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기억하는 오세훈의 서울(2006~2011년)은?" 트위터에 물었다가 그가 받은 각종 메시지들
'무상급식 주민투표' 눈물까지 흘리며 무릎꿇기, 반포대교의 '세빛둥둥섬' 등 각종 '혈세' 낭비 구설들
20분 행사 위해 2500만원 들인 '오세훈 계단'도, "'아시아의 베네치아' 만들겠다던 오세이돈의 신탁 받았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여러분이 기억하는 오세훈의 서울은 무엇인가요? 기억하고 계신 '오세훈의 서울명소'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려주세요. 해시태그 #오세훈을 달아서요! (V포즈를 취하고 찍어주셔도 환영:) 오세훈의 정책이 기억나시면 영상편지로 보내주세요!"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오세훈에게 바라는 점도 좋습니다. 독설, 비판, 비난, 쓴소리도 환영!!!!! 자유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해시태그를 달아 SNS에 올려주셔도 되고, 저희 SNS계정 쪽지로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가 오세훈을 완성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2월 6일 트위터 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지 10년만에 재도전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하며 23일 소위 '반문'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시장직에서 물러난 후 오 전 시장은 오랫동안 야인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 사이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졌다. 또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다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복당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자신의 경쟁력이자 장점으로, 서울시장직에 5년여간(2006~2011년) 재직한 경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 계정(@ohsh4u)에 "여러분이 기억하는 오세훈의 서울은 무엇인가요? 기억하고 계신 '오세훈의 서울명소'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려주세요"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오세훈에게 바라는 점도 좋습니다. 독설, 비판, 비난, 쓴소리도 환영!!!!!"이라며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는 그가 국민의힘 경선을 통과하기 전이며, 소위 'V' 드립을 날렸다가 온갖 비아냥을 들은 직후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문건 파일명의 이니셜 'v'가 'version'이 아닌, 대통령을 의미하는 'vip('Very Important Person)'의 'v'라고 우겼다가 놀림감이 됐었다.
당시 그가 올린 트윗글에 달린 답글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는데, 오세훈 전 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시민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 계기가 된 '무상급식 주민투표' 시행하겠다며 무릎까지 꿇고 눈물 흘린 일, 반포대교 인근에 위치한 인공섬인 '세빛둥둥섬(현 세빛섬)' 조성사업으로 역시 막대한 혈세 낭비 구설에 오른 점 등이 우선 거론된다.
"1. 혈세까지 낭비한 무상급식 반대 2. 한강을 망친 세빛둥둥섬 3. 나무그늘도 없는 광화문 광장 4. 길이 남을 흉물 서울시청 건물"
"무상급식 반대한다고 사퇴 걸고 무릎꿇은 거?"
"오세훈의 서울은 전체 무상급식 안 하려고 투표 걸고, 결국 투표에 세금 허투루 써서 서울시민인 내가 빡쳤었던 기억 뿐, 투표율 25.7%로 투표함 개봉도 하지 않고 파기했던 기억, 양심은 있수?"
"오세훈이 문화재청 결정 나기 서너 시간 전에 시청사 부숴버린 거요. 세금하마 세빛둥둥섬도요"
또 이런 일도 있었다. 2011년 4월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를 하겠다며 임시 철제 계단을 만들었고, 약 2500만원이 소요됐다. 오세훈 전 시장이 당시 현장에 머문 시간은 고작 20여분 가량이었다고 한다. 당시 임시 계단 설치 비용이 묘목 값보다도 더 소요됐다고 한다.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경사인데, 의전하겠다고 비싼 값 들여 계단을 설치한 거나 다름없었다.
"애들 밥은 못주겠다고 세금써서 투표하고 식목일 기념행사에 20분 머물다 가면서 오세훈 계단 만드느라 2500만원 쓰고 #세금낭비갑 의전왕 오세훈"
또 과거 오세훈 전 시장의 호칭 중 하나였던 '오세이돈'을 언급하는 반응도 굉장히 많았다. 오 전 시장 재임 기간 서울에 '물난리'가 난 경우가 많아서다.
"급식도 급식이지만 #오세훈의 서울이 뭐였냐고 물으신다면 아시아의 베네치아를 만들겠다던 물의 신 오세이돈의 신탁을 받았던 서울 아니겠습니까"
"오세이돈이라는 단어요. 님 시절 강남역 침수를 2년 연속 겪은 나"
"강남역 일대가 모두 잠겨버린 여름. 오세이돈이라고 불린 전설의 시장님. 화이팅입니다."
"역시 강남 워터파크만한 게 없죠!!!" "광화문 물난리요"
물난리가 났을 당시 봇물 터지던 단어가 '오세이돈 어드벤처' '강남지역 무상급수'다. 이렇게 서울 도심에 툭하면 물난리가 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수해방지 관련 예산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오 전 시장 재임 기간 동안 수해방지 예산이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10년 9월 27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시의 수해방지·하수관리·인공하천 관련 예산은 매년 줄어들었다.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5년엔 641억원이었으나,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6년 482억원, 2007년 259억원, 2008년 119억원, 2009년 100억원, 2010년 66억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이처럼 수해 관련 예산을 줄이는 대신 인공하천(생태하천) 조성 예산은 크게 늘렸다. 2006~2008년 사이 약 600~700억이었던 것이 2009년에는 1724억, 2010년에는 1158억으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해방지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인 탓에서였는지 2011년 7월 27일엔 서울시에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졌는데 서울 도심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그 전해 추석 연휴 전날(2010년 9월 21일)에도 폭우가 쏟아져 서울시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대인 강남부터 광화문까지 제대로 물난리가 났다.
당시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한겨레>에 밝힌 인터뷰에선 "서울은 이미 지난 40년간 불투수층이 6배 늘어나는 등 호우에 취약한 상황인데 오 시장은 디자인서울, 여행프로젝트사업 등을 통해 서울 도심 바닥에 콘크리트를 치고 그 위에 화강암 판석을 깔아 물이 지하로 침투하는 걸 막고 있다"며 오세훈 당시 시장이 주도한 '토건사업'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렇게 토건사업을 마구잡이로 벌이니까 서울이 콘크리트로 도배되다시피 했고, 물이 지하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이 지나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훨씬 많은 빗물이 도로 위를 휩쓸고 지나가게 됐고, 결국 대규모 물난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이 주도한 대표적 토건사업 중 하나는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다. 여기에 나온 반응도 있다.
"당신 때문에 사라진 600년 한양성곽유적이요.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여 발굴되었는데, 본인업적 세우겠다고 귀한 유적을 DDP(해외디자인)으로 덮어버렸죠"
오세훈 전 시장 재임 시절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그 자리에 한양도성의 유적이 나타나는 등, 조선전기에서 일제강점기 때의 도자기류 등 주요 유물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지표면 3~5미터 아래에선 멸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 성곽'과 '이간수문(二間水門)'이 동시에 발굴됐다.
땅속에 파묻혀 있던 성곽은 전체길이가 123미터, 높이 4~5미터, 너비가 8~9미터에 달했다. 이간수문의 높이는 기단석을 기준으로 8미터나 된다. 그 외에도 염초청, 훈련도감의 분영인 하도감, 무기와 화약 공방, 무기고 등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5천억이나 들어간 DDP가 그 흔적을 가로막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