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천호기자]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자신이 협회장을 지낸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수억원의 후원금을 내게 하는 등 5억원대 금품비리 의혹을 받는 전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검찰이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여권 고위 관계자에 대해 부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 홈쇼핑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이 적용됐는데, 구속 여부는 2~3일 후에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전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 및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먼저 지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3천만 원의 후원금을 낼 당시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롯데홈쇼핑 측에서 700만∼800만원대의 기프트카드 등을 받아 가족 등이 쓰게 한 혐의도 받고있다.
또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 윤 모 씨 등과 공모해 후원금 중 1억 천만 원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후 e스포츠협회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회계자료를 분석하다 윤씨 등 전 전 수석 측근들이 세탁한 협회 자금이 5억원 이상에 이르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밖에 천만 원이 넘는 협회 예산으로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등에게 1년 동안 월급을 지급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의 뇌물과 횡령액이 모두 합쳐 5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윤씨가 허위 계약을 통해 협회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빼돌린 돈의 액수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며 “협회 회계 자료에서 세탁 정황이 여러 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실관계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에 다른 홈쇼핑 업체나 이동통신사 등도 전 전 수석의 영향력을 기대하며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스포츠협회 돈으로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월급이 1년 동안 월 100만원씩 지급됐다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5일 윤씨 등과 공모한 혐의로 e스포츠협회 간부를 구속했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일 검찰에 소환돼 17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소환 조사 당시 전 전 수석은 측근들의 e스포츠협회 횡령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자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4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2~3일 뒤에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