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허엽 기자]최순실 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30일 청와대 협조 아래 상당량의 압수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검찰과 갈등 양상을 보였던 청와대 측의 입장 변화를 확인것으로 보인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가 검찰 압수수색 집행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상자 7개 이상 분량의 압수물을 제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검찰이 요구한 압수물을 적극 제출하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 사무실에 강제 진입하지 않고 공식 행사나 회의 장소로 쓰이는 연무관에서 자료를 임의제출 받고 있다.
안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정 비서관은 최 씨에게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청와대 기밀 문건을 대량 전달했다는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검찰과 청와대는 전날 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은 제출된 자료가 미진하자 당사자 사무실에 직접 들어가 필요한 자료를 갖고 오겠다고 제안했으나, 하지만 청와대는 국가기밀 등을 이유로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맞선 바 있다.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법적 근거는 형사소송법 110조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는 그 책임자의 승락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는 조항, 111조 ‘공무원이 소지.보관하는 물건을 직무상 비밀로 신고한 때에는 소속 공무소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는 조항 등을 내세웠다.
검찰은 이날 오전 영국에서 전격 귀국한 최씨의 소환 일정과 관련해 “필요한 시점에 부르겠다”면서도, “가급적 빨리하겠다”고 밝혀 빠르면 31일 소환 가능성을 열어놨다.
‘긴급체포 등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수사에도 절차가 있다”고 밝혔고, ‘증거인멸 또는 말맞추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이미 상당 부분 조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검찰이 주변 조사나 증거 확보를 통해 혐의를 특정한 뒤 최 씨 본인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처벌하는 수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허엽 기자, newsfreezon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