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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정치 영향력, 고령층엔 신문·TV보다 커..
사회

유튜브 정치 영향력, 고령층엔 신문·TV보다 커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0/03/16 21:27 수정 2020.03.16 21:35
적절한 대응력 있어야..코로나19를 정부 비난에 악용하는 보수 유튜브까지..

최근 10년 간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의 부상이 두드러지면서 시사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의 정치 영향력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엔 신문·TV보다 크다는 분석도 있다.

요즈음 정치·시사를 내건 유튜브 채널이 우후죽순 생겨나 올바른 정보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다. 구독자 수에 따른 상위 10개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을 보면 무려 8개가 이른바 극우 성향을 띤 ‘보수 유튜브’로서 정파성이 두드러지면서 가짜 뉴스가 횡행한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감염병인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유례없는 ‘유튜브 총선전(戰)’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대면접촉 위주의 기존 선거운동이 사실상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를 총선에 이용하는 극우 유튜브의 악용이 도를 넘고 있다. 먹방 방송이나 게임방송은 물론 예능에서도 대놓고 문재인 정부를 비토하는 채널이 생기는 거다.

불과 며칠 전 요즘 인기 있는 젊은 방송인 장성규 씨가 운영하는 예능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 일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과 글씨체 등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 예능은 구독자 수가 무려 300만으로 논란이 되면서 하루도 안돼 구독자 15만 이상이 빠졌다.

논란이 커지자 ‘워크맨’ 제작진은 이날 “부업 편에 사용돼 문제가 된 ‘노무’(勞務)라는 자막은 사전적 의미인 ‘노동과 관련된 사무’의 뜻”이라고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을 하며 "해당 단어를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 중이란 사실은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라며 영상을 삭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3월 2주 차 모니터링에 따르면 신의 한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여권 인사들에 대한 인신공격이 자주 등장한다. 지난 3월 5일 <일일뉴스-윤석열, 신천지 박살 낼 계획 세웠다!>에서는 그 정도가 심각했다.

신혜식 신의 한수 대표 : 강경화 저 머리 염색하면 안 되나? 저, 뭐야, 저거 도대체, 예의가 없어. (중략) 머리가 허옇게 저러고 다니니까 일부 네티즌들이 '마녀'라고 그러잖아. 아, 보기에 진짜 별로 안 좋아요.

(중략)

박완석 기자 : 일부에서 별명이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간경화', 그리고 '마녀', 그 외에도 진짜 입에 담기 부끄러울 정도의 치욕스러운 별명들이 참 많은 게 이 강경화인데요.

홍철기 기자 : 그거 있잖아요, 저기, '외교조무사'.

박완석 기자 : 그렇죠, 외교조무사.

홍철기 기자 : 그런데 그 '조무사'라고 하면 또 간호조무사분들이 또 기분이 나빠하신대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대해 말하던 중, 다짜고짜 강경화 장관의 머리색을 거론하며 혐오표현을 쏟아낸 거다. 신혜식 씨는 '일부 네티즌'들이 강경화 장관에 대한 혐오표현을 쓰고 있다면서 본인이 혐오표현을 쓴 책임에서 은근슬쩍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완석 씨는 "입에 담기 부끄러울 정도의 치욕스러운 별명들이 참 많다"면서 혐오표현들을 계속 입에 담았다. 급기야 '외교조무사'라는 혐오 성격을 띤 조어까지 언급했고 특히 홍철기 씨는 '조무사'라는 단어를 특정인을 비하하기 위해 쓰는 것이 간호조무사를 비하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사용했다. 매우 악의적이다.

유튜브 '뉴스데일리베스트'는 이만희 신천지 교주의 2018년 강연 영상을 들어 앞뒤 다 자르고 57초만 남겨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문재인과 북한 김정은의 남북정상회담을 극찬"한 것으로 날조해 이만희를 친문이라고 퍼뜨렸다.

이 영상은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취지 외에는 발언 내용 전체를 알기도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놀랍게도 이 엉성한 선동이 펜앤드마이크 등 '보수 유튜브'들 사이에서는 통용되고 있다.

이처럼 극우 유튜버들은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에서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혐오표현으로 가득한 비난을 쏟아내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

민언련은 또 '가세연'의 예를 들었다. 지난 2월 17일 방송 <미래통합당 공식 출범 총선 파괴력 전격 분석!!!>에서 미통당 출범을 다루던 중 느닷없이 고 노무현 대통령을 욕보였다. 사회자 김세의 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아직 살아있을 수 있다’는 황당한 허위사실을 마치 대단한 의혹이라도 되는 양 거론했다.

따로 검증할 가치도 없는 허위사실이다. 포털 사이트의 ‘인물정보’ 수정 내역을 빌미로 ‘2016년에 노무현 대통령 본인이 네이버 아이디로 수정을 했다’ 추정하고 ‘본인 아이디로 수정 잘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것 자체가 고 노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삼으려는 의도다. 김세의 씨가 직접 ‘좀 재미있는 광경’이라며 조롱의 의도를 숨기지도 않았다.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으나 이렇게 저열한 고인 모독이 반복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민언련이 확인한 결과 고 노 전 대통령의 포털 사이트 인물정보는 노무현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당연한 사실도 '가세연'은 고인을 모욕하는 데 이용한 거다.

특히 민감한 총선을 앞둔 시기에 '가세연'은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다루면서 별 맥락도 없이 노 전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호출한 것은 미통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도 있다고 민언련이 지적했다. 

'가세연'은 김정숙 여사에 대해 최근 마스크 관련해서도 악의적으로 편집해 올리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조중동과 경제지, 종편 방송을 비롯해 한기총 개신교 등이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반 문재인 정부 정서를 더더욱 자극적으로 선동 중이다. 보수라고 칭하는 유튜브에서는 정부가 칭찬받아야 하는 내용까지도 또는 아무 문제 없는 내용 등을 왜곡하고 허위정보를 예사로 퍼뜨리며  문 정부 탓으로 돌리는 최악의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렇게 가짜뉴스를 교묘히 섞어 구독자를 늘려가는 보수 유튜브 채널은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신의 한수'를 비롯해 '진성호 방송',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신인균의 국방TV',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고성국TV', '공병호TV' 등 구독자 5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만 7개다.

하지만 진보 매체에서는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딴지방송국', '팩트TV' 등 3개 채널에 국한된다. 응징언론 '서울의 소리'는 구독자 수 50만을 앞두고 지난 1월 해킹을 당하면서 일부 빠져나가 지금 46만 7천 명이다.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를 짜깁기하는 보수 유튜브와 대적하려면 진보매체의 구독자 수가 대대적으로 늘어나 이들을 제압해야 할 실정이다.

이런 부분을 심히 우려한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16일 아침 유튜브 방송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앞둔 총선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말씀드린다"라며 "이번 총선은 유튜버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백 대표는 "왜냐하면 코로나 사태 때문에 대면 선거운동이 불가능 할 거"라며 '겨우 한 달뿐이 안남았는 데 한 달 안에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활발히 돌아다니는 선거운동은 할 수 없을 거"라며 그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할 거냐. 온라인 쪽에서 해야 할 텐데 현재 온라인 쪽에서 제일 활발히 활동하는 게 유튜버로 유튜브에 의한 유튜버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못 박았다.

백 대표는 "양 측의 정치전문 유튜브는 총성 없는 전쟁터"라며 "약세를 보이는 진보 진영도 구독자 수를 최대한 많이 늘려 총선 유튜브 전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유튜브가 21대 총선 최대 격전지가 된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진보 쪽은 알릴레오(100만)와 딴지방송국(70만) 팩트TV(51만) 등 50만 이상은 3개뿐으로 진보 성향의 유튜브가 많이 밀리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심각하다"라고 우려했다.

백 대표는 "그동안 SNS 쪽으로는 진보가 밀리지 않았는데라며 유튜브 쪽에서 알릴레오를 시급하게 1위로 만들고(신의한수가 현재 전체 진영 1위) 그리고 딴지를 100만 넘기는 운동을 좀 하자"라고 촉구했다.

이어 "왜? 이게 어떤 영향이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알릴레오가 1위로 올라가면 언론 보도가 잦아지고 보는 사람도 늘어난다. 딴지가 100만을 넘기면 딴지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라며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의 극대화를 지적했다.

백 대표는 '그래서 알릴레오와 딴지가 진보 쪽 선거 얘기를 하면 그 효과가 있다"라며"그래서 서울의 소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다"라고 진보 유튜브의 활성화를 자체적으로 공론화했다.

또 "우리 진보 유튜버들 특히 '황희두 알리미' 유튜브 운영하는 황희두 청년이 이 문제를 제대로 분석해서 빨리 진보 유튜브가 1위 탈환하자"라며 "1위는 알릴레오 2위는  나꼼수(딴지일보에서 제작하는팟캐스트)로 만들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제안을 해드린다"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유튜브 보시는 분들 재미로만 보시지 말고 전략적으로 좀 봐줬으면 좋겠다"라며 "왜 우리가 유튜브를 보고 촛불시위를 하는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거다. 물론 유튜버가 방송하다가 한번 잘못을 하거나 말실수를 저지르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백 대표는 "하지만 예를 들어 기차를 타고 목적지에 가는데 기차가 선로를 따라가다 보면 고개도 넘고 좌우로(방향을 틀어) 가지 않나"라며 "바퀴가 이탈만 하지 않고 가는 방향이 맞으면 믿고 기다려줘야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민주당과 진보 유튜브에 대한 믿음과 지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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