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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삼성물산VS대우건설 갈등 ‘여전’…풀리지 않는 ..
사회

반포3주구 삼성물산VS대우건설 갈등 ‘여전’…풀리지 않는 의혹은

김원규 기자 입력 2020/05/18 17:36 수정 2020.05.18 20:17
삼성물산, 한 조합장과 공모·만남 전면부인
한 조합장, 대우건설 불법홍보문제로 삼성물산 만난 적 있어
한 조합장, 카페 여론조작 정황도

[뉴스프리존=김원규 기자] 총 공사비만 8100억원에 달하는 서울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을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공방이 치열하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이 스타조합장으로 꼽히는 한형기 조합장과 삼성물산을 고소·고발하며 ‘진흙탕싸움’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대우건설은 한 조합장이 ▲삼성물산을 옹호하며 대우건설을 비판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삼성물산이 한 조합장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찾아간 점 ▲한 조합장이 반포3주구 조합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삼성과의 관계를 이야기한 점 등을 들어 둘 사이에 공모관계가 형성돼 있음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여러 언론사 인터뷰 등을 통해 한 조합장과의 공모 관계는 ‘근거 없는 얘기’라며, 반포3주구와 관련해 한 조합장과의 만남도 없던 일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한 조합장이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물산과의 만남을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반포3주구 조합임원 간담회 중 한 조합장 발언 일부
사진=반포3주구 조합임원 간담회 중 한 조합장 발언 일부(유튜브 캡쳐화면)

18일 더퍼블릭 보도에 따르면 한 조합장은 자신이 삼성물산의 입찰 브로커로 지목된 데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반포3주구 조합이사들의 부탁을 받아 일정 부분 활동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 조합장은 인터뷰에서 ‘삼성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조합장과 이사들의 부탁을 받아 ‘입찰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삼성 공문을 받아줬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4월23~24일 삼성물산 측 인사가 찾아와 대우건설의 불법행위에 대해 하소연을 하기에, 자신이 직접 조합장에 전화해 30일 간담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5일 더퍼블릭 보도에서 삼성물산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한 조합장은 간담회에 이어 언론사 인터뷰에서도 삼성물산이 반포3주구 입찰에 참여하게 된 데 자신의 역할이 일정부분 있었음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앞서 “입찰결정을 외부 조합장 한 분 때문에 결정하는 그런 작은 회사도 아니고, 내부적 프로세스에 의해 입찰 결정을 한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또한 삼성물산은 한 조합장과의 만남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반면, 한 조합장은 삼성물산 측 인사가 자신을 찾아와 하소연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누군가는 거짓된 발언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물산(왼쪽)과 대우건설 로고 (양사 홈페이지)
사진=삼성물산(왼쪽)과 대우건설 로고 (양사 홈페이지)

한 조합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우건설의 불법행위를 조합임원들이 눈 감아주고 있다며, 공모관계가 있는 것은 오히려 대우건설과 조합임원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서울시 지침을 어기고 OS요원을 동원해 조합원에게 선물공세를 하고 있는데 조합임원들이 이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측은 지난 7일 OS요원 활동으로 인해 조합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으며 이후로는 활동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한 조합장은 또 삼성물산을 옹호하고 대우건설을 비판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절대 불법적으로 연락처를 입수하진 않았으며, 수사를 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법한’ 입수경로에 대해서는 “삼성이나 조합 측에서 받은 것도 아니”라며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한형기 조합장에게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반포3주구 네이버카페에서 삼성물산을 지지하는 활동을 한 회원이 한형기 조합장이라는 것이다.

‘정의’라는 닉네임의 회원이 카페 내에서 활동한 이력을 살펴보면, 대우를 지지하는 회원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작성하고 삼성의 손을 들어주는 댓글을 주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회원은 “삼성의 무늬코트에서 정직함을 보았어요. 어제 설명회에서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지요. (중략) 그토록 자신 있는 대우는 왜 하지 말라는 불법홍보에 열을 올릴까요?”라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을 대조하며 비방전을 펼치기도 했다.

사진=닉네임 '정의' 회원의 회원정보 (반포3주구 조합원 카페)
사진=닉네임 '정의' 회원의 회원정보 (반포3주구 조합원 카페)

카페에서 활동 중인 조합원들은 ‘정의’라는 닉네임의 회원이 한형기 조합장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카페 관리자가 밝힌 해당 회원의 아이디는 ‘hanhk23**’이었다. 한형기 조합장의 이름(hanhk)과 그의 휴대전화번호 뒷자리(23**) 4개 숫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미뤄 한 조합장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조합장은 더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회원은 자신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며, 누군가 아이디를 조작해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의’라는 닉네임의 회원은 앞서 카페에서 조합원들 간의 댓글논쟁 중 ‘한 조합장이 아니냐’는 의심 댓글이 달리자 한 차례 아니라고 부인한 뒤 자신이 한 조합장의 아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정의'라는 회원이 남긴 댓글 중 일부 (반포3주구 조합원 카페)
사진='정의'라는 회원이 남긴 댓글 중 일부 (반포3주구 조합원 카페)

삼성물산과 한 조합장 간의 공모관계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조합원을 가장해 카페에서 삼성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 했던 정황까지 드러나며 의구심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또한 한 조합장이 반포3주구 조합 당사자가 아님에도 이 같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도 커져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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