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 손석희 앵커가 영화 '택시 운전사'를 놓고 법적 대응하겠다는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손 앵커는지난 9일 해당 방송에서 “영화든 무엇이든 각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며 “방송인 입장에서는 영화 속 등장하는 언론의 얘기를 볼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전두환 측근이 영화 ‘택시운전사’ 내용이 왜곡‧날조됐다고 주장하며 법적대응 운운하자, 손 앵커는 이날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늘 그렇듯 영화든 무엇이든 각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 용감하게 맞섰던 사람과 피했던 사람, 참여자와 관찰자,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방송인의 입장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언론의 얘기를 볼 수밖에 없다. 다시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영화 속 언론의 모습은 곳곳에서 참담하다. 적어도 저희가 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가 붙들고 있는 것은 언론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며 "치열했던 광주와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던 광주 이외 지역의 평온함은 군부와 언론이 만들어낸 생경했던 풍경이었다. 이런 모순은 결국 광주에 있던 한 방송사가 불에 타는 것으로 정점을 이룬다"고 했다.
손석희 앵커는 '떳떳하지 않고 부끄럽다' 80년대 기자로 활동했던 (이낙연) 총리는 이른바 젊은 영도자를 찬양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폭압의 시절 권력자를 긍정적으로 표현했던 기사를 되돌리면서 부끄러움을 말했다"며 "당시의 또 다른 언론인은 이미 오래전 '내가 이걸 쓸 테니 끌려간 내 동료만 때리지 말아 달라 내가 죄가 크다'. 이렇게 당시의 상처를 뒤늦게 드러내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만약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그들의 선택은 달랐을까. 우리는 그것을 함부로 재단할 수 있을 것인가. 어두웠던 시절. 이 땅에서 빚어졌던 그 모든 비극의 시간"이라며 "그러나 당시를 겪어야 했던 그들도 또한 그로부터 그리 오래지 않아 방송을 시작했던 저나 저의 동료들도 그 비극의 시간 속에 방송인으로서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긴 세월을 돌아 지금은 모두가 부끄러움을 이야기하는 시간, 그 모든 참극을 가져온 당시의 젊은 권력자에게서는 가해자의 변명이 쏟아져 나오고, 영화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까지 주장하고 있다”며 “그와 그의 동료들 역시 그 비극의 시간을 붉게 물들였던 가해자로서의 존재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