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끝나지 않은 전세계적 초대형 재난을 '선거 유불리'와 연관 짓다니, "참담하고 저급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고통이 한낱 야권의 꽃놀이패냐. 세계 곳곳에서 사망자 얼마나 많은데"
그의 경쟁자인 오세훈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부잣집 자녀는 '자제분', 가난한집 자녀엔 '아이' 호칭 구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저는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기를 정말 간곡하게 바랍니다.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것이 작년 총선 생각이 납니다. 작년 총선 한 달 전에 코로나19로 야권 분위기가 얼마나 좋았습니까? 그런데 그 이후에...
김현정 앵커 : 코로나19로 야권 분위기가 좋았다는 건 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안철수 대표 : 다시 말씀드릴게요. 작년 총선 직전에 코로나19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굉장히 높고 그래서 야권에 대한 지지가 높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현금 살포를 포함해서 야권이 참패를 했지 않습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LH 사태로 야권이 일시적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변화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후보)가 "작년 총선 한 달 전에 코로나19로 야권 분위기가 얼마나 좋았습니까"라고 말했다가 큰 구설에 올랐다. 그는 황급히 발언을 정정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국민의힘 후보)와과 서울시장 야권 후보단일화에 나선 안철수 대표는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자 대결(더불어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후보)로 가도 국민의힘이 이길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기를 정말 간곡하게 바란다"라고 말한 뒤 이같이 답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확산됐던 것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게 선거 호재였다는 셈이다. 코로나 방역에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거늘, 특히 셀 수 없이 많은 희생자가 나온 외국은 더 피해가 막심하거늘, 아직 종식될 날이 언제인지 기약하기도 어려운데 이를 어떻게 '선거 유불리'랑 관련 짓는 것인지 심할 정도로 의문스러운 대답이었다.
안철수 대표의 이런 실언은 무의식 중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본심이 튀어나온 것"이라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 중 부잣집 자녀를 '자제분'에 비유하고 가난한 집 자녀는 '아이'에 비유했다가 구설에 오른 상황인데, 그와 단일화 경쟁자인 안 대표까지 역시 구설에 오른 것이다.
이같은 안 대표의 실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선 "입에 담지도 못할 참담한 말을 내뱉었다. 서울시장 후보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꾸짖었다.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안철수 후보의 발언은 그의 (1년전 대구에서의 코로나 진료)자원봉사가 진심이었는지까지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1년이 조금 지났지만, 아직도 코로나19로 인한 집단감염이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일주일 평균 4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사망자도 셀 수 없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지적했다.
허 대변인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힘겹다고 하신다. 정부의 재난지원금마저 ‘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했던 분께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한낱 야권의 꽃놀이패쯤으로 여기는 발언을 하다니, 안철수 대표의 인식 수준이 참으로 저급하다"라고 질타하며 안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