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3일 KBS '시사기획창'에 출연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며 페이스북으로 다시 한번 역설했다.
그는 24일 오전 페이스북에 <시사기획 창 토론 후기..답답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기본소득 시행이 어려운 이유는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과 기득권층이 고소득 자산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토론에서 이론과 현실의 괴리, 고정관념의 강고한 벽을 느꼈다"라며 "우선 기본소득이 복지냐 경제정책이냐의 근본적 접근시각의 차이라면서 토론에서 말이 끊기고 기회가 적어 못다 한 말을 적어본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기본소득이 복지냐 경제정책이냐의 근본적 접근시각의 차이"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공급과 수요의 순환으로 이뤄지는데 지금처럼 소비부족으로 경제순환이 느려지거나(경기침체) 아예 멈춤으로서(대공황) 자본주의 시장경제시스템이 위협받을 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정부는 세금으로 만든 재원으로 공급과 수요를 조정하여 선순환을 유지시킨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조선일보나 OO경제처럼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이 기본소득을 반대하며 선별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그들이 약자를 더 사랑해서가 아닐 거"라고 꼬집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정부재정에서 소비지원 증가만큼 공급부분 지원감소를 동반하고 증세를 초래하여 그들이 대변하는 고소득 고자산가에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결국 기업과 고소득 자산가가 자신들에게 돌아올 국가 재정지원이 줄어들고 증세가 초래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지사는 조선일보와 경제지 등 보수언론과 기업가, 고소득 자산가 등 기득권의 이러한 사고방식이 현재와 같은 저성장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은 경제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할 곳은 많고 투자할 돈이 없던 고도성장 시대에는, 공급 측면을 지원하면 투자증가->고용증가->소득증가->소비증가->생산과 투자 증가의 선순환이 이뤄졌다"라며 "소위 행복했던 낙수효과 시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은 투자할 돈은 남아돌지만, 소비 수요 부족으로 공급과 수요(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무너져 성장이 정체되는 저성장시대"라며 "이런 때에는 소비역량(소득)을 강화해야 소비증가->생산과 투자증가->고용증가->소득과 소비 증가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른바 분수효과가 필요하고,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급격히 앞당겨질 디지털경제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공급과 수요간 균형이 더 빨리 심하게 무너져 경기침체가 고착화 되므로, 정부 재정정책은 공급보다 소비역량 지원에 집중되어야 한다"라며 "그것이 바로 처음 해 본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한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이번 재난기본소득은 소비를 촉진시켜 그간 경제학 교과서에서 보지 못한 경제효과를 내고 있음이 통계와 현장에서 확인된다"라며 "그래서 재난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경제정책이고, 정례화하여 기본소득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 유수의 기업인 등이 벌써 저성장 시대에 맞춰 '기본소득'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예를 들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유지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같은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CEO들과 다보스포럼, 교황이 왜 기본소득을 주장할까?"라고 반문하고는 "그들이 천사의 마음을 가져서라기보다 현 상태가 계속되면 소비소멸로 시장경제와 기업활동이 위협받기 때문에 안정적 소비역량을 확보하려는 것이고 기술혁명으로 그래도 될 만큼 필요한 생산과 초과이윤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납세자와 수혜자가 분리되어 '조세저항'과 '정책저항'이 큰 복지정책보다, 납세자도 똑같이 혜택 보는 기본소득이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에 더 쉽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에 지역화폐로 지급된 10~20만 원 재난소득은 예상을 뛰어넘어 엄청난 경제 선순환 효과(승수효과)를 내고 있다며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1인당 월 50만 원(4인 가족 연 2,400만 원)을 20년 장기목표로 삼고, 분기별 15만 원(4인 가족 연 720만 원) 단기목표로 삼되 우선 연 1회, 다음에는 반기 1회 정도 시행하면 좋겠다"라며 "필요예산은 15~30조원으로 증세없이 예산절감과 조정 및 자연순증분 재정으로 조달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장단기 목표에 따라 점차 횟수와 금액을 늘려가되 그에 따른 재원 마련 방법으로는 1) 초기에는 기존 예산조정으로, 2) 다음에는 연 50조 원 가량인 각종 세금감면의 축소 폐지로, 3) 마지막에는 기본소득목적세를 신설하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목적세로는 국토보유세(국토 보유로 생기는 불로소득에 과세), 탄소세 등 환경세(탄소배출 등 환경을 해치며 버는 돈에 과세), 로봇세(일자리 대체 로봇이 버는 돈에 과세), 데이터세(국민이 만드는 각종 데이터로 버는 돈에 과세) 등을 신설하하면 되는데, 이를 국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과거와 달리 생산에는 노동보다 기술의 기여가 압도적으로 커지고, 인간노동은 점차 필요성이 줄어 실업은 구조적으로 심화된다"라며 "우리나라는 국민 중 2% 정도를 골라 1인 가구 월 52만 원을 기초생활수급비로 주고 있는데 일단 선정된 후에는 돈을 벌면 자격박탈되므로 노동을 회피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만약 전 국민에게 52만원을 주고 98%에게 세금으로 동액을 환수하면 증세 및 재정부담 없이 노동 회피를 막고, 실업을 대폭 줄이며 새로운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4인 기준 월 200만 원의 고정수입이 있으니 정식 노동시장에서 고수입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실업) 대신 공연 창작 등 문화예술 일자리 같은 ‘적게 벌어도 만족도 높은 일자리’ 수요가 늘고 귀농귀촌 실비봉사처럼 수익성 낮지만, 공익성 높은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당연히 실업도 줄어들고 임금인상 압력도 낮아지며 사람들은 더 행복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노동은 생존을 위해 돈을 버는 수단이고 삶은 생존 투쟁이었지만, 기본소득이 시행되면 노동은 자기실현 수단이고 삶은 행복을 추구하는 여정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자라 20세가 되면 1억2천만 원 목돈이 생기고, 죽을 때까지 월 50 만원이 보장된다면 왜 아이를 낳지 않고 청년들이 희망을 꿈꾸지 않으며 세계 최고 자살율이 계속되겠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인간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해결할 수 있다"라며 "해결방법은 많지만, 기득권의 저항과 고정관념 때문에 선택해서 추진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결국 용기와 결단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 공감하시면, 희망 넘치는 행복한 미래를 위해 많이 공유하고 퍼날라 주시라며 친구와 동지 여러분, 그래 주시겠지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