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 기자]19일 오전 방송인 김미화(53)씨가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주도로 만들어진 문화·연예계 인사 블랙리스트 중 한 명으로 참고인 신분으로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는 지난 18일 배우 문성근(64)씨에 이어 두번째로 이른바 'MB국정원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출연 제재와 퇴출 압박을 받는 등 피해를 입은 문화·연예계 82명 중 한명이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52분경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2010년 KBS에서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를 받고 7년만에 다시 법원(검찰에)에 이렇게 출두를 했는데 심경이 정말 매우 안좋다"며 "이 사건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가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 없이 백주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이 현실이 정말 어이 상실”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하달하면 국정원이 실행했고, 방송국의 간부 이하 사장님 이런 분들이 충실하게 이행하면 국정원에서 다시 대통령에게 일일 보고를 했다는 것이 이번 국정원 사건의 진술 또는 서류에서 나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것들을 실행하도록 시킨 대통령이 정말 요즘 젊은 사람 말대로 실화냐?”라고 반문하고 “대통령이 국민을 사찰 하면 어느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활동을 하겠느냐”며 강조했다.
김 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서 그 밑에 (고소대상을) 어느 범위까지 갈 것인지를 고민을 하고 있. 개인적으로도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라고 덧붙혔다.
한편 김 씨는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KBS는 김씨가 근거 없는 추측성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김씨를 경찰에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결국 2011년 4월, 김씨가 8년간 진행해온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돌연 하차한 배경을 놓고 사측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