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통령부터 1번 접종을, 국민 불안 해소해달라" 연이어 외치더니만
이젠 접종하니 "대통령은 ‘패스포트 백신’을 맞는데 국민들은 맞고 싶어도", 순차적으로 한다는데
코로나 방역도 시비 걸더니 또 '묻지마식' 文정부 비난, 백신접종 속도도 오히려 다른 국가 비해 빠른 편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대통령의 1번 접종으로 그동안 청와대발, 민주당발 가짜뉴스로 누적된 국민의 불신을 덜어달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2월 19일 페이스북 글 중)
“문 대통령과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해달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2월 22일 비상대책회의)
"저는 백신이 도착하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정숙 여사와 함께 등장해서 극적으로 1호 접종 이벤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하 중략) 문재인 대통령은 1호 접종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문 대통령께서 1호 접종을 거부한다면 아마 대통령 스스로 레임덕을 가동시키고 민주당은 피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자의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타의로 인해서 1호 접종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요."(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2월 23일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중)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부터 코로나 백신 '1호 접종자'가 되어, 시민들 앞에 솔선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목청높이던 국민의힘에서 또 태세전환을 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 부부가 막상 접종을 하자, 이번엔 '특혜 시비'를 걸고 나서는 황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 부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며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한다며 ‘패스포트 백신’을 맞는데 국민들은 맞고 싶어도 백신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세계는 ‘백신여권’까지 도입한다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백신여권’이 없어 무역전선, 글로벌 경제 경쟁에서 뛰기도 어렵게 됐다”고까지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백신 접종 시작 세계 102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꼴찌를 했다"며 또 비난에 나섰다. 한국이 백신접종을 시작한 시기는 늦은 편은 맞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한국은 확진자수나 사망자수가 적은 만큼, 외국에서 백신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등을 확인한 뒤 순차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한국의 접종속도는 타국에 비해 늦지 않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주요 국가들과 초기 13일째 접종자 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지난 11일 0시 기준)은 100명당 0.97명으로 영국(0.99명)과 비슷한 접종 속도를 기록했다. 이스라엘(11.53명), 덴마크(1.96명) 등이 보다 빨랐지만 이 국가들은 인구 수가 1천만 명이 채 안되는 규모임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초기 접종 속도는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에서는 영국과 함께 가장 빠른 속도다. 특히 일본은 100명당 고작 0,03명 수준으로 거북이 걸음이었다.
국민의힘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노골적으로 문 대통령의 AZ 백신 1호 접종을 적극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누가 어떻게 1차 접종을 해서 국민을 안심시킬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외국의 국가 지도자들은 백신의 안전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 빠른 순서로 접종한다”며 문 대통령부터 맞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젠 공식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백신을 맞았다고 '특혜' 시비를 걸고 있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지 이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오래된 일도 아닌데, 최소한 말이라도 맞추던지 해야지 않나? 만약에 백신 접종을 빨리 시작했으면, 대다수 언론들처럼 "부작용이 터질 것"이라며 또 불안감을 조성할 게 뻔할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AZ 백신을 접종했다. 이날은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첫날로 문 대통령은 만 68세, 김 여사는 만 66세다. 이날 백신 접종은 오는 6월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뤄졌다. 질병관리청은 공무 출장 등 필수목적 출국 시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수행에 동반할 청와대 인사들도 함꼐 접종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유연상 대통령 경호처장, 김형진 안보실 2차장, 탁현민 의전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강민석 대변인, 제1부속실 행정관 및 경호처 직원 등 G7 정상회의에 함께하는 필수 수행원 9명도 접종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