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황태자'로 불리며 대선후보까지 지냈던 정동영, 그러나 정작 盧 전 대통령에 어떻게 대했나?
김한길이 들어간 당은 반드시 '풍비박산'난다는 법칙, 그가 주도했던 '당깨기' 막장행보와 '흔들기'
'지분 나눠먹기' 요구하다 탈당해 안철수 따라갔던 정대철, 그러더니 지난해부터 동교동계와 '복당' 시도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언론이 말하는 윤석렬님이 만난 사람들] 안철수·김한길·정대철·정동영… ( )에 들 분들도 꽤 있겠죠? ㅎㅎ 유유상종의 법칙…"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10일 페이스북)
최근 <TV조선> <채널A> 등 종편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들어 만나고 다니는 정치권 인사들을 흘리고 다녔다. 이들 수구언론들은 윤 전 총장이 만난 이가 '여권의 거물급 인사'라고 소개했는데, 그들이 전한 단서로 추측할 수 있는 이들은 정대철 전 의원, 김한길 전 의원, 정동영 전 의원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지 벌써 5년 이상씩 지났다. 이들은 2016년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옛 국민의당이 창당할 당시 합류한 바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소속은 야권이지, 절대 여권 소속이 아니다. 그런 기준대로면 안철수 대표도 여권이고, 자신을 '원조 친노'라고 강변하는 조경태 의원도 여권인가? 이들 수구언론들은 여야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정동영·김한길 전 의원과 윤석열 전 총장과의 인연이 매우 끈끈하다는 설이 흘러나와 현재 많은 언론들이 주목했다. <동아일보> 출신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구체적인 설을 소개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이 김한길, 정동영 등 비문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계개편 가능성도 예상된다"며 이들의 친분은 2013년부터라고 했다.
조수진 의원에 따르면 2019년 9월 신임 검찰총장이 된 윤석열 전 총장은 당시 민주평화당 대표였던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 “여주지청장 시절 검찰에 사표를 내려고 했다. 그러나 정동영 대표님 등 여러분 만류 등을 참고해 참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43대 검찰총장으로서 대한민국 검찰이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검찰로 거듭날 계기를 맞았다. 최적의 수장을 맡았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또 윤석열 전 총장과 김한길 전 의원의 인연에 대해선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건을 들었다. 당시 윤석열 전 총장(당시 여주지청장)은 국정원 댓글수사를 하다 팀에서 배제된 바 있는데, 그해 국정감사에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국정감사 출석이 불투명했으나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김한길 전 의원이 “국감에서 (윤 전 총장의) 증언이 나오면 즉시 국감을 중단한다.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총력 투쟁하자”고 제안했는데, 윤 전 총장의 출석으로 김 전 의원은 의원총회를 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한길 전 의원에 대해선 "야당 당수 김철의 아들로, 정치권의 대표적 책사인 김한길은 제도권 바깥에서 계파, 정파, 정당과 관계없이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반문(反文)’이 고리"라고 평가했다. 또 조 의원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 사퇴 직후 정대철 전 의원은 자신에게 "정동영과 통화해봐요. 윤석열과 아주 끈끈하니까"라고 말했다. 정대철 전 의원은 또 "김한길의 움직임을 잘 봐라. 윤석열과 문자를 주고받는 걸 직접 여러 번 봤다"고 언급했다.
'동교동계' 출신인 정대철 전 의원 역시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사이라고 조 의원은 평가했다. 그는 "정대철과 윤석열의 인연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한)박영수 특검과 무관치 않다"라며 "박영수는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을 이끌어왔고, 정대철은 김대중 정부 때 ‘검사 박영수’를 대통령 비서관으로 추천한 인연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며 오래된 인연이 있다고 알렸다.
윤석열 전 총장과 끈끈하다고 전해지는 정대철 전 의원, 김한길 전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등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받는 평가는 어떠할까? 우선 정동영 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열린우리당 의장(대표)과 통일부 장관(부총리급) 등을 지냈으며, 무엇보다 그는 17대 대선 후보였다. 그렇게 참여정부의 온갖 혜택은 받았으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앞장섰다. 참여정부 말기부터 참여정부의 업적은 언급 않고, 한나라당 이상으로 비난에 앞장선 바 있다.
특히 그가 내세운 대선 전략도 형편없었다. 자신의 정책이나 비전 등에 대해서는 거의 제시하지 않고, 상대 후보인 이명박의 'BBK 주가조작 사건'만 계속 물고 늘어졌다. 그런 네거티브에만 집착하는 모습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크게 실망하고 식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선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결국 500만표가 넘는 차이로 대패하고 말았고, 이명박에게 쉽게 정권을 헌납했다.
참여정부의 많은 혜택을 받으며 '황태자'라고 불리웠던 그는 정작 자신이 소위 '친노의 희생양'이라고 목청 높여왔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10년 친노패권정치는 정동영 죽이기"라고 적극 반발해왔다. <조선일보> 등이 앞장서서 만든 '친노패권' 프레임을 그대로 써먹었던 것이다.
그는 이명박 정권하에선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에 참가하고, 대학생들이 주도한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하는 등 갑자기 진보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후 2015년 초에는 당(새정치민주연합) 내부 문제를 제기하며 탈당하고 국민모임(창당준비위원회)에 합류, 그해 4월 29일 재보궐선거 관악을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그렇게 진보적 목소리를 내오더니, 결국 이듬해 정계복귀하면서 합류한 정당은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었다. '극중주의'를 강조하며 양당 사이에서 양비론만 펴온 안철수 대표와 정치적 지향점이 같을 리 없음에도 그러했다. 그는 2016년 총선에선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주병 지역구에 출마,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그러나 이후 국민의당에서 그의 정치적 존재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당 분열 이후 민주평화당 당대표를 맡았으나, 당의 지지율은 전국적으론 고작 2% 내외를 오갈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고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도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다시 출마했으나 32.04%를 득표하는 데 그쳐, 상대 후보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66.65%)의 반절도 득표하지 못하며 낙선했다. 과거 거대 여당의 대선후보였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정동영 전 의원이었지만, 이젠 '거물 정치인'이 아닌 '흘러간 정치인'에 불과하다.
또 김한길 전 의원의 경우, 조수진 의원은 '정치권의 대표적 책사'라고 표현했지만 과연 그러할까? 김한길 전 의원에 붙은 별명은 정당 브레이커(당깨기 전문가, 정당 분쇄기)다. 김한길 전 의원은 당을 수없이 '쪼개는' 데에 있어 엄청난 수완을 발휘하곤 했다. 본인의 계파를 형성한 뒤, 기존의 당 지도부를 사정없이 흔들어 결국 당을 쪼개곤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당권을 차지하는데만 골몰해왔다. 그러다 자신이 선거 참패 등으로 대표직에서 밀려나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왔다.
그의 '당깨기' 대표적 사례는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벌어진 열린우리당 집단탈당 사태다. 그는 2007년 2월 직전까지 원내대표를 지내고 있었던 그는 같은당 의원 22명과 당을 집단탈당, 집권말기로 접어든 노무현 당시 대통령 등에 칼을 꽂았다.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노무현 시대는 이제 끝났다' '무능한 오만'이라고 저격했다.
그는 그로부터 3개월 뒤 의원 19명과 함께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해 대표직을 맡았다, 그 다음 달인 그해 7월엔 민주당(새천년민주당 후신)과 합당해 '중도통합민주당'을 구성했다. 그는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그해 8월 3일 중도통합민주당을 의원 18명과 함께 집단탈당, 이틀 뒤인 8월 5일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김한길 전 의원의 당시 6개월간 행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6개월만에 탈당 2번과 합당 1번을 통해 4개의 당적(열린우리당 → 중도개혁통합신당 → 중도통합민주당 → 대통합민주신당)을 보유하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라 '도로민주당'이라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었다.
이 과정에서 황당한 촌극들이 벌어졌다. 당시 김한길 전 의원처럼 탈당과 입당을 반복하는 의원 중에는 자신이 도대체 어느 당적을 가졌는지조차 몰라 국회에 문의하거나 입당하지도 않은 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는 어이없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김한길 전 의원이 주도한 정치적 막장행위에 시민들이 보였을 반응은 뻔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 크게 힘만 실어주는 꼴이었다. 그는 대선 패배 이후 "오만과 독선의 노무현 프레임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데 책임을 느낀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끝까지 비난했다.
그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 등에 칼을 꽂은 이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선 "난 누구보다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어이없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었다. 그가 뜬금없이 '노무현 팔이'를 한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치인을 공격하려는 속내가 있다.
지난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았을 당시, 자신의 계파 의원들과 호남계열 정치인들, 안철수 대표, 조경태 의원 등과 함께 당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정작 자신이 당대표를 맡았을 때(2013년 초~2014년 여름)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눈치나 보는 듯한 행보만 보이며 무기력의 극치를 보이곤 했었다.
그가 당 대표를 할 당시 100석을 훌쩍 넘기는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특히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돌려막기 전략공천'이라는 어이없는 사태까지 일으키며 대참패,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외치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힘을 빼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김한길 전 의원이 몸담고 있는 정당은, 그의 명성대로 당이 늘 '풍비박산'이 났다. 그래서 그에게 '당깨기 전문가' '정당 분쇄기'라는 별명이 붙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몸담았던 옛 국민의당도 역시 풍비박산났으니 말이다. 완전한 '정치적 퇴물'이라고 해도 다름없거늘, 수구언론들은 그를 마치 대단한 책사라도 되는 듯 표현한다.
김한길 전 의원의 그 '당깨기 신공'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전염됐다해도 과언 아니다. 안철수 대표의 지난 9년간 정치이력을 보면, 두 번이나 ‘창당➝합당➝탈당’을 반복한 데 이어 또 창당을 했으니.
그러니 정동영·김한길 전 의원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10년 암흑기(참여정부 후기부터 20대 총선 전까지)를 주도한 '양대 산맥'이라고 호칭해도 절대 과언 아니다. 또 정대철 전 의원의 경우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았던 시절, 상임고문으로 재직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툭하면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김한길 전 의원처럼 '흔들기'에 앞장선 바 있다.
그는 특히 "옛날에는 주류가 정권을 잡으면 비주류를 대접해서 함께 더불어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의견을 중시하고 당직 같은 것도 일부 줬다. 6대 4나 7대 3으로"라며 소위 '지분 나눠먹기'를 문 대통령에 요구하기까지 했었다.
정대철 전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따라 옛 국민의당에 갔다가 민주평화당으로 갔다가 다시 탈당하는 철새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지난해 동교동계 인사들과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꾸준히 타진해왔다. 이에 적잖은 당내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온갖 험담을 쏟아내 당에 흠집을 내는 데 앞장서놓고는, 무슨 자격으로 다시 돌아오려고 하느냐는 것이었다. 만약에 복당하기라도 하면 자신들을 '정치 원로' 대접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며, 당내에서 또 분란을 일으킬 게 분명해보이기 때문이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왕의 관상'이라고까지 하며 띄워주는 언론들은 과거 민주당 탈당 세력들이 윤 전 총장의 현재 조력자임을 분명 밝히고 있다. 그 '조력자'들은 분명 더불어민주당의 오랜 암흑기를 주도했던 이들이다. 이들이 '검찰당 대표'의 옷을 벗고 자연인의 신분으로 정치행보에 시동을 건 윤석열 전 총장과 이들 '조력자'와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