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이천호기자] 구속중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에게 1심 법원이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2년6개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김종 전 차관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장씨의 선처해 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이 구형한 1년6개월보다 훨씬 무거운 죗값을 매긴건데, 법원은 장씨가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해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지급에 사용될 것을 잘 알면서 삼성과 공공기관을 압박했다”고 인정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장시호씨에게 형을 선고했다.

지난 6월 구속기한이 만료되면서 석방됐던 장씨는 법정에서 바로 구속되며 구치소에 재수감됐다. 검찰은 지난달 8일 결심공판에서 장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며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내밀한 관계를 상세히 진술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이 같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장시호씨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잘 아는 점 등을 활용해 20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하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장씨는 최씨의 조카로 최씨의 영향력, 그리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위치에 있었다”며 “이런 점을 악용해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최씨와 대통령, 김 전 차관의 권한과 영향력을 이용해 기업 관계자를 압박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삼성전자로부터 16억2000만원, 그랜드코리아레져(GKL)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직권남용·강요)를 받는다. 영재센터로 지급된 후원금 3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장시호씨는 구속만은 피하게 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장씨는 “제가 현재 아이와 둘이 지내고 있는데, (제가 구속되면) 아이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 제가 아이를 두고 어디로 도주하겠냐”고 말했다. 장씨는 “그동안 검찰에 협조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한 것을 감안해 구속하는 것만은...”이라고 말했다. 장시호씨는 “사실 머리가 하얘서 어떤 말씀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며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그 점을 좀 참작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장씨와 함께 재판을 받아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김 전 차관에게는 최순실씨의 사익 추구에 가담하고 문체부 기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삼성을 압박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의 후원금을 주도록 한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재판부가 합의해서 피고인이 중형 선고에 따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봤다”며 “구속영장 발부가 불가피하다”고 장시호씨의 요청에 선을 그었다. 장씨는 법정구속이 결정된 직후 옆에 앉아있던 자신의 변호인과 구속 결정에 대해 상의하는 모습이었다. 국정농단 사건 공범관계인 장씨와 김 전 차관 모두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남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