「독곡집」권상, 법장사「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현수제승법수」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운가사「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를 문화재자료로 오는 4일 지정 예고한다.
법장사 소장「묘법연화경」권1-7은 고려 고종23(1236)년에 정분(鄭奮)이 진양후 최우(崔瑀)의 무병장수와 가문의 안녕을 기원할 목적으로 개판한 목판본으로, 전 7권 2책의 완질본으로서 동일본이 단독 경전으로 완질본이 지정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달마사 소장「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은 동일한 판본이 이미 보물 제875호(권7-10), 보물 제1170호(권1-3)로 지정돼 있어 이를 통해 공민왕 1년(1352)에 간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지정본들은 모두 선장본 형태이나, 달마사 소장본은 절첩장으로 돼 있어 판각 직후에 인쇄한 초간본으로 판단된다.
리움 소장 ‘천수관음보살도’는 국내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 중 연대가 가장 올라가는 유일한 고려시대 천수관음도로서, 바위 위에 피어난 연화좌에 결가부좌한 천수천안관음보살과 관음을 향해 합장하고 서 있는 선재동자(善財童子)를 그렸다. 이러한 도상은 1532년 조성의 일본 지코지(持光寺) 소장 천수관음도에도 그대로 계승되고 있기 때문에, 고려시대에 한국적 천수관음도의 도상이 확립돼 조선 전기로 이어졌음을 보여주어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백용성(白龍城,1864∼1940) 저작「대방광원각경」,「대각교의식」, 「각해일륜」3종 3책은 일제 강점기에 불교개혁운동을 통해 민족의 독립과 조국의 근대화를 이루려 노력했던 백용성의 번역, 저작, 불교의례집이다. 특히 이 책들은 권상로(權相老,1879~1965), 백용성 등의 소장본으로서 출판 초기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어 연구 자료적 가치가 있다.
서울시는 이 4건에 대해 문화재청에 국가 지정문화재(보물) 및 백용성 저작은 일괄 등록문화재로 등록 신청할 예정이다.
이밖에 오는 4일 화계사 소장유물 8건 등 총 10건의 문화재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신규 지정되고, 서울시에는 유형문화재 348건, 기념물 38건, 민속문화재 30건, 무형문화재 46건, 문화재자료 60건 등 총 522건의 문화재가 서울시 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성기 기자, k0405@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