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은
사월은 중력의 법칙마저
무력한가 보다.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육신 위로 자유로이 솟구치는 영혼같으니,
바람 속의 저 꽃잎들
그림자 드리우며 떨어지는 동시에 일제히 하늘의 빛으로 회귀하누나.
사월의 바닷바람 속에서 객혈을
삭히며
그대와 나 사이에 예고된 이별의 운명을 감지할 때
피어난지 보름도 채 아닌 사이에
남도의 동백은 하늘의 붉은 구름으로 흘러라.
뿌리마저 거꾸로 서는
혁명의 계절
그대와 함께 떨어지고서야 비로소 함께 상승하는
아, 동백의 사월은 부활의 계절이구나.
ㅡ산경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