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측 극성 지지자들의 '해코지' 걱정해야 하는 많은 증인들, '생떼탕' 공개적 음해에 온갖 악플까지
안진걸 소장 "다른 제보자도 '조국 전 장관 일가처럼 털리면 어떡하냐'고, 얼마나 무섭고 겁이 나겠는가"
文대통령 접종한 간호사에게까지 "죽이겠다" 협박 사례, 목격인들이 '불이익' 감수하며 거짓 증언할 이유 있을까?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내곡동 생태탕집 아들, 박영선 돕다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길 바란다.' - 주호영.
국회의원이 ‘권력’을 이용해 증인을 공공연히 협박하는데도, 이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사가 없습니다. 언론이 권력자의 ‘협박’을 아무런 비판 없이 전달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이 나라를 미얀마처럼 만들고 싶은가 봅니다." (전우용 역사학자, 5일 페이스북)
오세훈 전 서울시장(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이 지난 2005년 6월 13일 내곡동 땅 측량을 마치고 생태탕을 먹으러 왔다고 증언한 식당 주인 아들 A씨 측이 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전 시장 방문 당시 정황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 전 시장 측과 오 전 시장 지지자들의 해코지를 걱정, 이를 취소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날 오전 유튜브 방송 <이송원TV>와의 인터뷰에서 "아드님과 경작인 김모 선생님 두 분이 용기있게 증언하시려고 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이 분들을 향해 '생떼' 부리는 '생떼탕'이라고 비난하고 네이버 댓글 보면 악플 엄청 달려 있다. 그 다음에 조수진 의원까지 나서서 평범한 시민들이 진실하게 증언한 것인데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니, 해코지 당할까봐 겁이 나서 못하시겠다고 연락주셨다. 가족들도 다 걱정하신다고"라고 전했다.
안 소장은 "직접적 협박은 아니어도 악플에 시달리고, 그 다음에 생떼탕이라고 음해받고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공격하니 이분들이 얼마나 걱정되겠는가?"라며 "혹시라도 오세훈이 당선되기라도 하면, 얼마나 해코지당할까봐 무섭겠나. 너무 겁나고 무서워서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말씀주셨다"라고 알렸다.
그는 "그런 사정을 알면서 억지로 하자고 하면, 그 선생님들 이용하는 것밖에 안 된다. 그 분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사실 수 있는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목격하신 분이 최소 6인이나 되고 다 오세훈 봤다고 증언하셨기에 진실게임은 끝난 것이다. 다만 직접 기자들 앞에서 얼굴 비쳐서라도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얼굴 비치고 기자회견하면 오세훈 지지자들이 얼마나 괴롭히겠나"라며 "어떤 다른 제보자도 '조국 전 장관 일가처럼 털리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시더라), 얼마나 무섭고 겁이 나겠는가"라고 거듭 걱정했다.
국민의힘에선 "내곡동에서 오세훈 전 시장을 봤다"고 증언한 목격인들에 대해 엄포를 공개적으로 놓고 있는 모습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생태탕집 모자의 증언과 관련, “16년 전의 일을 어떻게 그렇게 상세히 기억하며, 무슨 옷을 입었고,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세상천지에 어디에 있겠나"라며 신빙성이 없다고 몰아갔다.
그는 특히 “‘재미난 골에 범 난다(재미있다고 위험한 일을 계속하면 화를 입는다)’는 말이 있다”며 “선거 끝나면 이런 게 전부 사법적으로 걸러질 텐데,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돕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역시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그건 이미 다 기획 된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하며 “별로 거기에 신경 쓸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세훈 전 시장을 내곡동에서 봤다"고 증언한 수많은 이들이 강한 형벌을 감수하고 거짓 증언할 이유는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벌금)의 경우 형이 굉장히 무겁다. 게다가 과격하게 물리적 폭력을 써가며 행동하는 일부 수구세력들의 위협과, 온라인 상에서의 온갖 악플까지 감당해야 하는데 말이다.
사실 최근에도 이런 극성스런 사례가 있었으니,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 백신 접종 관련해서 온갖 난리가 쏟아졌었다. 당시 문 대통령 등을 접종한 종로구청 소속 간호사를 향한 신상털기와 각종 협박, 욕설 등이 쏟아진 기막힌 사례가 있다. 그런 최근의 사례들만 봐도, 목격인들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목격인들이 내놓은 증언들은 굉장히 구체적이며, 오 전 시장의 당시 옷차림새 등까지 상세하게 언급됨에 따라 재연까지 가능해 보인다. 국민의힘 측에서 이렇게 목격인들에 대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라"며 공개적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음에도, 그냥 "따옴표" 쳐서 전하기만 할 뿐 문제삼는 언론사는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이 ‘권력’을 이용해 증인을 공공연히 협박하는데도, 이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사가 없다"며 "언론이 권력자의 ‘협박’을 아무런 비판 없이 전달하는 나라들이 있다. 한국 언론들은, 이 나라를 미얀마처럼 만들고 싶은가 보다"라고 꾸짖었다.
두달 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의 경우, 인터넷 공급을 차단하는 등 시민들의 정보를 통제하고 있으며 외신의 취재 등도 가로막고 있다. 과거 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모든 것이 봉쇄당했던 광주의 모습이 41년 뒤, 현재의 미얀마에서 거의 그대로 재현중인 것이다.