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 기자] 여성가족부는 성인 남녀 6천 명(남성 2천 명/여성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2016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부부간 폭력을 경험한 사람 중 상당수는 주변에 도움을 청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그냥 있거나, 잠깐 자리를 피하기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부부폭력이 처음 발생한 시기를 보면 ‘결혼 후 5년 미만’이라고 답한 경우가 남녀(여성 62.3% / 남성 50.4%) 모두 가장 많았고, 부부폭력의 원인으로는 ‘성격차이’와 ‘경제적 문제’를 꼽은 사람이 많았다. 최근 1년간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은 여성이 12.1%, 남성은 8.6%로 나타났다. 욕을 하거나 위협하는 등의 ‘정서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남녀 모두(여성 10.5% / 남성 7.7%) 가장 많았고, 신체적 폭력(여성 3.3% / 남성 2.8%)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66.6%는 폭력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냥 있었다.’, 24.1%는 ‘집 밖으로 도망가거나 자리를 피했다’고 답해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폭력을 행사’한 경우는 8.1%였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에 불과했다.
부부 문제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성은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28.6%), ‘배우자이기 때문에’(21.9%),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16.1%)라는 응답이 많았고, 남성의 경우 ‘배우자이기 때문에’(26.0%),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23.1%)이라고 답했다.
반면, 도움을 요청한 대상으로는 ‘가족이나 친척’(12.1%), ‘이웃이나 친구’(10.3%)가 ‘경찰’(1.7%)이나 ‘여성긴급전화1366’ 등 공적지원체계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앞으로 부부폭력이 발생할 경우 신고하겠다는 응답이 61.4%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응답자 가운데 27.6%는 최근 1년간 자녀를 학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때리겠다고 위협하거나 욕을 하는 등 ‘정서적 학대’(25.7%)가 많았고, ‘신체적 학대’(7.3%)와 ‘방임’(2.1%)이 뒤를 이었다.
만 65세 이상 응답자 가운데 지난 1년간 가족원으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7.3%였다. 가해자는 아들·딸인 경우가 69.5%로 가장 많고, 사위·며느리(20.2%), 손자·손녀(7.0%)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여가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지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6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천호 기자, tyche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