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지도자는 사회를 후퇴시킨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세상이 참 시끄러웠다. 당시 BBK가 자신의 소유라는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나는 게임이 끝났다고 여겼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시민들은 “부자 되세요”라는 이명박의 거짓 프레임에 속아 스스로를 기망하며 몰표를 던졌다. 그 결과 단군이래 최대 사기꾼 탄생과 수 백조에 달하는 국가 채무가 시민의 몫으로 부메랑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양심이 죽은 참담한 결과다. 당시 한국 사회에 대한 나의 절망감은 매우 깊었지만, 2012년 문재인의 출현을 하늘의 축복이라 여기며 열심히 참여했다. 문재인이 패하고 박근혜가 당선되었을 때 나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거듭된 절망감이 포기를 부른 것이다. 이명박을 경험한 시민들이 문재인의 정직함과 사람됨에 열광, 큰 차이로 당선시킬 것으로 확신했다. 깊은 절망과 우울감으로 펜을 꺾었다. 그런 나를 깨운 건 세월호였다. 당시에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 부모로서 내 일과 같았다.
트럼프는 현재 바이든이 리드 중인 조지아주를 제외하고도 290대 214로 돌이킬 수 없는 큰 패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부가 승인한 우편투표를 부정하고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불복 중이다.
어차피 이 자는 민주주의를 모르고 모든 것을 독선으로 일관, 정치를 비즈니스로 전락시켰다. 그의 삶 자체가 온통 엔터테인먼트인 쇼이고, 돈으로 매수하는 저열한 여성 비하와 성스캔들, 문란한 사생활, 장애인 및 소수계에 대한 조롱과 차별, 무슬림 박해, 그리고 극단의 백인우월주의로 국가 분열을 획책하고 우민들을 부추겨 무장, 폭동을 방불케 한 자다.
그가 대통령이 된 경우도 이명박과 닮은꼴이다. 하위 노동자들과 우민들을 거짓으로 꼬드겨 이민자들 때문에 가난과 저임금이 계속된다면서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 차별정책과 인종차별을 심화시켰다.
미국의 노동 문제와 저임금이 마치 이민자들 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기망한 것. 이렇게 미국 사회 전반을 완전히 분열시키고 당선된 사람이다. 이명박처럼 더 나은 경제적 보상에 대한 기대심리를 갖도록 거짓 선동한 것이다.
나라가 클수록 정보에 취약한 계층이 많다. 디지털 시대에 작은 나라들이 약진하는 이유는 정보의 공유 속도다. 수많은 우민들이 트럼프의 거짓에 넘어갔거나 스스로를 속였다. 트럼프는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과 유럽 연합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이란을 빌미 삼아 중동을 압박하고 한국과 북한을 지난 2년 여 동안 유린하면서 정치를 쇼로 전락시켰다.
국제사회가 들끓고 세계 경제는 저성장과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게다가 그의 환경에 대한 무지와 국제기구 탈퇴는 지구환경을 악화시켰다. 전 지구적 악의 축에 다름 아니다.
불의한 지도자는 사회를 후퇴시킨다.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국론이 심하게 분열, 다툼이 일고 무장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간의 극단의 이기심을 드러내 결국 폭동까지 마주했다.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는 지도자들로 말미암아 시민의식이 심하게 훼손되고, 한탕주의와 속임수가 활개를 쳐 ‘돈이 곧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젊은 세대를 지배하고 있다. 이런 사회가 어떤 희망이 있고, 또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이 팽배한 사회, 인간의 가치와 이상마저 돈으로 환산되는 정신과 영혼이 죽은 사회는 아류인 트럼프와 이명박근혜, 그리고 개망나니 윤석열 따위들의 산물이다. 이런 자들을 방치한다는 것은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다.
정치검찰이 국가 권력을 악용해 특정 세력을 압제하고, 개인과 가족을 도륙하는 이런 사회가 어떻게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의대생들이나 검사들의 부끄러운 행태가 이명박근혜, 윤석열 같은 자들에게서 비롯된 사회악이다. 정의가 죽고 불의가 팽배한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누구이고 또 교육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국가를 운용하는 지도자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국민의식이 망가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무엇인가?
바이든 당선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상식 있는 시민이라면 모두 그럴 거라는 생각으로 잠시 CNN 뉴스 해설가인 Van Jones의 말을 옮긴다. "나는 오늘 부모와 아빠의 역할이 쉬워졌다. 아이들에게 인성의 중요성과 진실을 말하고, 좋은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게 쉬워졌다. 이제 우리는 숨 쉴 수 있다." 지난 4년이 얼마나 부끄러운 세상이었는지를 모두에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어떤가,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