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측 비서관 전화로 "충남도청 개청식 갔다가 청양사무소 들렀잖아요" 기사에 '짜맞추기' 시도
비서관 언론 노출된 뒤엔 여직원 통해 기사 지인에 "화해하고 다시 돌아가자" 문자해'3자간 접촉'시도
[연합통신넷= 이천호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측이 지난 2013년 4월 4일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이 총리가 출마한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단독으로 만났다고 진술한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 윤모 씨에게 회유와 압박을 가한 정황이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 총리 측은 최근 윤 씨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알리겠다면서 1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월 4일 부여 사무소로 이 총리를 모시고 갔고, 거기에 미리 와 있던 성 전 회장의 비서를 만났으며,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단독으로 만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이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정황을 흘려 진술의 순수성을 훼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씨 측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총리 측은 윤 씨가 2013년 3월부터 5월까지 운전기사를 하다 그만둔 것에 대해서도 "윤 씨가 서울지리를 잘 몰라 힘들어 자진해 그만뒀다"며 "그 뒤에 공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했는데, 운전기사 3개월 경력으로는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민원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씨가 이 총리에게 억하심정이 있어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윤 씨는 "운전기사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이 총리 측이 다른 기사를 쓰겠다면서 일방적으로 쫓아내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을 단독으로 만난 적이 없다던 이 총리 측은 부여사무소에서 '성완종-이완구' 회동 증언이 일부 계속되면서 회동설의 진원지인 윤 씨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엔 이 총리 측 김모 비서관이 윤 씨에게 전화해 "2013년 4월 4일에 충남도청 개청식에 갔다가 청양사무소에 들렀잖아요, 왜"라고 진술을 번복하는 짜 맞추기를 시도했고, 윤 씨가 "아니, 곧바로 부여 사무소로 갔다"고 응답하자 반복해서 청양으로 가지 않았느냐며 제대로 기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윤 씨가 이 총리 측에서 당일의 동선에 대한 짜 맞추기와 진술 번복을 강요한다는 두려움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리자 이를 녹취해 언론에 뿌리며 "윤 씨가 '성완종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고 선전했다.
이 총리 측은 그 후 당 관계자 등을 통해 윤 씨의 집을 수소문하는 등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의 국회의원 부여사무소 여직원은 최근 윤 씨의 친구를 통해 "화해하고 과거의 관계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장문의 문자를 윤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이 언론에 노출되자 여직원을 통해 윤 씨가 아닌 윤 씨의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는, 제3자끼리 접촉을 시도한 신종기법도 동원한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CCTV나 컴퓨터 파일 등 문서 삭제는 물론 증인 회유 등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등으로 보고 엄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