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이천호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재수사를 했던 서울중앙지검장에 19일 내정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7)는것으로 선임이 되었다. 청와대가 그를 낙점한 배경에도 적시했듯이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기간과 대상의 제약으로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던 잔여 수사에 다시 칼끝을 겨누게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란만장한 사법연수원 23기생들’ 이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검사의 동기들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정렬 전 부장판사,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용석 변호사 등이 윤 검사와 사법연수원 생활을 함께 했다.
박범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사를 “형”이라고 칭하는 등 친분을 드러낸 적이 있다. 윤석열 검사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을 당시에는 “그가 돌아온다. 복수가 아닌 정의의 칼을 들고”라고 말하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과거 박 의원이 국회의원 당선 후 연수원 동기들끼리 축하 모임을 마련했을 때의 일화도 있다. 당시 윤 검사는 모임에 참석해 10분간 아무말 없이 술 한잔만 마신 뒤 떠났다고 전해진다. 이후 박범계 의원은 “국회의원과 현직 검사가 사석에서 함께 있으면 검찰의 정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나에게 깨우쳐 주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윤석열 지점장의 첫번째 타깃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구속 기소)의 공범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부속비서관실 등에 대한 수사다. 특검 수사기간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지만 청와대 측 거부로 압수수색이 연거푸 불발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특검이 포착했지만 뭉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불구속 기소)과 검찰 고위간부들 사이의 ‘부적절한 커넥션’도 수사대상이다. 우 전 수석은 ‘돈봉투 만찬’ 사건에 휘말린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51),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 등과 통화하면서 각종 수사를 조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58)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수사했다가 “실체가 없다”고 결론낸 ‘정윤회 문건’ 수사 과정에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는지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비리도 수사 대상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포착 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팀은 수사 당시 최씨가 이권에 개입한 기업비리를 여럿 포착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60)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하면서 제대로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특검 입장에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수장에 윤 검사가 내정되면서 향후 공소유지에 큰 도움을 받게 됐다.
윤 검사는 이날 “지금까지 서울지검과 특검의 재판 공조가 잘 이뤄졌으니까 그런 기조가 잘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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