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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의당 차기 당대표 "민주당 후보 당선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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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의당 차기 당대표 "민주당 후보 당선되면 안 돼", 국힘이나 안철수가 더 낫다?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03/09 14:52 수정 2021.03.09 15:31
이젠 '국민의힘 2중대' 선언? 그들의 기둥이었던 故 노회찬 떠난 이후 '정체성' 상실한 정의당

정의당이 '노회찬' '전태일' '노동자' 모두 입에 담아선 안 될 이유들, 본질은 '조선일보'처럼 왜곡만
추미애 '검찰개혁' 드라이브엔 늘 딴죽, '검찰당 대표' 윤석열의 '선택적 수사' '측근 감싸기' 등엔 침묵
노동 법안 제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법 기술자'들의 '전관비리' 막는 것이거늘, 그들 메시지에 전혀 공감 못한 이유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비록 정의당은 당대표 성추행 사건의 도덕적 책임을 지고 후보불출마 방침을 결정했지만, 가치의 불출마까지 접은 것은 아닙니다. 민주당 자치단체장의 성폭력으로 발생한 선거에서 다시 민주당 서울시장, 부산시장이 탄생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여영국 전 정의당 의원, 9일 기자회견 중)

정의당 당대표 단독 후보로 나선 여영국 전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서울·부산시장이 탄생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오세훈·박형준)나 국민의당 후보(안철수)가 당선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박영선·김영춘)가 당선되는 것보다 낫다는 공개적인 선언인 셈이다. /ⓒ 연합뉴스
정의당 당대표 단독 후보로 나선 여영국 전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서울·부산시장이 탄생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오세훈·박형준)나 국민의당 후보(안철수)가 당선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박영선·김영춘)가 당선되는 것보다 낫다는 공개적인 선언인 셈이다. /ⓒ 연합뉴스

정의당 당대표 단독 후보로 나선 여영국 전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비대위원장이 되겠다”며 당선 즉시 대선·지방선거 준비단을 꾸리고, 새로운 의결·실행기구 신설을 위해 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를 폐지하는 등 재창당에 버금가는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영국 전 의원은 “반보수 민주대연합의 시대는 끝났다. 양당의 기득권체제를 혁파하기 위해 반기득권 정치동맹으로 한국 정치의 판을 갈겠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거리두기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가덕도 신공항을 여당이 적극 추진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과 '굳건한 동맹 관계'를 형성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그러면서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서울·부산시장이 탄생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비록 당대표 성추행으로 후보 불출마 방침을 결정했지만, 가치의 출마까지 접은 게 아니다. 반기득권 정치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오세훈·박형준)나 국민의당 후보(안철수)가 당선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박영선·김영춘)가 당선되는 것보다 낫다는 공개적인 선언인 셈이다. 이들 외 제3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8개월이 되도록 증거가 나온 것이 없는,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역시 계속 사실로 단정지으며 '부관참시'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의 벗'이었으며 정의당의 기둥 역할을 했던 故 노회찬 전 의원, 그는 과거 삼성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했다가 검찰의 보복에 의해 기소돼 의원직을 잃어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했고, 2018년 여름 허익범(드루킹) 특검팀의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결국 목숨까지 잃었다. /ⓒ 연합뉴스
'노동자의 벗'이었으며 정의당의 기둥 역할을 했던 故 노회찬 전 의원, 그는 과거 삼성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했다가 검찰의 보복에 의해 기소돼 의원직을 잃어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했고, 2018년 여름 허익범(드루킹) 특검팀의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결국 목숨까지 잃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보다 더불어민주당이 더 문제라는, 정의당의 현 사고를 사실상의 차기 당대표가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정의당의 정체성은 그들의 기둥이었던 故 노회찬 전 의원이 세상을 떠난 이후 계속 구설에 올랐다. 그들은 노회찬 전 의원이 왜 세상을 떠나야만 했는지 완전히 잊은 듯한 행동만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노회찬 정신'을 운운하고 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지난 2005년 공개된 '삼성X파일'에 등장한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했다가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는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됐으나 이듬해 초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며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렇게 검찰의 보복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한 노 전 의원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든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2016년 20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민간단체인 경공모(드루킹 일당의 경제적공진화모임)로부터 4천만원을 받았다. 

그러한 이유로 노회찬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드루킹 특검으로부터 수사대상에 올랐고, 그 과정에서 언론에 망신주기식 피의사실이 공표됐다. 그 과정에서 노 전 의원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큰 충격을 안겼다. 노회찬 전 의원이 검찰에 의해 희생당했다는 점을 안다면, 이들은 더 적극적으로 정치검찰들을 꾸짖고 '검찰개혁'을 외쳐야 정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추미애 전 장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정의당은 늘 딴죽만 걸어왔다. 이들은 검찰개혁이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이 벌이는 권력투쟁이라며 <조선일보>처럼 본질을 왜곡해왔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짚지 않으며, 추 전 장관의 표현에만 "꼰대 스타일"이라고 시비를 걸었다.

정의당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딴죽만 걸었다. 이들은 검찰개혁이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이 벌이는 권력투쟁이라며 '조선일보'처럼 본질을 왜곡해왔다. 그리고 '검찰당 대표' 윤석열 전 총장의 행동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으며 추미애 전 장관에게만 화살을 돌려왔다. /ⓒ MBN
정의당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딴죽만 걸었다. 이들은 검찰개혁이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이 벌이는 권력투쟁이라며 '조선일보'처럼 본질을 왜곡해왔다. 그리고 '검찰당 대표' 윤석열 전 총장의 행동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으며 추미애 전 장관에게만 화살을 돌려왔다. /ⓒ MBN

그리고 총선 직전에는 청년 후보들이 "조국 전 장관의 임명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 깊이 반성한다"며 조국 전 장관을 향해서도 화살을 날렸다. 조국 전 장관은 과거 노회찬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을 정도로 가까웠는데도 말이다.

반면 윤석열 휘하 검찰의 '검언유착' 언론플레이와 멸문지화·먼지털이식 수사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았고, '검찰당 대표'로 불리웠던 윤 전 총장이 장모·배우자가 관련된 온갖 비리 사건이나 나경원 전 의원, 조선일보 방씨일가 등의 비리 사건 등은 손도 안 대는 데 대해서도 역시 침묵했다. 

지난해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포함한 '전태일 3법'을 처리하겠다고 목소릴 높여왔다. 한 해 2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한다는 열악한 노동현실에 충분히 필요한 법안이고 강하게 제정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법안만 발의해서 통과되면 만사 오케이일까? 

노동자의 삶이 보호받으려면 부당노동행위를 행한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검사가 사건을 수사한 뒤 책임자를 기소해야지만 가능하고, 또 재판에서 판사가 유죄 판결을 내려야 가능하다. 그런데 아무리 부당노동행위 내용이 가득 담겨 있는 고소장·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되어도 검사가 이를 무시해 버린다면? 어떻게 처벌할 방법이 없다. 또 책임자가 판검사와 인맥이 깊은 전관변호사를 써서 얼마든지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빠져나갈 수도 있다.

사측이 벌이는 부당노동행위 중 90% 이상은 무혐의처분을 받곤 한다. 그만큼 '법 기술자'들이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얘기다. 법안만 제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 MBC
사측이 벌이는 부당노동행위 중 90% 이상은 무혐의처분을 받곤 한다. 그만큼 '법 기술자'들이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얘기다. 법안만 제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 MBC

오히려 법안 통과보다 판검사와 전관 변호사같은 '법 기술자'들의 장난을 막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다. '법 기술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힘없는 노동자들을 절대 보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태일 열사의 외침인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을 전혀 기억하지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이 없어서가 아닌, 법 기술자들의 '전관비리' 등으로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아서 노동자들이 혹사당했다는 사실을 왜 무시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전태일 열사의 메시지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에, 이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 구호에 공감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흥미로운 여론조사가 하나 발표됐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의 정계 진출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48.0%,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6.3%로 비슷했다. 그런데 정의당 지지층에선 '적절하다'는 의견이 52.4%에 달해 '부적절하다'(28.0%) 의견에 거의 두배에 달했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정의당은 윤석열 휘하 검찰의 '검언유착' 언론플레이와 멸문지화·먼지털이식 수사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았고, '검찰당 대표'로 불리웠던 윤 전 총장이 장모·배우자가 관련된 온갖 비리 사건이나 나경원 전 의원, 조선일보 방씨일가 등의 비리 사건 등은 손도 안 대는 데 대해서도 역시 침묵했다. /ⓒ 연합뉴스

비록 표본이 얼마 되진 않지만, 정의당 지지층의 현 생각이 어떠한지 단적으로나마 알려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사이에서, 정의당은 분명 추 전 장관을 더 비난하고 다녔다. 그러니 이런 여론조사 결과도 별로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상의 차기 당대표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낫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세상을 떠난 뒤 정의당의 현 흐름에 대해, 지난해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의당도 민주노총도 번지수를 잃은 느낌이다. 정의당은 국민의힘 2중대의 길로 가고 있고 민주노총은 대중성을 버리고 있다"고 했는데, 범민주 진영에서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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