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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 대통령의 불통, 결국 변호인단 사임까지..
정치

박 前, 대통령의 불통, 결국 변호인단 사임까지

유병수 기자 입력 2017/04/10 20:18

[뉴스프리존= 유병수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내홍이 결국 표면화했다. 전체 6명의 변호인단 중 유영하·채명성 변호사 외에 4명이 사임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유영하·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변호사들에 대한 해임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부터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아 온 유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한다는 불만이었다.

이런 불통이 뭐가, 도움?

지난 6일 SBS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서 우리나라의 ‘화병’을 처음으로 국제의학계에 보고한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84) 박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구속) 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변기나 침대 매트리스 등에 결벽증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지나친 폐쇄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시형박사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물론이고 청와대에 들어간 후에도 동생과 조카 등 가족조차 만나지 않는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건 아주 잘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사람들의 말을 골고루 듣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보니 (대통령으로서)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고, 누군가 자기 말을 잘 들어주고 코드가 맞는 사람에게 완전히 빠져버리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과 지나친 의존성에 대해 분석하는 이시형 박사.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이 박사는 이어서 우리 사회는 1인 가구가 500만 명을 넘는 요즘은 보통 사람들도 자칫 폐쇄적 생활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친구를 만나고 공동체에 들어가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친구, 동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때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골고루 분비되지만 폐쇄적 생활을 하면 그런 기회가 사라져 정신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현대인은 특히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조절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결핍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세로토닌을 충분히 생산하려면 햇볕을 쬐고, 걷기 등 리드미컬한 운동을 하고, 친구나 가족 등과의 애정 어린 접촉(스킨십)을 자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박사는 “싱글족이 늘고 야행성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세로토닌 분비가 어려운 사회가 됐다”며 “햇빛, 운동, 스킨십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에는 특히 우울증에 걸린 노인들이 많고, 노인들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이 박사는 “지금 노인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제일 불쌍한 세대”라며 “자신들은 부모에게 당연히 효도를 했지만 자녀들로부터는 효를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렇게 오래 살 줄 모르고’ 노후에 대한 경제적 준비를 못 했고, ‘고향 떠나와 먹고 사느라’ 친구나 인간관계도 메말랐기 때문에 자식들마저 외면할 때 서러워서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이 박사의 분석이다.

 

박근혜전, 대통령의 불통은 생활습관?  

기소 전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더욱 궁지로 몰리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6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수사에 대응해 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전후로 변호인단이 내홍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부터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아 온 유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한다는 불만이었다.




특히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는 유 변호사 혼자만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게 다른 변호사들의 주장이다. 검찰 대응 전략도 유 변호사가 홀로 수립해 왔다.

 

서성건 변호사 등은 언론을 통해 “유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의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며 “지금 같은 변호 방식으로는 징역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유 변호사의 입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변호사들은 기초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를 피할 수 있는 법리 구축을 주장했지만 유 변호사는 일관되게 ‘모른다’, ‘아니다’ 등의 답변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스스로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다 유 변호사에 대한 신임도 깊어 자연스럽게 유 변호사가 주도권을 쥐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오는 10일 오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4차 방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검찰 특수본 관계자는 “10일 오전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구치소 앞 시위대 문제로 시간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번에는 한웅재 부장검사 대신 이원석 부장검사가 투입된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등 핵심 혐의에 대한 조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의미다.

 

검찰의 기소가 임박한 상황에서 변호인단이 와해되면서 박 전 대통령은 더욱 힘든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공판이 시작되면 변호사 2명으로 검찰의 화력을 막아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변호사 추가 선임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변호인단이 집단 사임하는 상황에서 선뜻 나설 변호사는 많지 않아 보인다.

ybj699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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