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1979년) 10.2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 씨를 상당 시간 전방의 군 부대에 격리시켜 놓았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때까지 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최태민 씨가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를 시켰다”고 밝혔다.
전 전 대총령은 다만 “처벌을 전제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최 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은 또 “10.2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 9억5천만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돈 가운데 3억5천만원을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또한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을 탈당해 3개월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박근혜 의원은 대권 도전을 시사하면서 전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다는 내용도 서술됐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은 내게 사람들을 보내 자신의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어 “박 의원이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실패했을 경우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6·29 선언 당시의 비화도 소개했다.
‘전두환 회고록’은 모두 2천 쪽에 달하고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1권 ‘혼돈의 시대’, 대통령 재임 중 국정수행 내용을 서술한 2권 ‘청와대 시절’, 그리고', 성장 과정과 군인 시절·대통령 퇴임 후 일들을 담은 3권 ‘황야에 서다’ 등 총 세 권으로 구성됐다.
이천호 기자, tyche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