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해외동포 시인들이 함께한 6.15공동선언 20주년 기념 <통일시집> 제3집이 2020년 8월 15일에 메아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남녘 시인들, 북녘 시인들, 재일조선인 시인들, 해외동포 시인들, 재중동포 시인들이 참여한 656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시집을 편집하고 발행한 박학봉 시인에게 먼저 축하의 말을 전한다.
78살의 나이로 나도 여기에 참여하였다. 일생 처음 발표하는 시들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도 아니고 개인의 감정을 노래한 시도 아니며, 말장난에 불과한 추상적인 시도 아니다. 우리 민족은 누구나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냥 나의 체험을 묘사해본 것이다.
그런데 나보다 연장자인 시인들이 5명이나 되고 70대도 10여명이 된다. 나보다 11살 연상인 노익장의 시인도 있다. 나이를 밝히지 않는 북녘의 시인들을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나이와 하는 일에 상관없이 통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나는 북녘 시인들이 대체로 높은 수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온몸으로 통일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남녘의 일부 시인들은 그냥 생각으로, 그냥 목소리로 통일을 노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은 나의 지나친 기우일까?
많은 시 가운데서 가장 마음에 든 시는 재중동포 작가 방명일의 <통일이여 오라!>다. 이 시에는 통일을 반대하는 분열세력, 매국적인 조상 덕분으로 잘 살아가는 친일 잔여세력, 앞뒤를 분간 못하는 태극기부대들의 본질과 추태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매국무리들을 격파하고 통일을 이루어 삼천리 조국 강산에 평화로운 터전을 만들자고 시인은 외친다.
나는 시를 잘 못 쓰지만 좋은 시는 주제가 선명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판단이 정확할지 모르지만 통일과 연관된 시로서 <통일이여 오라!>는 나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기에 나는 이 시인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