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월세 전환 탓 전국 평균 전세가율 70.6% 서울 3년간 12.8%P 급상승
[연합통신넷= 고성기기자]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건축된 지 오래됐거나 규모가 작은 아파트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월세로 전환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진 때문이다.
10일 전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사이트 '사랑방부동산'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광주 남구 진월동 A 아파트(전용면적 85㎡)는 지난 1월 기준 전셋값이 1억2000만 원으로 실거래가 1억500만 원보다 1500만 원이나 비쌌다.
광주지역에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100%를 넘어서는 조짐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진월동 B 아파트(전용면적 60㎡)는 95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져 매매가격인 9200만 원을 뛰어넘었다. 북구 일곡동 C 아파트(전용면적 100㎡)의 지난해 11월 매매가는 2억1000만 원이었지만 전세 거래는 2억1500만 원에 이뤄졌다. 사랑방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임대인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의 전세물량이 달리는 것은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입주기관 임직원들의 전세 수요와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산에서도 지난해 10월 6300만 원에 매매된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26㎡)가 최근 전세가격이 6500만 원으로 신고돼 매매가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에서는 아파트 전세가율이 100%에 육박하는 아파트 단지가 3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정구 남산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140㎡)의 경우 매매가가 2억8000만 원에서 3억 원 선이지만 전세가 역시 2억6000만 원에서 2억9000만 원으로 매매가에 육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 시민 이모(54) 씨는 "부산에서는 전세 아파트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 62.8%였던 전국 평균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월 70.6%로 3년여 만에 급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같은 기간 53.6%에서 66.4%로 가장 많은 12.8%포인트 올랐으며, 다음으로 경기(57.8%→69.7%), 인천(54.9%→66.5%) 등 순이다. 지방 대도시는 3∼6%가량, 도 단위 지역은 1∼6% 오른 반면, 충북만 유일하게 70.1%로 3년 전과 변동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