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 검찰 스스로 하는 검찰개혁, 가능할까? 15년 전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44·사법연수원 30기)가 "서지현 검사의 어려운 결단으로 안미현 검사까지 봉홧불을 든 상태"라며 잇단 검찰 내부폭로를 둘러싼 국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임은정 검사는 6일도 검찰 개혁 없이는 검찰 내 성폭력 근절도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 부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최교일 의원이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폭로한 내용을 진술하기 위해서이다. 임 부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4시2분쯤 검찰 청사를 나와 "조사에서서지현 검사 피해 관련해 제가 알고, 겪고, 들은 것 중심으로 말씀드렸다"며 "검사들이 안에서 해결을 못 하고 밖에 나가게 하는지, 왜 우리는 자정 능력이 없는지에 대해 제도개혁을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던 당시 상황과 최교일 의원이 이를 어떻게 무마하고 덮으려 했는지 자세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을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이 지켜주시지 않으면 서지현 검사와 안미현 검사는 사그라질 것"이라며 "그러면 검찰이 다시 일어서는 것을 못 볼테니 계속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진상조사단은 조만간 안태근 전 검사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 부부장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15년 전인 2003년 5월2일 경주지청 재직 당시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2010년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강제추행했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피해사실을 확인하려던 자신을 제지하고 사건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희진 조사단장이 2007년 자신에게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조사단장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사단은 임 부부장검사가 법무부 근무 당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33기)의 피해사실을 파악한 경위와 임 부부장검사가 밝힌 성폭력 피해 사실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법무부는 조희진 검사장이 단장을 맡은 검찰 진상조사단의 '셀프 조사' 논란과 관련해 권인숙 위원장의 법무부 성범죄 대책위원회에 민간 전문가를 다수 참여시켜 진상조사단의 조사 내용을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