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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조국 사태에 아무 목소리 못 냈다" 사과.."..
사회

언론노조 "조국 사태에 아무 목소리 못 냈다" 사과.."검찰총장의 한겨레 고소는 민주주의 위협".. "취하해야"

정현숙 기자 yskim138@hanmail.net 입력 2019/10/18 20:46 수정 2019.10.18 20:53

두 달간 이어진 조국 사태와 관련 침묵을 지키던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8일 처음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언론노조는 이날 조국 사태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중 안주머니를 살펴보는 윤성렬 검찰총장
대검찰청 국정감사중 안주머니를 살펴보는 윤성렬 검찰총장

 

또 언론노조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별장 접대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와 한겨레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고소를 취하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먼저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사태와 관련해 이제껏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며 "노조는 국민과 언론노동자 모두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사과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조국 사태 국면에서 어떤 언론매체도 또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노조도 그동안 잘못된 오보나 과잉 보도에 대해 단 한 번의 관련 논평이나 성명도 내지 않았다. 그냥 관행처럼 지나가는 언론의 횡포를 이들은 서로 방치했다.

그간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중은 분노하고 실망한 측면이 많았다. 그동안 검찰개혁 못지않게 언론개혁을 외치며 분노한 여론이 금방 돌아설리는 없다. 언론노조가 자성한다는 데 의미를 두긴 하겠지만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 회복이 금방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국감에서의 윤 총장 발언 이후 더 이상 침묵으로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는 또 다른 분란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언론의 바른길을 찾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윤석열 총장은 한겨레 보도가 나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자신의 지휘를 받게 되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취재 기자와 신문사 편집국장뿐 아니라 익명의 취재원까지 고소했다"며 "대검찰청 등에선 한겨레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언론을 고소하는 것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자물쇠를 여는 것과 같다"면서 "지금이라도 윤 총장은 한겨레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합리적인 절충점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중재위원회란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그것도 검찰권을 손에 쥐고 있는 검찰의 수장이 형사사건으로써 이번 보도를 고소한 것은 힘으로 언론을 제압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한겨레가 17일 ‘취재보도 윤리 및 기준 점검을 위한 티에프티(TFT)’를 출범시켰다. 언론노조는 한겨레의 이런 자발적인 노력을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언론과 검찰은 권력이어선 안 된다. 이제 검찰과 언론 그리고 국회 모두는 국민과 개혁이란 낱말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한겨레는 윤 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윤 씨의 진술이 나왔으나 검찰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마무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고, 윤 총장은 보도 당일 의혹을 보도한 기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서울 서부지검에 바로 고소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기사에 하자가 없음을 추후 밝히고 윤 총장의 고소에도 물러설 의도가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은 17일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한겨레가 1면에 사과하면 고소 취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해당 언론사가 취재 과정을 밝히고 명예훼손이 된 것에 대해 공식으로 1면에 사과한다고 보도하면 고소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재고를 해보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나서서 검찰의 언론 고소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윤 총장 태도는 고압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목소리를 높였고 언론을 길들일 태세로 맞서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은 18일 윤 총장을 향해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로 비칠 수 있다”며 재고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윤 총장은 검찰조직의 수장이다. 셀프 고소에 셀프 수사이고 총장의 하명 수사인 셈”이라며 “현직 검찰총장이 기자 개인에 대한 고소가 지닌 정치 사회적 의미를 고려해 재고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총장은 고소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정치적 권한과 사회적 위상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한겨레 보도는 검찰 내부 조사로도 시시비비가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사안이다. 개인에 대한 고소라는 방식을 통하지 않고서도 검찰의 명예를 보존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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