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소장 "이명박근혜 사면 건의하겠다고 해서 평지풍파 일으킨 것 외엔, 아무것도 한 일 없다. 촛불시민 염원에 염장"
"가까스로 얻어낸 개혁법안들은 모두 젊은 초선의원들의 파이팅으로 만들어져, 이낙연과 지도부는 미적거리기만"
분명 '개헌 빼고 다할 수 있는' 의석인데, 검찰·법원·언론 개혁 법안들도 아직 미진.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고집도 큰 구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이낙연에게]
나는 이낙연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싶다. 이명박근혜를 사면 건의하겠다고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일을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뒤바꿨다. 한 점 부끄러움도 없이.
180석의 민주당을 이어받은 이낙연이 한 일은 뭔가? 촛불시민들의 염원에 염장을 지른 것 이외에 뭐가 있는가? 가까스로 얻어낸 개혁법안들은 모두 젊은 초선의원들의 파이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낙연과 지도부가 오히려 미적거리면서 개혁을 저지하려고 할 때,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시민들이 합세하여 얻어낸 것들이다. 통과된 개혁법안들 중에도 이낙연과 지도부의 의도 때문에 후퇴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조금 더 정직해져야 한다."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 소장, 9일 페이스북)
차기 대선을 노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대권 도전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낙연 대표의 퇴임은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 놓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른 것으로, 대표 및 최고위원 등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선 예정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29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지 반년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낙연 대표의 직전 대표들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나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엔 2년의 당대표 임기를 모두 채운 바 있어, 이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앞으로 대표 권한대행은 당헌당규에 따라 김태년 원내대표가 당분간 맡는다.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전국대의원대회는 오는 5월 중 열릴 예정이며, 4.7 재보궐 선거까지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퇴임사에서 "대표로 일한 기간은 짧았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라며 "수십년 동안 역대 정부가, 특히 민주당 정부마저 하지 못한 공수처 설치, 검찰 경찰 국정원 개혁,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켰다. 노동존중사회로 가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고, 지방자치법도 32년만에 전부 개정했다"고 자찬했다.
그는 제주 4.3특별법 전면개정과 5.18 관련 3법 개정 등도 대표시절 얻은 성과로 들었다. 그는 아울러 "당정청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코로나19 국난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도 매우 소중한 성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낙연 대표의 차기 대선 지지율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낙연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총리를 지낼 땐, 압도적으로 차기 대권주자 1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가 국회에 다시 재입성할 때도 어느 정도 유지됐지만 이후 조금씩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시민들이 관심갖는 사안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이슈를 주도하지 못하고 또 명확한 입장을 내지도 않았으며 '엄중' 모드를 지켜오곤 했다.
그가 지난해 8월 당대표로 선출됐을 당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과 언론, 야당 등에 집중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당대표로서의 역할은 미지근했다. 거대여당의 대표라면 지지층이 염원하는 검찰, 법원, 언론 등을 개혁할 법안들을 주도해서 조속히 통과시켰어야 했다. 그래야 반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아, 당내 지지층의 반발을 조금씩 불러오곤 했다. 사실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여당이면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으며 법안들을 조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음에도, 그는 '엄중한' 태도를 지키며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의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지지율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역전을 당했다. 특히 지난해 말 '검찰당 대표'로 선택적 수사를 해오던 윤석열 전 총장, 그리고 판사들까지 가세한 '법조 쿠데타' 시도에 이 대표가 앞장서 대처하는 모습은 없었다.
이낙연 대표가 총리 시절 시원스럽게 답변을 했듯 지지층이 원하는 개혁 법안들에도 시원시원하게 속도를 냈다면, 국민의힘의 '발목잡기'로 반년 동안 출범이 미뤄진 공수처도 지금보다 더 개혁적으로 구성됐을 것이고 제대로 된 조직까지 갖춰졌을 것이다. 그리고 검찰과 법원, 그리고 '신뢰도 꼴찌'인 언론을 향한 개혁 법안들도 속전속결 통과됐다면, 당의 지지율도 역시 총선 직후처럼 고공행진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리더십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올해 첫날 뜬금없이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꺼내들어 다른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이에 당연히 당안팎의 반발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셌다. 이낙연 대표는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꺼내든 데 대해 "코로나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해결해 가는데 국민의 모아진 힘이 필요하다"며 '국민 통합'을 이유로 꺼냈으나, 그런 발언에 공감하는 지지층은 거의 없었다.
이명박근혜는 자신들의 죄과에 대해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으며, 반성한 적도 없다. 사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체(4자방) 비리부터 세월호 사건의 진실에 전방위적인 사찰 건 등 밝혀내야할 것들이 아직도 넘쳐나서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할 가능성도 없는데, 당대표에 있는 인물이 공개적으로 언론에 이를 흘려 언론과 야당에 먹잇감을 던져준 셈이라 반발은 더욱 거셌다. 지지층은 더 나아가 이 대표가 그동안 했던 발언들과 행적들을 다시 조명하면서, 그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렸다.
또 '재난지원금' 지급 이슈에 있어서도 '전국민 지급'이 아닌 '선별지급'을 앞장서서 외쳐 관철시킨 대표적 인물이 이낙연 대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재난지원금 지급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만족했는데, 선별 지급한 2,3차 재난지원금 같은 경우엔 부작용이 터져나왔고 효과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미 예상됐던 문제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별 지급'으로 방침을 정할 경우, 지급대상과 기준을 정하는 것부터가 정말 골치아픈 일이다. 이 사람이 정말 빈곤층인지, 그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자신은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배제되고, 다른 사람은 받게 된다면 '저 사람만 힘든가, 내가 더 힘든데'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또 공무원들이 일일이 선별 작업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수밖에 없어 곧바로 지급될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정작 지원이 절실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제대로 골라내지 못할 가능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증빙해야할 서류들도 여러 가지다. 그래서 신청하고도 수개월째 받지 못한 사람들까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힘든 층에게 '두텁게' 지원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선별지급은 문재인 정부 붕괴만을 고대하는 <조선일보>와 같은 수구언론과 국민의힘 측에서 내놓은 주장과 같은데, 왜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갔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 '선별지급' 방식을 고집한 이낙연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것이다.
이낙연 대표의 퇴임에 대해,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 소장은 페이스북에서 "나는 이낙연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싶다"며 "이명박근혜를 사면 건의하겠다고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한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많은 법안이 통과됐다'고 자찬한 데 대해서도 "모든 일을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한 점 부끄러움도 없이 뒤바꿨다"라고 질타했다.
최동석 소장은 "180석의 민주당을 이어받은 이낙연이 한 일은 뭔가? 촛불시민들의 염원에 염장을 지른 것 이외에 뭐가 있는가"라고 따져물으며 "가까스로 얻어낸 개혁법안들은 모두 젊은 초선의원들의 파이팅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낙연과 지도부가 오히려 미적거리면서 개혁을 저지하려고 할 때,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시민들이 합세하여 얻어낸 것들이다. 통과된 개혁법안들 중에도 이낙연과 지도부의 의도 때문에 후퇴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조금 더 정직해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공수처 출범도 예상보다 크게 늦춰졌고, 기대했던 조직이 갖춰졌는지도 의문이다. 공정경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에도 당초 원안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평이 쏟아진다. 그리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및 검찰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넘기는 것도 당내 초재선 개혁 성향 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는 일이다. '박근혜 세월호 7시간'을 감추려 재판에 개입한 임성근 부장판사를 국회에서 탄핵한 것도 초선인 이탄희 의원이 주도한 일이지, 당 지도부가 무언가 역할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낙연 대표의 거대여당 대표로서의 지난 반년을 보면, 기대와는 달리 실망스럽다는 평이 지배적인 듯하다. 그는 '신복지제도'라는 것을 자신의 정책으로 꺼내들었다. 그는 이를 소득·주거·노동·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 8개 분야에서 국가가 보장해야 할 최저기준과 국가가 국민과 함께 지향해야 할 적정기준을 설정해 지향하는 종합적 복지제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의 대선 행보를 하면서, 과거의 높았던 지지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