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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외침에 오세훈 과거 했던 말 "청년들, 개발도상국에서 한 달만 지내봐" (feat. 박근혜 "청년들, 중동 가라")

고승은 기자 merrybosal@hotmail.com 입력 2021/03/30 17:13 수정 2021.03.30 17:51
최근 유세장 '청년 발언' 들으며 "세상물정을 꿰뚫고 있는 그들이 영광스럽다" 극찬했는데

세월호 침몰 당시 단 한 명도 구출하지 못한 박근혜 정권, 쏟아져 나온 '헬조선' '지옥불반도' '흙수저' 자조적 유행어들
분명한 '기득권' 吳 "청년들, 개발도상국에 가서 6개월씩 있을 것도 없다. 한 달만 있으면 대한민국 자부심이"  
"무능한 가장, 난폭한 선임병, 악덕 사장의 단골 레토릭", 吳 사고는 과연 5년여전과 달라진 게 있을까?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심지어 요즘엔 '헬조선' 그런 이상한 표현들도 스스럼없이 튀어나오는데요. 물론 힘들겠지만 그 바탕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약한 거죠. 개발도상국에 가서요. 6개월씩 있을 것도 없어요. 한 달만 지내보면 금방 깨닫는 게 국민적 자부심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2015년 11월 12일 한국 프레스센터 강연 중)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국민의힘 후보)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전체적으로. 특히 20대 지지율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앞섰다는 결과를 보고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는 지난 28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집중유세에서 2030세대를 발언대에 올리기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30대 젊은이들 무섭다. 나 때와 비교하면 똑똑하고 세상물정을 꿰뚫고 있는 그들이 영광스럽다"며 청년 세대를 극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 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30대 젊은이들 무섭다. 나 때와 비교하면 똑똑하고 세상물정을 꿰뚫고 있는 그들이 영광스럽다"며 청년 세대를 극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 연합뉴스

오세훈 후보는 청년들 발언을 들은 후 “2030대 젊은이들 무섭다. 나 때와 비교하면 똑똑하고 세상물정을 꿰뚫고 있는 그들이 영광스럽다"며 극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청년'을 띄우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 그의 지난 2015년 파장을 불렀던 발언을 재조명해본다.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2015년 11월 1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젊은 친구들 상대로 종종 강연을 하는데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냐' 물어보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아니다' 이쪽에 손을 들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특히! 작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건) 이후에 우리 국민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에 많은 상처가 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당시는 박근혜 정권 때였으며 세월호에서 단 한 명도 못 구한 주제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유가족을 탄압한 만행까지 저지른 그 때다. 

오 전 시장은 "80년대만 해도 '하면 된다' 긍정의 에너지가 온 사회를 들끓게 만들었다. 전 세계에 자신들이 위대하다는 것을 무시하고, 이렇게 심하게 깎아내린다"라며 "심지어 요즘엔 '헬조선' 그런 이상한 표현들도 스스럼없이 튀어나온다"라고 했다. 박근혜 정권 당시 들불처럼 퍼지는 단어가 '헬조선' '지옥불반도' '흙수저' 등과 같은 신조어들이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2015년 11월 강연에서 '헬조선' 등의 단어를 외치며 자조하는 청년들을 향해 "그 바탕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약한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에 가서 6개월씩 있을 것도 없다. 한 달만 지내보면 금방 깨닫는 게 국민적 자부심"이라고 조언을 던졌다. / ⓒ JTBC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2015년 11월 강연에서 '헬조선' 등의 단어를 외치며 자조하는 청년들을 향해 "그 바탕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약한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에 가서 6개월씩 있을 것도 없다. 한 달만 지내보면 금방 깨닫는 게 국민적 자부심"이라고 조언을 던졌다. / ⓒ JTBC

그는 '헬조선' 등의 단어를 외치며 자조하는 청년들을 향해 "(청년들)물론 힘들겠지만 그 바탕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약한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에 가서 6개월씩 있을 것도 없다. 한 달만 지내보면 금방 깨닫는 게 국민적 자부심"이라고 조언을 던졌다.

이는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꼰대식' 마인드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개발도상국이 썩었으니 마치 한국의 현실에 순응하라는 얘기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던 것이다. 요즘 고무되어 '청년'을 띄워주는 오세훈 전 시장의 사고는 이같은 발언을 했던 5년여전과 달라진 게 있을까? 이는 앞서 박근혜가 했던 발언과도 오버랩이 됐다. 

박근혜는 그해 봄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라"며 청년들에게 '중동 가라'고 했다가 "너나 가라 중동!"이라며 부메랑을 맞은 바 있다. 이는 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 당시 수많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 등 중동의 건설현장으로 떠났으며, 당시 이들은 폭염과 강한 모래바람을 견디며 피땀흘려 일했다. 박근혜의 사고는 그 때, 70년대에 멈춰있는 게 분명해 보였기에 더욱 청년들을 공분케했던 것이다.

당시 오세훈 전 시장의 '개발도상국에서 한 달만 지내보라'는 발언에 전우용 역사학자는 SNS에 “이게 무능한 가장, 난폭한 선임병, 악덕 사장의 단골 레토릭"이라며 “저런 말이 나오는 거야말로, 그곳이 ‘헬’이라는 증거다. 가정이든 내무반이든 직장이든 나라든”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이재명 경기지시(당시 성남시장)도 SNS에 “오세훈이 기득권의 갑옷을 벗으면 헬조선 소리 나오는데 하루도 안 걸릴 것"이라고 직격했었다.

박근혜는 지난 2015년 3월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라"며 청년들에게 '중동 가라'고 했다가 "너나 가라 중동!"이라며 부메랑을 맞은 바 있다. / ⓒ 민중의소리
박근혜는 지난 2015년 3월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라"며 청년들에게 '중동 가라'고 했다가 "너나 가라 중동!"이라며 부메랑을 맞은 바 있다. 그로부터 공교롭게도 두 달 뒤 한국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란이 일어났다. / ⓒ 민중의소리

한편, 오세훈 전 시장의 당시 발언의 배경으로는 페루와 르완다를 수개월 간 체류한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야인으로 지내던 시절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중장기 자문단에 지원, 2013년 1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페루 코이카 중장기자문단으로 파견돼 체류했다. 그는 곧이어 르완다 코이카 중장기 자문단으로 다시 선발돼 이듬해 1월까지 활동했다. 그는 현지에서의 기행문을 귀국 후인 2015년 4월 두 권의 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 페루 리마 일기, : 르완다 키갈리 일기)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코이카 중장기 자문단에 파견되기 위해선 ▲서류심사를 통한 과거 파견 평가 ▲기존 중장기 자문단 활동 종료 전 다른 중장기 자문단으로 선발 금지 ▲대면면접을 통한 선발 ▲선발 후 출국 전 12일간 국내교육 이수 등의 선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니 오세훈 전 시장이 르완다에 중장기 자문단으로 선발되려면 국내에서 정식으로 선발 절차를 거쳤어야 함에도, 이 과정이 생략된 채 그대로 페루에서 르완다로 향했다는 것이다. 이에 코이카 측은 특혜에 관여한 임원 및 직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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