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허엽 기자]해고와 재고용을 반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막아온 현대엔지니어링의 꼼수에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12일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구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회사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의 적용을 피하려고 형식적으로 사업 완료 기간을 정해서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씨가 사직서를 낸 것이 진의인지 허위인지를 판단하지 않고 근로계약 종료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현행 기간제법은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기간을 정하지 않은 무기계약 노동자로 전환된 것으로 본다. 다만 사업완료 기간을 정한 경우엔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구씨는 지난 2004년 7월부터 현대엔지니어링과 최대 1년짜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해 맺고 감리업무를 담당해 오다 2015년 8월 구씨가 맡은 공사가 끝났다는 이유로 계약종료를 통보받았다.
구씨는 해고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1, 2심은 “사업에 필요한 기간을 정해둔 단서를 달고서 근로계약을 맺어온 점에 비춰 해고는 정당하다”면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허엽 기자, newsfreezon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