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허엽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지난달 28일로 종료되면서 특검팀은 앞으로 ‘공소 유지’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의 공소 유지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 의하면, 특검팀은 총 30명을 기소했고, 이들이 선임한 변호인단은 이날 현재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고 113명에 달한다. 기소 내용이 직권남용, 뇌물죄 등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범죄가 많은 데다, 피고인들이 초호화 변호인들을 내세워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법조계에서 관심이 높았던 이 부회장에 대한 변호는 김앤장에 이어 로펌 규모 2위인 태평양이 사실상 ‘원톱’ 조력을 맡는다. 이번 특검 조사 과정과 두 차례의 법원 영장실질 심사 때 미래전략실 법무팀과 로펌 태평양의 법률 지원을 받았으나, 최근 미전실이 전격 해체되면서 법무팀도 공중분해 된 상태로 앞으로 재판에서는 태평양이 이 부회장 변호를 전담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으로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송우철 변호사와 문강배, 이정호, 유선경 변호사 등 태평양 소속 변호사 10명과 판사 출신인 김종훈 변호사, 특검 수사 단계에서 선임계를 냈던 검찰 출신 조근호.오광수 변호사 등 13명이 선임계를 제출했다.
송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했고, 문 변호사는 서울고법에서 근무한 판사 출신이고, 조 변호사는 대검 공판송무부장과 부산 고검장을 역임했고, 오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장과 대구 지검장을 거쳤다.
이 부회장은 이들 변호인단의 법률 조언을 토대로 재판에서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은 뇌물이 아닌 박 대통령의 협박에 못이긴 것”이라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좌편향 인사의 정부 지원을 배제하는 내용의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돼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법조인 출신답게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다.
특히 김 전 실장은 법원, 검찰 전관 중심으로 15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출신 김경종 변호사, 판사출신 이상원 변호사, 검찰출신 정동욱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또한 최근 김영삼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기낸 김기수 변호사 같은 ‘거물급 인사’도 선임계를 제출했다.
조윤선 장관은 자신의 남편인 박성엽 김앤장 변호사를 비롯해 8명이 변호를 맡고 있다. 박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공정거래법과 기업 M&A(인수합병)을 담당하는 파트너 변호사로, 구속된 아내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부쳤다. 또한 박성엽 변호사의 직장 동료인 김동석 변호사와 서울 고법부장판사 출신인 김상준 변호사 등도 선임계를 냈다.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도 무려 8명의 변호인을 선임했다. 선임된 변호인은 법무법인 에이원 이경원 변호사 등 5명과 케이엘파트너스 김범수 변호사 등 3명이다. 3일 첫 재판이 열린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도 케이엘파트너스가 변호를 맡았다.
특검은 지난달로 수사 기간이 종료되면서 공소유지 인력은 박영수 특검과 특검보 4명, 잔류한 파견검사 8명 등 모두 13명에 불과하다. 수사관 등 지원 인력 30여명도 잔류하지만 법정에서 직접 변론을 담당하면서 변호인의 논리를 반박해 유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법조인 13명에 불과하다.
허엽 기자, newsfreezon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