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억대 프리이엄 확실한데 고작 500만원, 700만원만 받고 쿨하게(?) 넘긴 '대인배' 정체?
'재혼가정 감수성' 들으니, 바로 떠오르는 '성인지 감수성' '2차 가해' 드립. 그가 조국 향해 했던 말은?
'의붓아들'이면 내 아들 아닌 아내의 아들? 그럼 그 아들은 아버지를 '엄마의 남편'이라 부르나?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아내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조형물 설치 사업을 재하청받아 진행했지만, 오히려 원청업체로부터 대금도 받지 못하고 있어 피해를 보고 있다. 피해자를 특혜 수혜자로 둔갑시키는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검증해야 할 사람은 박형준이지 그들이 아니다. 재혼 가정에 대해서 좀 더 감수성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19일 기자회견 중)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전 의원과 관련, 각종 비리 의혹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면서 '이명박형준'이라는 호칭까지 붙었다. 그와 관련된 의혹은 이명박 청와대 홍보기획관 시절 4대강 사업 반대단체 사찰 연루 의혹, 딸의 홍익대 미대 입시비리 의혹, 국회 사무총장 시절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 등이 연일 쏟아져나오며 '파도파도 비리' 의혹들이다. 여기서 가장 크게 쟁점으로 떠오른 건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2채 특혜 분양 건이다.  

박형준 전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배우자와 의붓딸이 각각 엘시티 분양권을 매수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배우자인 조모 씨가 지난해 4월 정상적인 매매 거래를 통해 구입했다고 해명했으나, 정작 조 씨에게 아파트를 판 사람은 다름 아닌 조 씨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자신과 배우자가 사는 엘시티 아파트의 전 주인은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던 셈이다.

박형준 전 의원의 의붓아들인 최모 씨는 지난 2015년 10월 28일 최초 청약이 있던 날, 분양권을 갖고 있던 이 모 씨에게 20억 2천2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기존 분양가에 얻은 웃돈(프리미엄)은 700만원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조씨의 딸이자 박 전 의원의 의붓딸인 최모 씨도 그 아래층을 역시 최초 분양자로부터 웃돈 5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20억원 가량에 구매했던 그 엘시티 한 채의 현 호가는 40억원대에 육박한다. 

결국 같은 날 엘시티 아파트 위아래 두 채가 박 전 의원의 의붓아들, 의붓딸 명의가 된 것이다. 두 채 모두 프리미엄이 억대가 확실한 로얄층임에도, 고작 수백만원만 받고 넘겼다는 것에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분양 특혜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청약 당시 언론에 나온 기사들을 찾아보면, 청약 경쟁률이 평균 17 대 1일 정도로 뜨거웠으며 엘시티 프리미엄은 최소 수천만원 대라고 나와 있다. 특히 문제의 두 채 모두 '로얄층'에 해당하며, 프리미엄은 분명 억대에 육박한다. 

아무리 못해도 당초 분양가에서 수천만원의 웃돈이 오갔다는 얘기다. 당일 계약 현장은 굉장히 북적거렸으며 당일 계약률만 50%를 넘었다고 보도됐는데, 어느 마음씨 넓은 대인배(?)가 큰 손해를 보면서까지 박형준 전 의원 아들과 딸에게 분양권을 넘겼을까? 박형준 후보 측의 "계약하는 사람이 적었다"는 말이 얼마나 설득력 있을까? 

박형준 전 의원은 1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후보 사무실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금 사는 엘시티 아파트는 아들로부터 매입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 비리와 특혜는 없었다"라고 쏟아지는 의혹들을 하나하나 부정했다. 그는 "불법 비리 특혜가 없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제 가족 사연을 드러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누구한테 (엘시티 아파트)를 샀는지 발표하지 않았다”며 군색한 발언을 했다.

그는 배우자가 아들로부터 산 로얄층에 대해 “최초 분양받은 사람은 65년생 이모씨고 부동산 소개로 아들이 분양권을 샀고, 저층이라 당시에는 프리미엄이 높지 않았다”며 프리미엄 700만원이 정당한 액수라고 하는 등, 이영복 회장 등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가진 부동산이 안 팔려 입주할 여력이 안 돼 계약금과 이자 손해를 봐야 할 형편이라, 엄마가 집을 인수했다"고 했다. 아들로부터 매매할 당시에는 최초 분양가에서 1억원을 더 얹어줬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의 해명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지는 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2016년 12월 11일자 <뉴스1>의 <"엘시티 최초분양전 로얄층 10세대 임자 따로 있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해운대에서 20년 넘게 고급아파트 분양중개업을 한 A씨는 "(부동산)시장에 나온 적이 없는 특정라인의 물건 10개가 존재한다"고 했다.

엘시티 인근에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 중인 B씨도 "시장바닥에서 저 10세대 물건은 이름만 대도 다 아는 그런 사람들이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소문만 돈다."며 "진짜 알짜배기는 '시장에 나온 적 없는 10세대'일 수 있다"고 했다. 그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로얄층' 10채 중 2채를 박형준 전 의원 일가가 구입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빼돌린 별도의 분양 물량을 박형준 전 의원이 아들, 딸 이름으로 특혜분양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언급한 뒤, "정상적 매매라면, 아들과 딸에게 고작 몇 백만원의 프리미엄만 받고 분양권을 넘긴 최초 분양자와 자금 거래 내역과 출처를 자신있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형준 전 의원은 특히 자신이 현 배우자와 재혼한 사실을 거론하며 “재혼가정에 대해 좀 더 감수성을 가져달라”며 “이번 선거 나오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혹시 내 마음에 품은 자녀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아이들 신상 털기를 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친가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형준 전 의원이 강조한 '재혼가정 감수성'이라는 신조어를 들으니, 요즘 여성단체 중심으로 외쳐대는 '성인지 감수성'이나 '2차 가해'가 바로 떠오른다. 자신의 가족이 사는 아파트가 정당하게 분양권을 사서 입주한 것인지, 혹시 자신을 통해서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닌지 등을 검증하는 것임에도 왜 '감수성'이라는 단어로 물타기를 시도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리고 '재혼가정'이면 구설이 있어도 어느 정도는 눈감아줘야 한다는 것일까? 장관 후보자도 물론 검증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340만 부산시민을 대표하겠다며 공직선거에 나선 후보자의 경우 그 이상으로 검증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박형준 전 의원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TV 토론회 등을 통해 "(배우자인)정경심 교수와 공모했는지 공모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경제적 과정에서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거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가 2019년 10월 1일자 <국민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는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검찰 수사가 인권 침해란다. 비릿한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윤석열 총장 휘하의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해 한 달 동안 70곳 이상을 압수수색했으며, 조국 전 장관 자택은 무려 11시간씩이나 압수수색한 상태였다.

이에 반해 자신을 비롯한 일가가 현재 검찰 등 수사기관의 소환조사를 받기라도 했나? 압수수색 한 번이라도 받았나? 검찰이 피의사실을 유포하며 언론플레이를 했나? 아니면 자신의 자택 앞에서 기자들이 '뻗치기'라도 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라도 하고 있나? 

박형준 전 의원은 또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화랑에서 납품한 엘시티 앞 조형물 설치 사업 관련 특혜 구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2019년 당시 엘시티 단지 안팎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세계적인 조각가이자 디자이너인 파블로 레이노소(Pablo Reinoso)가 제작하는 메인 작품 ‘Busan Infinity Lines’가 설치됐다. 제작비는 1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 작품을 조현화랑에서 납품하면서 특혜를 본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쏟아지고 있다. 

그는 "아내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조형물 설치 사업을 재하청받아 진행했지만, 오히려 원청업체로부터 대금도 받지 못하고 있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적 대응방침까지 밝혔다. 

여기서 <뉴시스> <아시아경제> <뉴스1> <매일경제> <부산일보> <노컷뉴스> <데일리안> 많은 언론보도들을 찾아보면 박형준 전 의원은 '아내의 아들'이라는 호칭을 썼다. 이에 또 구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신의 피가 섞이지 않은 '의붓아들'이면, 내 아들이 아닌 '아내의 아들'이라는 것일까? 그래서 "재혼은 했지만 아들로는 인정 못 한다인가?" "그 아들은 당신을 엄마의 남편이라고 부르는가보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