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조은희 공이 컸다. 오세훈 토론 실력도 나경원 드러나게 만들었다. 선거는 이변 만들라고 있는 것"
공약 발표하자마자 바로 붙은 '나경영' '허경원' 호칭, "실천하려면 15~17조 더 든다는데?" 직격 나온 이유
'무상급식 주민투표' 강행 이후 10년만에 제자리 찾으러 나선 오세훈, 그러나 안철수와의 단일화가 과연?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국민의 힘, 오세훈 승. 조은희 후보 공이 컸네요. 오세훈 토론 실력도 나경원을 드러나게 만들었고요. 이변의 시작.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태규 의원, 저보고 대이변을 만들어보라고농담^^ 선거는 이변을 만들라고 있는 거죠? 선거는 기적을 탄생시키는 사람들의 축제죠. 김진애가 만드는 이변, 건투!"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4일 페이스북)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결국 선출됐다. 당초 나경원 전 의원이 뽑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오 전 시장이 후반부에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은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지지 정당을 구분하지 않은 100%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경선 결과 오세훈 전 시장이 41.64%의 득표율을 얻어 최종 후보로 선출됐고, 이어 나경원 전 의원(36.31%), 조은희 서초구청장(16.46%), 오신환 전 의원(10.39%) 순이었다.
지난달 당원 20%, 시민여론조사 80%로 진행된 1차 컷오프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선두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서 당원 투표에선 나 전 의원이 앞섰으나 시민여론조사에선 오세훈 전 시장이 약간 앞섰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최종 경선이 100% 시민여론조사로 진행되면서 오 전 시장에게 좀 더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오세훈 전 시장의 후보로 선출된 데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갖고 있는 '비호감'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더 커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의 '인지도'는 여야 정치인들 중 꽤 높은 편이긴 하지만, 반대로 그에 대한 비토여론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가 그동안 숱한 막말 사건과 행동들, 그리고 비리 의혹들로 구설에 올라서다.
그리고 자신이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할 당시, 걸핏하면 장외투쟁을 주도하며 '비호감' 이미지를 더 키운 측면도 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비호감' 이미지를 의식한 듯, <TV조선> 예능에도 출연하며 시민들에게 자신을 좀 더 부드럽게 보이려는 시도를 한 듯하나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또 나 전 의원이 내놓은 공약들로 인해 '나경영' '허경원'이라는 호칭을 얻은 점도 커 보인다. 그가 “서울에서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면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한 직후, 그에겐 '나경영'이라는 호칭이 바로 붙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내세운 공약하고 다를 게 뭐냐라는 반응이 이어졌던 것이다. 그는 이후에도 서울 마포구 상암에 100층 이상의 랜드마크와 수색에 제2의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건설하겠다고 하는 등, 각종 선심성 공약들을 냈다.
그는 줄곧 문재인 정부를 향해 "포퓰리즘 정책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로 가는 초특급 열차를 타고 있다"라고 억지성 비난을 앞장서서 쏟아낸 바 있는데, 정작 자신이 포퓰리즘·선심성 공약을 쏟아냈던 것이다. 그렇게 공약은 열심히 발표했지만, 그 공약을 실현할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 제시는 없었다.
그래서 후보 토론회에서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전체 공약 실천하려면 15조원에서 17조원이 더 든다"라며 직격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 전 의원은 "전체 예산은 계산하지 않았다"라고 답해 공약 실천 가능성에 크나큰 의문만을 남겼던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이 최종후보로 선출된 데 대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조은희 후보 공이 컸다. 오세훈 토론 실력도 나경원을 드러나게 만들었다"라며 "이변의 시작"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이변을 만드려고 있는 거죠? 선거는 기적을 탄생시키는 사람들의 축제"라고 강조했다. 김진애 후보의 경우에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지난 2일 '단일화'를 적극 요구하면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한편, 오세훈 전 시장은 후보 수락연설에서 "지난 10년 동안 많이 부끄러웠다. 나는 참 여러가지로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며 "이렇게 다시 한번 열심히 뛰어서 서울시민을 위해서 열심히 뛰라는 채찍질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무릎까지 꿇으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지, 10년만에 제자리를 찾으러 도전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오세훈 전 시장 입장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최종 단일화 경선을 치를 예정이라, 아직 본 선거에 나갈 수 있을지 확정된 것이 아니다. 게다가 단일화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안철수 대표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인 만큼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