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원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바미당)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시갑)도 4일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 "나는 손학규 덕에 공천받았고 3선 국회의원까지 됐다"면서 함께 당적을 옮겼던 정치적 동지다. 이날 바미당 고위당직자는 "당 상황에 낙담한 이 의원이 주말인 지난 1일 손 대표와 면담했고, 이후 탈당 결심을 굳힌 걸로 안다"면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의원이 등을 돌렸다는 것은 손 대표에게 충격적인 일"이라고 했다.
3선의 이 의원은 손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줄 정도로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으로 통하며, 실제로 손 대표가 2016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도 나홀로 함께 탈당했을 정도였다.
위기일 수밖에 없는 바미당은이 의원의 탈당으로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호남계가 중심이 된 지역구 의원이 먼저 탈당할 예정인 가운데 당 소속 의원과 실무 당직자는 물론 최측근마저 등을 돌리면서 손 대표는 사면초가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며 "저는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누구를 탓하겠나. 다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며 "손학규 대표님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다. 손 대표님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거다.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은 이날자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는 등, 사실상 공중분해 위기에 직면한 양상이다.
한편 손 대표는 이와 관련,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 소수야당들과의 통합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양상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 현역 의원은 20명(지역구 7명, 비례대표 13명)이다.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호남계가 중심이 된 지역구 의원이 먼저 탈당할 예정이다. 이들이 탈당한다면 나머지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헌·당규상 제명 요건인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9명 이상)'을 충족한다. 이후 '셀프 제명'을 통해서 당을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비례대표 의원은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당에서 제명될 경우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의원은 당을 떠나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전날 여의도에서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과 만나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을 이달 중순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주선, 김동철 등 바른미래당의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나, 과연 이같이 급조된 호남 통합야당이 총선에서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