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프리존]김양훈 기자=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는 인천의 문화유산 활용정책 1호 공간이자 자주적 개항의 상징적 공간인 제물포구락부(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7호)에서 ‘제물포구락부 새단장 특별전,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전시를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제물포구락부는 그동안 동남쪽 외부 전경을 가리고 있던 2층 가벽을 제거하고, 1901년 건축 당시 석벽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1층을 전면 리모델링하여 새단장했다.
이번 전시는 새로 단장한 제물포구락부가 역사적 가치재생 공간으로 재탄생함을 알리고자 일제 강점기 한국의 풍경과 인물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긴 영국 출신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1946년에 발간한 작품집 ‘올드 코리아, Old Korea’에 수록된 작품과 <올드 코리아, Old Korea-완전 복원판, (책과함께)>에 더해진 총 85점의 작품 중에서 특별히 40점의 작품을 골라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이 책의 한국어판을 번역한 엘리자베스 키스 연구자이자 작품 수집가인 재미학자 송영달(미국 이스트캐롤라이나 대학)명예교수가 대부분의 작품을 초고화질로 디지털화하여 소장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 근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137년 개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인천 제물포구락부에서 서양 여성 화가의 눈으로 본 한국의 풍경과 인물을 담은 엘리자베스 키스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1887년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서 태어나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여행하며 수채화와 목판화로 작품 활동을 한 화가이며 특히 1919년 3월 언니 엘스펫과 함께 한국에 온 후로는 일제의 폭압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풍경과 인물에 매료되어 한국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을 남겨 서양 여성의 눈에 비친 조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1919년에 이어 1921년 다시 한국을 찾은 엘리자베스 키스는 그해 가을 서울에서 서양화가로는 최초로 전시회를 열었고, 1934년에는 두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덕분에 우리는 낡은 흑백사진으로만 접했던 20세기 초 근대 한국의 풍경과 인물을 아름답고도 생생한 색감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어느 작품에서나 풍경 속에 사람을 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풍경에 앞서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풍경화이면서도 인물화이기도 하다. 이색적인 색채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풍경과 해학 넘치는 인물들의 표정은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마음을 열게 한다.
전시 관람은 오는 12월 15일부터 가능하다. 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QR체크인을 통한 방문객 확인과 관람객 마스크 착용, 입장 전 발열 확인, 손 소독, 한 방향 관람과 안전거리 유지(2m) 등 확실한 예방대책을 강구하여 사전예약(홈페이지, 전화) 및 현장접수를 받을 방침이다.
본 전시는 ‘제물포구락부’와 자료 소장자인 ‘송영달(미국 이스트캐롤라이나 대학)명예교수’, ‘도서출판 책과함께’와 공동 주관한다. 이밖에 전시에 관한 좀 더 상세한 정보는 제물포구락부 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