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 참여 확대는 필요하나, 기회의 평등 아닌 결과의 평등 추구? 당연히 터져 나올 '역차별' 논란
정치인은 '실력'이 우선되어야 할 자리, 강제할당 경우 진짜 실력있는 신인 정치인에겐 오히려 '진입장벽'
비난 목소리 "가난한 서민 여성층의 삶엔 관심도 없고, 중상위 여성층의 '밥그릇 확장'에만 목매는 가짜 페미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선거 며칠 앞두고 갑자기 어떤 여성이 막무가내로 '민주당 아무개 (남성) 후보가 날 성추행했다'라고 한다면... 수습할 겨를도 없이... (끝내 '무혐의'로 끝났지만) 원종건 시즌2가 될 것입니다. 민주당의 페미니스트 여성 정치인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하자며 '(그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내재한 남성 후보자를 줄이고) 여성 후보자를 늘리면 문제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된다'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지난 총선, '현역 무조건 경선' 원칙을 깨부수고 젊은 정치인 내치며 특혜공천 받으신 남모 의원께서 여성 공천 40% 법안을 내놓으셨네요. 100%면 그 걱정은 0%가 될텐데. 많이 양보하셨네요. 건투를 빕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2월 27일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에서 여성 비율이 40%를 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남인순 의원이 지난달 26일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경우 특정 성(性)이 전국 지역구 총수의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의무화한 내용이 담겼다. 특정 성(性)이 6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여성을 의무적으로 지역구에 40% 이상 공천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남인순 의원 등은 해당 법안을 제안한 이유로, 지난 2005년 공직선거법에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에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이 도입됐으나 의무가 아닌 권고·선언적 규정에 머무른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양성 간 동등한 정치대표성의 확보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세계적인 흐름 역시 잠정적 우대조치로서의 할당제(quotas)를 넘어 동등참여(gender parity)를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지방선거에서 여성 참여 확대를 위한 조항도 담겼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시·도지사선거에 각 정당이 여성과 남성을 각각 1명 이상 추천하도록 했다. 또한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에선 전국 선거구 총수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했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 권인숙·김상희·백혜련·서영교·송옥주·신현영·양경숙·이수진(비례)·정춘숙·진선미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참여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여성 당선인은 총 57명(지역구 29, 비례대표 28)으로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많았고, 여성 현역 정치인 수는 선거를 거치며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가 분명하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각 정당에선 후보자가 여성, 청년, 정치신인에 해당할 경우 공천 가산점을 일정부분 부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성 후보의 경우 전·현직 국회의원이나 광역자치단체장, 지역위원장 등 선출직 경험이 있을 경우엔 10%의 가산점을 그 이외의 후보에겐 25%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도 여성 가산점 비율은 본경선에서 10%, 예비경선에서 20%를 반영하기로 했다.
그만큼 여성일 경우에는 경선 과정에서 가산점을 일정부분 부여해주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의 경우엔 선거법상 여성 의원이 반드시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하며, 비례 1번 등 홀수 번호에는 반드시 여성만을 공천하도록 되어 있다. 지방선거에선 더 비중이 높아, 광역비례의원이나 기초비례의원들 중 대부분은 여성이다.
과거에는 분명 성차별이 크게 존재했다. 그래서 이후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들도 많이 만들어졌고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해가고 있으며 공감대도 형성 중에 있다. 그래서 여성에게 진입장벽이 높았던 정치 분야에 있어 일정부분 가산점을 주고, 비례대표를 더 많이 배정해주는 것도 그 방안 중 하나인 것이다. 앞으로도 여성의 정치참여는 더 확대할 측면이 있다.
그러나 가산점 부여를 넘어 의무적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것은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일꾼은 시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고, 시민들에게 매력있는 정책과 공약을 내세워서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가가 후보자가 갖춰야 할 자격이라 할 수 있겠다. 소위 상대정당에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도 당원들의 선택이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후보자가 실력을 갖고 있느냐인데, 왜 여기서 굳이 성(性)을 나누려는 것일까?
정치인은 실력으로 증명하고 또 승부해야 하는 자리인데 "여성을 의무적으로 일정비율 공천해야 한다"는 법안을 만든다는 것은, '여성'이라고 무조건 배려받아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성차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던 젊은 세대 입장(특히 젊은 남성)에서는 강하게 반대할 수밖에 없는 법안이다. 기회의 평등이 아닌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겠다면, 역차별 문제가 반드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 상황에서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여성의 경우, '사회적 약자' 위치가 아닌 대부분이 교수·법조인·단체 대표 등 어느 정도 '기득권' 층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인 만큼 여성들의 정치실력을 자체적으로 키우기보다는, 법안으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늘려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진짜 실력있는 정치인들이 경선도 못 해보고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 '역차별'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지난 총선을 앞두고 있던 사례를 들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원종건 씨는 전 여자친구(A씨)에게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하루만에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반납하고 하차한 바 있다. 그는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연애기간 중 위법한 행위는 없었다"며 “데이트 성폭행은 없었고, 합의 없는 성관계도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원 씨는 “A씨가 저와 어머니를 향해 비난과 욕설을 해서 헤어졌다”며 “A씨에 ‘니 엄마처럼 귀 먹었냐’는 말을 듣고는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 생각했다”며 “A씨가 연인간 사적인 이야기를 왜곡해 제 명예를 훼손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원 씨는 얼마 뒤 증거불충분으로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언론에선 이를 '미투' 의혹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미투'는 갑질로 표현될 만한 '권력'이 한 쪽에 존재해야 하는 만큼 적절치 않은 표현이다. 양측이 연애할 당시 원씨에게 A씨를 위협할 만한 권력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서다.
김용민 이사장은 "선거 며칠 앞두고 갑자기 어떤 여성이 막무가내로 '민주당 아무개 (남성) 후보가 날 성추행했다'라고 한다면... 수습할 겨를도 없이... (끝내 '무혐의'로 끝났지만) 원종건 시즌2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페미니스트 여성 정치인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하자며 '(그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내재한 남성 후보자를 줄이고) 여성 후보자를 늘리면 문제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된다'라고 주장해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역구 여성 40% 의무공천' 법안에 대해, "지난 총선, '현역 무조건 경선' 원칙을 깨부수고 젊은 정치인 내치며 특혜공천 받으신 남모 의원께서 여성 공천 40% 법안을 내놓으셨다"라며 "100%면 그 걱정은 0%가 될 텐데. 많이 양보하셨다. 건투를 빈다"고 힐난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송파병 지역구엔 남인순 의원(당시 당 최고위원)이 그대로 단수공천을 받았고, 해당 지역에 역시 공천을 신청했던 30대 청년인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현 직방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의 경우 '컷오프'를 당했다. '현역 무조건 경선'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자, 여 전 정책관은 재심을 신청했지만 공천재심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남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법안과 관련, 네티즌들의 반응도 대부분이 부정적 일색이다. 반응들을 일부 모아봤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당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젠더 권력으로 경쟁없이 날로 먹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절대로 막아야 합니다."
"좀 정정당당하게 살아라. 같은 여자로써 너무 부끄럽다. 실력으로 승부해 제발...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 어려워진다는 걸 모르겠니?"
"여성가산점 올려주고도 지역공천 못 뚫으면 본인들 능력인거지 비례도 여성 50%이상으로 의무공천하는데.. 여성인게 뭔 벼슬이냐?"
"이런 법안 만들지 마세요. 성별 관계없이 능력있는 사람에게 기회 가길 바랍니다. 여자라고 다 능력있나요? 저런 법은 해당 당사자에게만 좋을 뿐 여자를 더 우습게 만드는 겁니다."
"가난한 서민 여성층의 삶엔 관심도 없고 그저 중상위 여성층의 밥그릇 확장에만 목매는 가짜 페미들"
"지역구 40%를 여자로 배정해서 모두 당선되지 않으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는지? 당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정치인이 과연 몇 명이나 있는지 먼저 숫자파악부터 하기를 바란다."
"3선 이상 출마금지시키는 규정 좀 만드소. 여성단체 출신 의원들이 뭐 했소? 김학의 때는 입 꾹 다물고 국힘의원 성추행 모른 체 검사 성추행도 외면해잖소. 우리에게 여성의원이 왜 필요한지 모르겄소."
"평등은 성별이 아닌 같은 능력과 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 억지스러운 성별 평등으로 인해 어떤 능력있는 남성이 기회를 잃는다면 그에게 평등이라는 말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경쟁사회에서의 공정.... 그 의미를 생각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