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유병수기자] 대선 패배로 야당생활 한 달,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대선 패배를 뒤로 하고 당을 수습하고 무너진 보수정치를 재기시켜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둔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 압박에도 대선을 완주한 유승민 후보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며 대선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9년 만에 집권 여당에서 제1야당으로 내려앉은 자유한국당의 앞날은 어떠 할까?
총선 패배에 이어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
먼저 비교적 계파 색채가 옅은 중진 의원을 앞세워 당을 수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강력한 대여 투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자가 나왔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후보직을 내려놨는데 인사 검증의 책임자인 조국 수석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여야 대치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청문 정국 분석해보면.오전에 기자회견을 자처해서 자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 논란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는데 청와대는 입장문을 통해 “안 후보자 자진 사퇴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본인 의사를 존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의 탈검찰화와 검찰개혁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민 뜻을 따른다고 했는데, 안 후보자도 국민 뜻을 따르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당연한 원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추천을 하고 추천 과정에서 검증되지 못한 부분은 청문 과정에서 검증하게 되지 않느냐.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결정적 하자가 나온다면 대통령이 지명 철회할 수 있는 거고, 결정적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임명할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드렸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의 자진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개입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는 아니고,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혼인신고, 아들 퇴학 무마 의혹, 부적절한 여성관 논란 등에 대해 사과·해명했으나 사퇴는 거부했다. 그는 회견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20대 시절 사귀던 여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데 대해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일”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들이 고교 재학 중 퇴학 위기에 처했다가 자신이 학교 측에 보낸 탄원서 등으로 징계가 경감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적절한 여성관이 드러난 저서와 칼럼에 대해서는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 한겨레 자유한국당 앞날이 비관적인 두 가지 이유 인용] 2017년 대선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의 앞날은 어떨까요? 저는 비관적으로 전망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사람입니다. 쉽게 말해 자유한국당을 수렁에서 탈출시킬 정치 지도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7월3일 전당대회가 열립니다. 당대표직에 홍준표, 신상진, 원유철 세 사람이 나섰습니다. 이들이 자유한국당을 혁신할 수 있을까요?
자유한국당과 경쟁 관계인 바른정당에서 내놓은 평가는 가혹하지만 정확합니다. 오랫동안 함께 정치를 해서 실체를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홍준표 전 후보가 지난 12일 “자유한국당이 정의와 형평을 상실한 이익집단이었기 때문에 청장년의 지지를 상실했다. 친박당이 몰락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이들의 지지를 회복하려면 철저하게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주사파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들 못지않은 이념적 무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이 다음날 이런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문재인 정권을 주사파 정권이라고 비판했는데, 주사파 정책을 펴지도 않았는데 주사파라고 비판하면 공격하는 사람만 비판받는다. 요즘은 더 심각한 게 ‘신주사파’다 신주사파는 평소에 취객이 주사하듯이 발언하는 정치인이다. 신주사파 수령이 ‘레드준표’ 아니냐.”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의 자유한국당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유한국당 관련해 말씀드리겠다. 대선 때 유행했던 줄임말이 자유한국당에서 재탕되고 있다. ‘어차피 대표는 홍준표’라는 ‘어대홍’, ‘대표는 결국 원유철’이라는 ‘대결원’이 바로 그것이다. 비전과 실천전략 등 자기 자신의 이야기는 없이 신조어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익집단으로 몰락한 친박당 때문’이라는 둥,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홍준표로는 불가능하다’는 둥 오로지 상대방은 안 된다고만 하는 1차원적 공방전은 쳐다보기 민망하고 불편하다. 이런 와중에 비어 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노린다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출마를 저울질을 위한 줄서기 조짐이 보인다는 이야기마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당이 망해도 자기만 살겠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없이 한다’며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데 누가 당대표가 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국민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속칭 ‘멘탈갑’에게는 자연스러운 소멸보다 비참한 자멸이 어울린다. 멸사봉공(滅私奉公)이 아닌 멸공봉사(滅公奉私)하는 정치인과 정치세력에게 미래는 없다.”
둘째,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자유한국당의 주류는 여전히 ‘티케이 친박’입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이 자유한국당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을 기반으로 한 개혁적 보수 세력은 비주류로 밀려 있습니다. 바른정당이 떨어져 나가면서 세가 더 위축됐습니다.
홍준표 전 후보가 자유한국당 대표가 되면 ‘티케이 친박’ 세력을 몰아낼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렵다고 봅니다. 홍준표 전 후보에게 그럴 의지가 없습니다. 상징적인 조처를 취한 뒤 “이제 친박은 없다”고 선언할 것입니다. ‘티케이 친박’은 막강하기 때문입니다.
짐작건대 자유한국당은 당분간 문재인 대통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바른정당과의 합당 등 공학적 처방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것입니다.
잘 될까요? 잘 안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시대’를 건너며 정당으로서 존립이 불가능할 정도로 근본적 훼손이 이루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처방도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장경상 국장의 절절한 고백을 다시 인용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는 최근 100만 촛불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黨이 처음 겪는 대중의 분노였을까요? 아닙니다. 2002년 대선국면에서 이미 겪었습니다. 2008년 광우병에서도 그랬고요. 우리는 국민이 분노하면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음을 익히 경험해 왔습니다. 이번 촛불을 그냥 일부의 선동이나 좌파진영의 공작, 국민들의 오해, 언론의 여론몰이 등으로 치부하고 제대로 그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黨은 헤어날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식과 더불어 그에 맞추어 적어도 ‘黨의 모든 주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당원당권의식이라도 존중해주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 줄 것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바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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