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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행사 특별했던 이유
사회

5.18행사 특별했던 이유

김형철 기자 입력 2017/05/22 10:46

지난 광주 5.18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4명의 열사를 열거했다.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진상규명을 위해 40일 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스물아홉 살, 전남대생 박관현.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노동자 표정두. 1988년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 사망한 스물네 살, 서울대생 조성만. 1988년 '광주는 살아있다' 외치며 숭실대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숭실대생 박래전." 문 대통령은 수많은 젊음들이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며 자신을 던졌다며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5.18 관련 진상규명과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추모사를 하다 눈물을 흘린 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프리존= 김형철기자]  5.18 당시 아버지를 잃은 유족 김소형 씨가 무대에 올라 편지를 낭독하고 퇴장하던 도중 갑자기 문재인 대통령이 다가가 김 씨를 안아준 장면입니다. 

김소형 씨는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태어났고 사흘 뒤 자신을 보기 위해 올라온 아버지가 안방으로 날아온 계엄군의 총탄에 맞고 숨졌다고 한다. 자신의 생일이 곧 아버지 기일이 된 안타까운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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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슬픈 생일' 이란 제목의 편지에서 "철없었을 때는 이런 생각도 했다. 때로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참 행복하게 살아계셨을 텐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다가 김소형 씨가 퇴장하자 뒤를 끝가지 쫓아가 품에 안아줬다.

식이 끝나고. 문 대통령은 자신에게 안겨 우는 김 씨에게 "기념식 끝나고 아버지 묘소에 함께 참배하러 갑시다"라고 말했고, 약속대로 행사가 끝난 후 김 씨와 함께 아버지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5.18교육은 지난 1994년 설립된 5.18기념재단에 의해 꾸준히 실시되고 있다. 초기에는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리는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5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교육으로 방향성이 뚜렷하게 설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 37주년 기념식’에서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선언한 다짐을 교육적으로 뒷받침하는 차원이다. 광주시교육청은 21일 “전국 15개 시·도 교육감이 ‘5·18교육 전국화’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북한군 개입 등 5·18에 대한 끊임없는 왜곡 시도와 폄훼를 차단하고 바른 역사를 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계의 바람이 담긴 조처”라고 밝혔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구속된 인천시교육감은 의견을 보내오지 않았고, 경북도교육감은 ‘의견 없음’을 밝혀 불참을 알려왔다.


청소년을 주 교육 대상으로 5.18사적지 체험학습과 5.18 교육자료 제작, 보급을 비롯해 5.18 전국고교생 토론대회, 5.18수업사례공모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5·18기념재단은 1990년대부터 20년 넘도록 5.18을 알리고 정신을 계승하는 교육사업에 앞장서 왔다"며 "5.18 교육을 통해 민주시민의 소양을 갖추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춘 민주시민을 길러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장휘국 교육감 당선 후 광주시교육청은 ‘5·18 전국화’ 사업을 추진했으나 경기·전남·전북·강원·충남 등 일부 지역의 호응만 받은 채 더 이상 확산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5·18 추모곡 ‘님을 위한 행진곡’과 ‘광주 5·18 10일 항쟁사’ 등을 외국에 알리는 국제화사업보다 국내에 알리는 전국화사업 성과가 오히려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광주시교육청도 적극 나서면서 광주지역 각급 학교에서 5.18 계기교육과 주먹밥나누기체험, 교사연수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도 학생들은 계기수업을 통해 5.18을 배우고 5.18묘지를 참배하는 등 민주와 인권, 평등이라는 숭고한 5.18 정신을 되새겼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개최, 5·18 계기교육 지원, 5·18 체험학습, 광주 오월민주강사단 교육, 학생희생자 추모사업 등을 펴기로 15개 시·도 교육감들은 의견을 모았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우선 내년부터 전국 학교에서 열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광주시내 초·중·고교에서만 학교장 주도로 각종 기념행사가 열려왔다. 15개 시·도 교육감들은 “5·18이 품고 있는 평화·인권·민주·정의 등의 가치를 5·18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광주시교육청은 2014년부터 5·18유공자와 예술인, 청년 등으로 운영 중인 ‘오월민주강사단’을 전국 학교에 파견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어린 학생들이 일부 어른들의 ‘5·18 비틀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또 5·18 기념식을 전후해 ‘계기교육’도 적극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광주시교육청이 개발해 사용 중인 ‘5·18 교과서’를 지원하고, 앞으로 시·도 교육청 연구진이 함께 ‘5·18 인정교과서’를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4·19혁명’ ‘제주 4·3사건’ ‘부마항쟁’ ‘대구 2·28 사건’ 등을 5·18정신을 몸소 느껴볼 수 있도록 ‘5·18 현장 학습’도 적극 펴게 했다. 5·18 당시 숨진 초·중·고교생 18명을 기리기 위해 글쓰기·그림대회, 노래 부르기 등을 통한 학생희생자 추모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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