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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내곡동 땅 주택국장 전결" 큰소리 왜?..
정치

오세훈 "내곡동 땅 주택국장 전결" 큰소리 왜?

정현숙 기자 eunjong5900@hanmail.net 입력 2021/03/20 17:01 수정 2021.03.20 17:08
윤준병 "오세훈, 주택 정책을 국장이 전결? 시장이 몰랐다면 직무 유기"

이해식 "오세훈, 보고받지 않았다는 것은 손으로 태양을 가리는 일"

[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6일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강남구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땅투기 논란과 관련해  "주택국장 전결사항이라 몰랐다"라면서 "내부에서 증언이 나온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내곡동 땅을 전결했다는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본부장(원 안)과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내곡동 땅을 전결했다는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본부장(원 안)과 오세훈 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주택국장을 지냈던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국장은 19일 KBS에 "내곡지구 개발에 대해 오세훈 당시 시장에 한 차례도 보고하지 않고 내가 다했다"라고 오 후보의 입장에 섰다. 김 전 국장은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경력 5년 1개월 중에 4년 7개월을 주택국장과 주택본부장으로 있었다.

김 전 국장은 2007년 4월, 개발 면적을 5만제곱미터 늘릴 때도, 환경부 반대로 사업 자체가 기로에 처했을 때도, 임대주택 사업의 철회와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의 전환, 그리고 이를 제안할 때도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보고 없이 결정한 이유를 묻자 "SH가 추진하는 사업이고, 지구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장에게 보고할 사안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내 내부 사항에 정통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택국장 전결사항이라고 발뺌하는 오 후보를 겨냥해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결재했다는 분이 모든 걸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국장 지위에서) 위에 보고도 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윤 의원은 "주택 업무는 서울시정 업무 중 중요 사안인데 그걸 시장에게 보고도 안 하고, 시장 지휘도 안 받고, 국장 전결로 임의로 해결하고 처리된다는 거냐"라며 "그런 시정 운영이라면 시장을 뽑을 이유가 없고 주택국장을 뽑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고일석 기자 페이스북
고일석 기자 페이스북

김 전 국장의 이같은 해명에 서울시 부시장과 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의 여권 의원들은 김 전 국장이 해명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내곡동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맹비판했다.

노원구청장 출신의 김성환 의원은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지역 개발의 전제조건인 그린벨트 해제에 임기 초만해도 부정적이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이걸 뒤집는데, 시장에게 보고도 없이 전결처리할 간 큰 공무원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힐난했다.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영배 의원도 "보금자리주택사업은 국책사업, 그것도 대통령 공약이었던 주요 사업"이라며 "거기다 내곡동은 약 3년 이상 주민들 반대 등 논란이 있던 곳이라 시장이 보고를 안 받았다는 그 자체가 심각하고, 성립 불가능하다"라고 비판했다.

강동구청장을 역임했던 이해식 의원은 "저도 강동구에 5차 사업이 추진될 때 주민 반대가 있었다"라며 "당시 과천시에선 시장 주민소환투표까지 벌어지는 등 지자체장의 명운을 가를 정도의 사안이었다. 이런 사안을, 더군다나 배우자를 비롯한 처가 땅이 있는 자리에 대한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 지정을 몰랐다, 보고받지 않았다는 것은 손으로 태양을 가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에게 '한 차례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국장은 초고속 승진한 인물로 알려졌다. 고일석 전 중앙일보 기자에 따르면 김 전 국장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파격적인 승진을 거듭한 오 시장의 최측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효수 전 국장은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다음 해인 2007년 3급으로 승진하면서 핵심 보직인 주택국장으로 발탁돼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을 들은 데 이어 2010년 8월에는 2급, 6개월 뒤인 2011년 1월에는 일약 1급 본부장으로 승진해 이례적인 초고속 승진을 기록했다.

서울시가 2018년 공개한 '평균 승진소요년수 현황'을 보면 3급에서 2급까지는 평균 4년 6개월, 2급에서 1급까지는 평균 2년 3개월이 소요된다. 김효수 전 본부장의 경우 3급에서 2급까지 걸린기간은 3년 6개월로 '조금' 빠른 정도이지만, 2급에서 1급까지 걸린 6개월은 평균 2년 3개월에 비춰 비정상적으로 빠르고 파격적인 인사였다.

이와 관련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20일 페이스북에서 "오세훈씨 일가가 내곡동 개발 덕에 보상비로 36억 5천만원을 받게 된 지 1년만에 내곡동 개발 담당 국장이 3급에서 1급으로 수직 승진"이라고 했다.

이어 "sbs와 kbs는 그때 수직 승진한 사람에게 '시장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다 처리했다'는 증언을 받아 그대로 보도. 의혹을 해소한 건지, 추가한 건지... sbs와 kbs는 왜 이렇게 '이상한 일'을 '검증'하지 않았을까요?"라며 오 후보와 보도한 매체에 싸잡아 불신의 눈초리를 던졌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후보가 내건 공약에 혀를 찼다. 서울시장을 2번이나 역임한 인물이 구역도 제대로 구별 못하고 노원구에 있는 '태릉골프장' 공약을 중랑구 공약에 내걸고 이미 정부에서 확정한 'GTX-B노선'을 자신이 확정하겠다고 공약을 걸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내건 구별 공약을 보고선 실소를 금치 못했다"라며 "우리 중랑구의 내용만 보더라도, '태릉골프장'이 노원구에 소재한 지 중랑구에 소재한 지도 모른 듯하다. 'GTX-B노선'도 정부여당의 노력으로 이미 확정됐는데도 본인이 다시 확정하겠단다. 첫날부터 능슥하게?"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고일석 기자도 이 게시글을 SNS로 공유하고 "정말 오세훈 말 대로 오세훈이 시장할 때는 일은 국장들이 다 하고 오세훈은 사진만 찍으러 다닌 모양. 노원구에 있는 '태릉골프장' 공약을 중랑구 공약에다가 내놨다고"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중에 내곡동 때문에 더 곤란해지면 오세훈이 이거 내밀면서 '제가 얼마나 일을 몰랐으면 태릉골프장이 노원구에 있는지 중랑구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그런데 내곡동 땅이 수용되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이러고 나올지도 모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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