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네이버, 48:3으로 보수에 치우친 뉴스 운영..이 정도라니?"
진보언론 기사만 봤는데 추천은 보수언론..네이버와 다음 포털 알고리즘 논란
[정현숙 기자]= MBC '스트레이트'는 '네이버'의 모바일 뉴스서비스 알고리즘이 보수 성향의 언론사를 더 많이 추천해 보수 성향 편중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기사 노출 비중은 48% 대 3.6%였다. '다음' 모바일 역시 진보언론 기사 노출 비중은 3.5%에 불과해 양대 포털이 보수매체의 기사 위주로 편향됐다는 세평이 맞았다.
7일 매체가 지난 1월 8일부터 2월 7일까지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앱 뉴스 편집을 분석한 결과, ‘MY뉴스’ 최상단 7개 뉴스에 노출된 언론사는 중앙일보(15.6%), 연합뉴스(13.8%), YTN(6.6%), 조선일보(5.4%), 한국경제(4.3%) 순이었다.
‘MY뉴스’에 채택된 기사 전체를 언론사별로 모았을 때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 보수언론의 점유율이 전체의 48.0%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아울러 보수에 가까운 '연합뉴스' 등 통신 3사가 24.4%, KBS 등 공중파 방송사와 '한국일보' 등을 포함한 중도성향의 매체는 23.9%였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 진보매체의 점유율은 전부 합쳐도 3.6%에 불과했다.
네이버는 앞서 “기사량이 많은 언론사가 노출이 많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스트레이트팀이 네이버 기사 송고량과 노출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MY뉴스’ 점유율 1위 언론사인 중앙일보의 기사 송고량은 21개 언론사 중 14위였다. 점유율 4위 조선일보는 기사 송고량 18위였으며 점유율 9위 동아일보는 송고량 16위였다.
하지만 송고량 19위인 경향신문은 점유율 19위로, 송고량 18위인 조선일보가 점유율 4위를 차지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구독자 수도 상관이 없어 보였다. 구독자 수가 전체 언론사 10위인 한겨레도 기사 점유율에 영향력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MY뉴스는 인공지능이 임의로 기사를 추천하되 구독자 수 많은 언론사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라고 답했다. 보수 언론사 뉴스 편중 현상에 대해 “뉴스추천 알고리즘에서 매체 성향은 분류하지 않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네이버는 진보성향의 기사를 보는 이용자에게 보수성향 기사를 추천했다. 스트레이트팀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기사만 보는 보수성향 ID 2개와 경향과 한겨레만 보는 진보성향 ID 2개를 만들어 2주간 분석한 결과 네이버는 진보성향 ID에 연합뉴스, 중앙일보, 조선일보, KBS 순으로 기사를 추천했다.
이같은 결과는 정치기사로 한정하고 조사기간을 3주로 늘렸을 때 더 심해졌다. 진보성향 ID는 뉴스1, 연합뉴스, 국민일보, 데일리안, 중앙일보 순으로 기사를 추천받았는데 이 중 데일리안은 극우에 가깝고 중앙일보는 극보수 성향이다. 스트레이트팀은 “보수언론 기사만 봐도 보수와 중도언론 기사를 추천하고 진보언론 기사만 계속 봤어도 보수와 중도언론 기사만 올라왔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상지대 송경재 상경학부 교수는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이고 지난 3년 동안 '인공지능을 통해 뉴스 기사 배열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선전해온 것들이 전부 다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 데이터상에 나타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전 MBC 방송 사장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8일 페이스북에서 "네이버가 48:3으로 보수에 치우친 뉴스 운영을 하고 있다는 소식, 놀랍다"라며 "원래 네이버가 보수 편향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라니?"라고 충격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네이버는 '구독자수가 많은 언론사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는데, 보수언론의 구독자수가 많지 않아서 그 설명도 말이 안되고, 기사량이 많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라며 "진보 성향의 구독자에게도 보수나 중도 성향 언론의 기사만 추천해주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한 것일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중대한 문제이니 네이버가 더 자세히 설명해야겠고, 국회에서도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네이버·다음 모두 “뉴스서비스는 사람의 주관적 개입을 배제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동배치한다”라고 주장해왔지만, 알고리즘 설계의 ‘공정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