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 기자]양승태 대법원장이 법원 재판 독립을 위협하는 부당한 시도에 대해 법원 구성원이 의연하게 대처해달라고 말했다.

13일 제3회 법원의 날을 맞이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양 대법원장(69·사법연수원 2기)은 "최근 법원이 행한 재판에 대해 건전한 비판의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비난이 빈발하고 있다"며 지적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할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으로, 재판 독립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권 독립의 최우선적 가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내실 있게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사법권 독립의 최우선적 가치는 어떠한 부당한 간섭이나 영향력도 배제한 중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내실 있게 보장하는 데 있다" 면서 "결연한 의지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사법권 독립을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법관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로지 재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바람직한 사법행정의 모습을 구현하는 일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이에 관한 최근 법원 내부의 논의 역시 성숙한 형태로 진행돼 사법의 독립을 굳건히 확립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는 계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와같은 양 대법원장의 발언은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대법원 판결, 국정원 댓글 사건,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 요구 등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기각 등에 대한 정치권과 검찰의 비판을 의식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1948년 9월 13일은 우리나라가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은 날로, 법원은 2015년부터 매년 9월 13일을 법원의 날로 지정해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보호소년들을 위한 사이버학교를 운영해 온 신동주 의정부지법 판사, 봉사활동에 앞장서 온 김영각 청주지법 법원주사보를 비롯해 박중근 울산지방법원 조정위원, 이미래 창원지법 시민사법위원이 대법원장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