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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댓글 최고윗선?,. MB 정부 때 '댓글 부대' 운영..
사회

국정원댓글 최고윗선?,. MB 정부 때 '댓글 부대' 운영"

이천호 기자 입력 2017/08/09 07:39 수정 2017.08.09 08:06

[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TF가 지난(3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취임 석 달 만인 2009년 5월, 민간인으로 구성된 댓글 조직을 만들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태스크포스)가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8일 각각 ‘MB(이명박 전 대통령) 책임’과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며 충돌했다. 국정원 TF는 향후 면밀한 추가조사를 통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직권남용 등 위법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세훈 전 원장이 소속 직원들에게 정치 개입을 지시한 사실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확인됐지만 청와대가 원 전 원장 윗선이라는 정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 3차장 산하의 대북심리전단이 맡은 이 조직의 이름은 사이버 '외곽'팀이었는데, 심리전단은 원래 인터넷상에서의 '북한 공작'에 대응하는 부서지만 본래 역할과 달리 국내 정치, 특히 선거와 관련된 인터넷 게시글을 올렸던 사실이 지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TF 조사에서는 인터넷 여론조작에 민간인까지 대거 동원됐다는 점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경향신문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특히 청와대 윗선의 종착점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신문도 국정원 TF가 원 전 원장 재임 시절 온라인 여론조작을 위한 ‘댓글 부대’를 최대 30개까지 운영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검찰 수뇌부와 마찰 속에 좌천당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번 사건을 맡아 진두지휘하게 된다. 

사이버 외곽팀의 운영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인터넷 4대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게재해 국정 지지여론을 확대"하는 것, 그리고 "정부 비판 글들에 대해서는 '종북세력의 국정 방해'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이었다. 2009년 5월, 다음 '아고라'에 대응하는 9개의 외곽팀을 신설했고, 2011년 1월에는 24개의 팀으로 확대 운영했다.

이후 24개 팀은 '아고라' 담당 14개 팀, '4대 포털사이트' 담당 10개 팀으로 재편됐다.

그러다 2011년 10월,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을 전달받은 국정원은 2012년에 들어와 '트위터'를 담당하는 6개의 외곽팀을 추가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그 해에만 총 서른 개의 민간인 댓글팀, 3천5백여 명을 동원해 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모두 치러진 규모가 상당히 큰 만큼 사이버 외곽팀에 들어간 비용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달에 약 2억 5천만 원이 쓰인 적도 있다고 하니 연간 약 30억 원 가까운 세금이 불법적인 여론조작 활동에 쓰인 셈이다.

그럼 어떤 사람들이 이 일에 참여했을까?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의 구성원들을 살펴봤더니 회사원, 예비역 군인, 주부, 학생, 자영업자 등 대부분 별도의 직업을 가진 친정권 성향의 사람들로 주로 개인시간에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은 “특히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와 당시 여당의 선거 승리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나오면서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등이 원 전 원장의 ‘윗선’이었는지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또, 그동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초점을 맞췄던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가 MB정부로 확대될지 주목된다”고 관측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발표에 “히틀러의 나치 시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을 사실상 나치의 게슈타포로 전락시켰고, 민간인 3500명을 히틀러의 유겐트처럼 ‘사이버 유겐트’로 양성해서 정치공작에 활용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중의 최측근으로 이 문제는 이 전 대통령의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한 철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특히 5개월 남은 공소시효까지를 감안하면 즉각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도 개혁할 것은 개혁하고 국가 안보의 핵심 기관으로 그 역할에 보다 충실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여권과) 생각을 같이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은 다분히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적 보복 차원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단지 보수정권의 잘못과 비리를 억지로 들추어내 적폐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당 차원에서 ‘국정원 개악저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특위에서 국정원 적폐청산을 국회에서 다루기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도 다루기로 했다.

국정원을 둘러싼 여야 충돌은 올 정기국회에서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보수야당은 “국정원의 존립근거를 뒤흔들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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