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형철기자]10명 가운데 8명은 초중고교 교사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데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자사고는 현재 자율형사립고로 불리고 있지만 2001년 김대중정부에서 처음 도입됐을 때는 자립형사립고로 시작됐다. 당시에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공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교육이 팽창하면서 정부가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고교 유형이다. 기본적으로 사립고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사학의 건학 이념에 따른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동시에 학생의 다양한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후 이명박정부에서 자사고가 확대되면서 현재 46개 자사고가 운영되고 있다.
"고교 서열화로 인한" 찬성하는 이유로는 일반고의 어려움과 계층 분리현상 심화를 주로 꼽았다.전환 방식으로는 49%가 외고·자사고 등의 법적 근거 삭제를 통한 일괄전환을 택했다.. 전국의 2300개 고교 중 자사고의 비중은 2% 정도이고 외고도 1% 수준이다. 또 현재 대부분의 자사고는 '선 지원 후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어 특정 학생을 선별적으로 선발하기 어려운 구조다.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당시에도 현재처럼 일반고 위기가 '학교 붕괴' '교실 붕괴'로 표현할 정도로 갑자기 사회적으로 부각된 적이 있다. 결국 일반고의 위기는 17년 전에도 있던 현상이었고, 단순히 지금 2% 정도의 자사고 학교가 운영되면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의 일반고 위기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사고가 사교육을 유발하거나 주요 대학에 많은 입학생을 보내는 이유가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독점하기 때문이란 논리도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사교육 흐름을 보면 노무현정부에서 사교육이 폭등한 이후 현재 초·중·고생 10명 중 7∼8명이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것이 보편화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또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다른 일반고보다 훨씬 높으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대입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자사고 폐지 논란 흐름을 보면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논의가 진행되기보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정 진보 교육감의 이해관계로 교육정책이 정치논리에 따라 흐르게 되면 결국 직접적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과 피해를 넘어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온라인 설문조사 사이트 리서치중앙을 통해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전국 초중고교사 855명이 참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41% 포인트이다.정부와 우리 사회는 자사고와 외고 폐지의 소모적인 논란이 보여주듯 교육정책의 잦은 변경은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큰 혼란과 갈등만 유발하게 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자주 변경되는 부분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육이 최소 1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교육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교육정책은 한번 잘못되면 이를 회복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시각으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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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찬성 -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고교 서열화·사교육 과열, 계층간 불평등 구조 심화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중학교 1학년부터 대학 2학년까지의 학생들을 7년간 추적한 종단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동시장에서 명문대가 누리는 프리미엄을 감안하여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출신 학생들이 '학교 배경'의 혜택을 누리고 있음이 밝혀졌다. 아울러 2013년 정진후 국회의원실에서 제출한 고교유형별 학비현황을 보면 외고가 863만원이고 자사고가 777만원인 데 비해 일반고는 약 285만원이었다. 이 두 자료는 소득의 불평등에 따른 교육투자의 불평등을 통해 교육재생산이 작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자사고가 1.5배수 추첨을 통해 선발하기에 특정 계층에 유리하지 않다는 일각에서의 주장은 틀렸다.
자사고는 이명박정부가 표방한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로 확산되었지만, 그 역사적 기원은 1974년 시행된 고교평준화에 대한 개선 정책에 있었다. 이러한 '고교획일화' 완화 정책은 1995년 '5·31 교육개혁'과 김대중정부 및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확대되었다. 하지만 당시 '개천에 용을 나게 하는' 일반고는 '모범적인' 자사고(당시 명칭으로 자립형사립고)와 순기능적으로 병존하고 있었기에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적인 교육정책의 확산 흐름에서 자사고는 학교교육을 통한 계층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예컨대 전체 고교에서 학생 수 약 2%에 불과한 자사고가 대학입시에서 거두는 성과를 눈여겨보자. 2017년 서울대 합격자들 중에서 자사고는 18.7%이고 외고, 국제고 및 과학고와 같은 특성화고교 출신의 입학생은 15.7%이다. 순수 일반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53%에 불과하다. 아울러 2016학년도 서울시내 주요 대학에서 일반고 출신 비율을 나열하면 그 자체가 세칭 대학의 서열화와 흡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고교다양화 정책의 성과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자사고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장차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자사고가 상급 진학에 유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4년 서울시교육청의 내부 자료인 '공교육 영향지표' 분석에 따르면 자사고는 인근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10% 이내의 학생 24.4%를 흡수한 반면에 일반고는 8.7%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불공평한 교육 출발로 인하여 일반고에서의 수업이나 생활지도는 어려워지고 있으며 학생들과 교사들의 자존감도 하락하고 있다. 이렇듯 고교체제의 지형에서 학교 서열화가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사고를 목표로 하는 중학교 과정에서 사교육 관행과 성적 지상주의도 과열되었다. 생태계 개념을 통하여 자사고와 이를 둘러싼 중등교육체제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자사고의 존립이 전체 중등학교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자사고를 고집하려는 정책은 적지 않은 사교육비 지출과 대학입시를 위한 정보 독점력을 통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계층적 이해만을 보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자식의 미래 준비를 위한 대안으로 교육 이외엔 없는 우리 현실에서 자사고 진학에 목을 매는 학부모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국가 차원에서 학교정책에 대한 관리·통제가 필요하다. 자녀를 자사고에 보내고 있거나 입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몇 년간의 유예를 두고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일몰제(日沒制)가 합리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결국 학교제도로서 자사고는 실패한 학교정책이다. 자사고가 표방하는 고교교육 과정의 특성화 및 다양화는 현 입시경쟁 교육체제에서 허구임이 증명되었다. 계층적 편향성에 기반을 둔 학교를 방치하면 교육의 공공성은 무너지고 만다. 자사고는 전체 대다수 국민들의 이해에도 어긋나며 소수의 사람들만 만족시키는 정책 중의 하나다.
■이래서 반대 -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 정책, 정치 논리 안돼… 피해 보는 건 학생·학부모
자사고와 외고 폐지 논란이 확산되면서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도 자사고, 외고 폐지가 현실화되면서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반대하는 학부모 수천명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거리로 나와 집회를 하는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자사고는 현재 자율형사립고로 불리고 있지만 2001년 김대중정부에서 처음 도입됐을 때는 자립형사립고로 시작됐다. 당시에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공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교육이 팽창하면서 정부가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고교 유형이다. 기본적으로 사립고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사학의 건학 이념에 따른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동시에 학생의 다양한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후 이명박정부에서 자사고가 확대되면서 현재 46개 자사고가 운영되고 있다.
자사고 폐지 논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자사고가 일반고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전국의 2300개 고교 중 자사고의 비중은 2% 정도이고 외고도 1% 수준이다. 또 현재 대부분의 자사고는 '선 지원 후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어 특정 학생을 선별적으로 선발하기 어려운 구조다.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당시에도 현재처럼 일반고 위기가 '학교 붕괴' '교실 붕괴'로 표현할 정도로 갑자기 사회적으로 부각된 적이 있다. 결국 일반고의 위기는 17년 전에도 있던 현상이었고, 단순히 지금 2% 정도의 자사고 학교가 운영되면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의 일반고 위기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사고가 사교육을 유발하거나 주요 대학에 많은 입학생을 보내는 이유가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독점하기 때문이란 논리도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사교육 흐름을 보면 노무현정부에서 사교육이 폭등한 이후 현재 초·중·고생 10명 중 7∼8명이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것이 보편화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또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다른 일반고보다 훨씬 높으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대입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자사고 폐지 논란 흐름을 보면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논의가 진행되기보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정 진보 교육감의 이해관계로 교육정책이 정치논리에 따라 흐르게 되면 결국 직접적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과 피해를 넘어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일반 국민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새 정부와 진보 교육감들이 자사고, 외고 존폐 논란을 무리하게 일으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사고, 외고를 끌어내려서 일반고로 전환시키려는 하향 평준화식 발상은 국제적인 경향과도 맞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사고나 외고를 통해 일반고에서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상향 평준화 방식만이 전반적인 고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자사고, 외고와 일반고가 서로 다양한 우수 교육활동을 교류할 수 있는 학교 간 네트워크를 마련해 모든 고교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상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제 정부와 우리 사회는 자사고와 외고 폐지의 소모적인 논란이 보여주듯 교육정책의 잦은 변경은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큰 혼란과 갈등만 유발하게 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자주 변경되는 부분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육이 최소 1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교육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교육정책은 한번 잘못되면 이를 회복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시각으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국민일보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